<판결요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말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위와 같은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할 것이지만, 그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


【서울행정법원 2021.10.7. 선고 2020구단21701 판결】

 

• 서울행정법원 판결

• 사 건 / 2020구단21701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 고 / A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변론종결 / 2021.09.09.

• 판결선고 / 2021.10.07.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0.3.4.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 소속 근로자로, “동료 근로자가 2019.3.13. 마스크팩 기계를 밀어 기계가 뒤틀리면서 원고가 중심을 잃어 양쪽 발목이 접질리는 사고를 당하였고 이로 인한 통증이 계속되던 중 2019.12.3. C병원에서 양측 족관절 인대 불안정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

나. 피고는 2020.3.4.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

◎ 2019.7.8. 시행한 양측 족관절 내반 스트레스뷰 검사상 이 사건 상병이 관찰되지 않음.
◎ 사업장 출장하여 기계를 살펴본 바, 기계가 나사로 고정되어 있어 크게 흔들리기는 어려워 보이는 점, 당일 앞뒤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 근로자 4명 모두 재해자가 발목을 다쳤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D 조장은 원고와 다른 공간에서 근무하던 중 사고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원고와 같은 공간에 있었던 동료들의 진술이 더 신빙성 있다고 판단되는 점, 2019.3.13. 사고 이후 4개월이 경과된 2019.7.8. 처음 발목 진료가 이루어진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2019.3.13. 재해가 발생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워 보임.
◎ 재해경위 불분명, 재해와 이 사건 상병간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 및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요양불승인 결정함.

다. 원고는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0.9.경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2018.3.13. 동료 근로자가 마스크팩 기계를 밀어 양쪽 발목이 접질리는 사고를 당하였고 2018.3.26.에도 동료 근로자가 바닥에 깔린 파레트를 밀어 왼쪽 발목이 다치는 사고를 당하였다.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말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위와 같은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할 것이지만, 그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03.5.30. 선고 2002두13055 판결 등 참조).

2) 앞서 거시한 증거와 갑 제14, 15, 16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E협회 의료감정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이 업무 수행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① 피고의 재해조사과정에서 이 사건 사업장의 동료 근로자 5명이 원고의 사고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점, 동료 근로자인 F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근무하다가 소리가 나서 원고가 있는 곳으로 오게 되었다는 내용으로 원고가 주장하는 사고 장면을 목격한 것은 아닌 점, G의 진술서(갑 제7호증)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양측 발목을 접질리는 사고를 당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였다는 기재는 없는 점, 원고가 주장하는 사고일 무렵 이 사건 상병 부위에 관한 진료를 본 적이 없고, 사고 주장일로부터 약 한 달 뒤인 2019.4.22. 신경과에 내원하였을 때에도 어지러움, 팔저림, 다리 힘빠짐, 멍한 느낌, 기억력 감소를 호소하였을 뿐이며 진료기록상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고나 발목을 접질리는 외상에 관한 기재가 전혀 존재하지 아니하는 점, 원고가 사고 주장일로부터 약 5개월이 경과한 2019.7.8.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 사건 상병 부위에 관한 진료를 받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추단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② 이 법원 감정의 및 피고 자문의는 일치하여 ‘원고의 2019.7.8.자 MRI 검사기록상 이 사건 상병이 확인되지 않고, 다만 전거비인대 부분에 변화가 관찰될 뿐이나 부종, 관절종창 등이 없어 일회적 사고로 인한 급성 파열로 볼 수 없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

③ 원고가 이후 2019.10.8. C병원에서 우측 족관절 인대 불안정증으로 우측 족관절 인대봉합술을 받았고 2019.12.3. 같은 병원에서 좌측 족관절에 대하여도 인대 불안정증 진단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 법원 감정의는 위 ②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상병 부위에 관한 초진일인 2019.7.8. 촬영된 MRI 검사기록상 급성발목손상이 관찰되지 아니하여 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양측 족관절 인대 불안정증)이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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