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구 국세기본법 제47조의2 제2항 및 제47조의3 제2항제1호 등에 규정된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 또는 ‘부정행위’라고 함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고, 적극적 은닉의도가 나타나는 사정이 덧붙여지지 않은 채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납세자가 명의를 위장하여 소득을 얻더라도, 명의위장이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되고 나아가 여기에 허위 계약서의 작성과 대금의 허위지급, 과세관청에 대한 허위의 조세 신고, 허위의 등기·등록, 허위의 회계장부 작성·비치 등과 같은 적극적인 행위까지 부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위장 사실만으로 구 국세기본법 제47조의2 제2항 및 제47조의3 제2항제1호 등에서 정한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 또는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7.4.13. 선고 2015두44158 판결 등 참조).
▣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 명의로 취득한 쟁점 토지를 약 13~17년 후 타에 양도하고 명의수탁자 명의로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한 뒤, 명의신탁자 명의로 양도소득세 기한후 신고 또는 수정신고를 한 것에 대하여 부정무신고가산세 및 부정과소신고가산세가 부과된 사안에서, 위 명의신탁 행위 등을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행위로 보기 어려우므로 쟁점 처분 중 일반무신고가산세액 또는 일반과소신고가산세액을 초과하는 부정무신고가산세 부과처분 및 부정과소신고가산세 부과처분 부분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쟁점 처분이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대법원 2020.12.10. 선고 2019두58896 판결】
• 대법원 제2부 판결
• 사 건 / 2019두58896 양도소득세부과처분취소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중부세무서장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9.11.6. 선고 2019누49030 판결
• 판결선고 / 2020.12.10.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가. 원고는 1997.8.9. 천안시 ○○동에 있는 5필지 토지를 소외인 명의로 취득하였다가, 2010.6. 21, 2011.4.5. 및 2014.5.12. 천안시에 그 중 일부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를 양도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양도와 관련하여 예정신고기한 내에 소외인 명의로 2010년, 2011년 및 2014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하였다.
다. 이후 원고는 2015.12.31. 이 사건 토지의 양도와 관련하여 원고 명의로 2010년 및 2014년 귀속 양도소득세 기한 후 신고, 2011년 귀속 양도소득세 수정신고를 하였다. 그 중 기한 후 신고와 관련해서는 산출세액에서 소외인 명의로 신고‧납부한 세액을 공제한 금액에 일반무신고가산세율 20%를 적용하여 무신고가산세액을 계산하였다.
또한 2011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우 원고가 2011.10.경 본인 명의의 오피스텔을 양도하여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하였는데, 이 사건 토지 중 2011.4.5. 양도된 부분을 포함하여 수정신고한 것이다.
라.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명의신탁하는 등 부정행위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양도소득세를 신고하지 아니하거나 과소신고하였다고 보고, 2016.6.8. 2010년 및 2014년 귀속 각 양도소득세의 경우 부정무신고가산세를, 2011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우 부정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하여 2010년, 2011년 및 2014년 귀속 양도소득세(가산세 포함) 부과처분을 하였다가,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에 2011년 귀속 양도소득세와 관련한 부정과소신고가산세를 정정하여 2011년 귀속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을 일부 감액경정하였다(이하 이와 같이 감액경정하고 남은 각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을 통칭하여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구 국세기본법(2014.12.23. 법률 제128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의2 제2항은 납세의무자가 ‘부정행위’로 법정신고기한까지 세법에 따른 국세의 과세표준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산출세액 등의 100분의 40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법 제47조의3 제2항제1호는 납세의무자가 ‘부정행위’로 소득세의 과세표준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과소신고한 경우에는 부정행위로 인한 과소신고분 과세표준이 과세표준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산출세액에 곱하여 계산한 금액의 100분의 40에 상당하는 금액에 일반과소신고산출세액의 100분의 10에 상당하는 금액을 합한 금액을 가산세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2011.12.31. 법률 제111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국세기본법 제47조의2 제2항, 구 국세기본법 제47조의3 제2항도 같은 취지이다. 이하 위 각 국세기본법을 구분하지 않고 ‘구 국세기본법’이라고 통칭한다).
구 국세기본법 제47조의2 제2항 및 제47조의3 제2항제1호 등에 규정된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 또는 ‘부정행위’라고 함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고, 적극적 은닉의도가 나타나는 사정이 덧붙여지지 않은 채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납세자가 명의를 위장하여 소득을 얻더라도, 명의위장이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되고 나아가 여기에 허위 계약서의 작성과 대금의 허위지급, 과세관청에 대한 허위의 조세 신고, 허위의 등기·등록, 허위의 회계장부 작성·비치 등과 같은 적극적인 행위까지 부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위장 사실만으로 구 국세기본법 제47조의2 제2항 및 제47조의3 제2항제1호 등에서 정한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 또는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7.4.13. 선고 2015두44158 판결 등 참조).
나. 이러한 법리에 따라 앞서 본 사실관계와 더불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살펴보면,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명의신탁한 행위 등을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행위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처분 중 일반무신고가산세액 또는 일반과소신고가산세액을 초과하는 부정무신고가산세 부과처분 및 부정과 소신고가산세 부과처분 부분은 위법하다.
1) 원고는 비록 이 사건 토지를 1997.8.경 소외인에게 명의신탁하여, 2010.6.경부터 2014.5.경까지 순차적으로 천안시에 양도되기까지 이를 유지하였지만, 이러한 명의신탁이 차명 부동산의 보유에 따른 재산세 등 이외에 그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까지 포탈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2)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양도함으로써 양도소득을 얻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토지는 천안시의 공공사업 수행을 위해 협의매각 된 것일 뿐으로서 그 과정에서 원고가 조세포탈 목적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행위를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아니한다.
3) 원고가 소외인 명의로 이 사건 토지의 양도와 관련한 각 양도소득세를 신고하였으나 이는 명의신탁에 통상 뒤따르는 부수행위일 뿐, 이를 조세포탈 목적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행위로 볼 수 없으며, 더욱이 원고는 그 양도가액과 취득가액 등을 허위로 신고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4) 다만 원고 명의로 신고·납부하였을 경우의 세액과 소외인 명의로 신고·납부한 세액에 일부 차이가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2010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우 예정 신고납부세액을 공제받지 못한 사정으로, 2014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우 공익사업용 토지 양도소득에 대한 감면한도의 착오라는 명의신탁과는 전혀 무관한 사정으로 차액이 발생하였을 뿐이다.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하여 원고가 소외인에게 명의신탁한 천안시 ○○동 소재 각 토지는 2010.6.경부터 2014.5.경까지 순차적으로 천안시에 양도되었는데, 예정신고납부세액 공제 제도가 폐지된 이후인 2012, 2013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우에는 세액 차이가 전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한편, 2011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우 명의신탁으로 인해 기본공제와 누진공제를 중복적용 받음으로써 일부 세액이 회피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이는 2011.4.5. 이 사건 토지의 수용 이후 2011.10.경 원고 명의의 오피스텔을 양도함에 따라 기간과세의 원칙이 적용되는 양도소득세에 관하여 해당 과세기간 중에 발생한 양도소득을 모두 합산하여 과세표준과 세액을 산출한 결과에 따른 것일 뿐이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명의신탁으로 인해 양도소득세의 세율이 달라졌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 이상, 이러한 일부 세액의 차이만을 내세워 조세포탈의 목적에 따른 명의신탁 당사자들의 조세포탈 목적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처분과 관련하여 정당한 일반무신고가산세액 또는 일반과소신고가산세액을 심리한 다음 이를 초과하는 부정무신고가산세 및 부정과소신고가산세 부과처분 부분만을 취소하였어야 함에도 이에 대한 심리 없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처분이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구 국세기본법 제47조의2 제2항, 제47조의3 제2항제1호 등이 정한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 또는 ‘부정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상고이유 제2점 중 2014년 귀속 양도소득세와 관련하여 소외인 명의로 신고·납부한 세액을 공제하여 일반무신고가산세를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가 소외인 명의로 신고·납부한 양도소득세액이 구 국세기본법 제47조의2 제5항에서 규정하는 기납부세액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2014년 귀속 양도소득세와 관련한 부정무신고가산세를 산정함에 있어 이를 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규정과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점은 있으나, 소외인 명의로 신고·납부한 양도소득세액이 구 국세기본법 제47조의2 제5항에서 규정한 기납부세액이 아니라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기납부세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판단을 누락한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