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은 그 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원칙적으로 종료되고, 다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갱신의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종래의 근로계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의 갱신이 인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근로자는 갱신에 의한 근로관계의 지속에 관하여 ‘예외적·추가적’인 기대와 신뢰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반면 해고는 존재하던 근로관계가 사용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단절되는 것이므로, 이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가 ‘원칙적·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근로관계의 지속에 관한 기대나 신뢰를 침해하게 된다. 이러한 기대나 신뢰는 사용자가 애초에 근로계약의 체결을 통해 근로자에게 약속하고 보장한 것이므로 그 보호가치가 크다.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이를 고려할 때, 근로자의 보호 필요성 및 정도가 해고에 비해 낮은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의 경우에도 위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서울고등법원 2021.6.17. 선고 2020누59323 판결】

 

•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 판결

• 사 건 / 2020누5932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항소인 / 주식회사 A

• 피고, 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1. B, 2. C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20.8.21. 선고 2019구합6130 판결

• 변론종결 / 2021.05.13.

• 판결선고 / 2021.06.17.

 

<주 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8.1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들 사이의 D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의 판결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거나 추가로 판단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그 밖에 피고와 참가인들이 항소하면서 이 법원에서 주장하는 사유는 제1심에서 피고와 참가인들이 주장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아니하고, 제1심과 이 법원에서 제출된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더라도 피고와 참가인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인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 제1심판결문 8쪽 9행의 “2018.2.28.”을 “2019.2.28.”로 고친다.

○ 제1심판결문 11쪽 11행의 “을나 제7호증”을 “을나 제7, 9,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으로 변경한다.

 

2.  이 법원의 추가 판단

 

가. 참가인들의 주장 요지

근로계약 갱신기대권 침해는 단순히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부당해고로 보아야 하므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해고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들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참가인들에 대한 근로계약 만료 통지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다음과 같은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의 참가인들에 대한 근로계약 만료 통지는 근로관계 종료에 따른 갱신의 거절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고에 관하여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제27조 등에 정한 절차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참가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1)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은 그 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원칙적으로 종료되고, 다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갱신의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종래의 근로계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의 갱신이 인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근로자는 갱신에 의한 근로관계의 지속에 관하여 ‘예외적·추가적’인 기대와 신뢰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반면 해고는 존재하던 근로관계가 사용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단절되는 것이므로, 이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가 ‘원칙적·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근로관계의 지속에 관한 기대나 신뢰를 침해하게 된다. 이러한 기대나 신뢰는 사용자가 애초에 근로계약의 체결을 통해 근로자에게 약속하고 보장한 것이므로 그 보호가치가 크다.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5.9.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등 참조). 이를 고려할 때, 근로자의 보호 필요성 및 정도가 해고에 비해 낮은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의 경우에도 위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2) 이 사건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들간의 최종 근로계약의 내용 등에 비추어 그 자체로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가 명확하지는 않으나, 취업규칙의 해석, 참가인들이 담당한 업무의 성격 및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온 관행 등을 종합하여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이다.

만약 이와 같은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된다면 이는 갱신기대권의 인정 여부조차 불분명한 상태에서 사용자에게 과도한 의무를 부담시키게 되고, 결과적으로 사용자에게 기간만료로 인한 근로계약의 종료시 언제나 근로기준법 제27조의 규정을 준수하도록 사실상 강제하는 결과를 낳을 위험성이 높아 부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이 같은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서태환(재판장) 진상훈 이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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