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다만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하여 공유물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0.5.21. 선고 201828752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에 따라 구분소유자 전원 또는 일부의 공유에 속하고 공유자가 그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가 집합건물법의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단집회 결의나 다른 구분소유자의 동의 없이 공용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구분소유자는 공용부분의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하여 공용부분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인 피고들이 건물 1층 중 현관, 복도 등으로 이용되는 이 사건 건물부분에 유리문 등을 설치하여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한다는 이유로 다른 구분소유자인 원고가 유리문 등의 철거와 이 사건 건물부분의 인도를 청구한 사안에서, 원고가 이 사건 건물부분의 공유자로서 그중 유리문 등이 설치된 부분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또 다른 공유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건물부분의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건물 인도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공유자의 지분권에 기초한 방해배제로서 이 사건 건물부분에 설치된 유리문 등 지상물의 철거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 사례.

 



대법원 2020.10.15. 선고 2019245822 판결

 

대법원 제3부 판결

사 건 / 2019245822 공용부분 인도 청구 등의 소

원고, 피상고인 / 원고

피고, 상고인 / 피고 1 1

원심판결 / 수원지방법원 2019.6.12. 선고 201865613 판결

판결선고 / 2020.10.15.

 

<주 문>

원심판결 중 건물 인도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 이 사건 건물은 안양시 (주소 생략) 3필지 지하 2, 지상 7층 규모의 상가건물로서, 시장 도로변에 있는 집합건물에 해당한다. 원고는 11, 피고 2112, 피고 주식회사 △△(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지하 1층의 구분소유자이다.

. 이 사건 건물 지상 1층 중 원심판결 별지1 도면 표시 1015, 10의 각 점을 차례로 연결한 선내 부분 18.2(이하 이 사건 건물부분이라 한다)112, 113호와 함께 이 사건 건물의 지상 1층 모퉁이 부분을 이루고 있다. 도로에서 보았을 때 이 사건 건물부분의 오른쪽에는 원고의 11호 점포가 있고, 왼쪽에는 피고 2112호 점포가 있다.

이 사건 건물부분은 집합건축물대장에 공용부분인 화장실, 계단실, 복도 기타에 포함되어 있고 2000년경까지 지하 1층 출입을 위한 현관, 복도와 계단으로 이용되었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건물부분을 피고 2에게 임대하였다. 피고들은 이 사건 건물부분 중 현관과 복도로 이용되던 부분에 길이 2.13m의 유리문을, 지하 1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의 일부에 길이 2.13m2.12m의 판넬(이하 유리문, 판넬을 합하여 유리문 등이라 한다)을 설치하여 계단 일부를 폐쇄하였고, 나머지 계단 부분은 그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피고 2112호 점포에서 이불가게를 운영하면서 이 사건 건물부분 중 현관과 복도로 이용되던 부분이나 판넬이 깔려 있는 계단 윗부분에 이불을 쌓아두는 등 이 사건 건물부분을 점포의 일부로 사용하고 있다.

. 원고는 공용부분인 이 사건 건물부분의 공유자라는 이유로 이 사건 건물부분을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피고들을 상대로 유리문 등의 철거와 이 사건 건물부분의 인도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집합건물 공용부분의 공유자가 공용부분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다른 공유자를 상대로 방해배제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다만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하여 공유물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0.5.21. 선고 201828752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에 따라 구분소유자 전원 또는 일부의 공유에 속하고(10조제1, 이하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용에 제공된 공용부분을 전체공용부분이라 하고, 구분소유자 일부의 공용에 제공된 공용부분을 일부공용부분이라 한다) 공유자가 그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집합건물의 공용부분(11)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가 집합건물법의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단집회 결의나 다른 구분소유자의 동의 없이 공용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구분소유자는 공용부분의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하여 공용부분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

 

.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건물은 1987.2.25. 사용승인을 받았다. 지상 1층 모퉁이 부분인 이 사건 건물부분과 112, 113호는 모두 집합건축물대장에 등록될 당시 공용부분인 화장실, 계단실, 복도 기타에 포함되어 있었다. 113호는 1990.3.22. 소매점으로, 112호는 1993.12.17. 근린생활시설(소매점)로 용도변경이 이루어져 모두 전유부분이 되었다. 결국 이 사건 건물부분만이 공용부분으로 남아 있다.

이 사건 건물의 집합건축물대장에는 이 사건 건물부분을 포함하여 이 사건 건물 1층의 공용부분 면적을 원고의 전유부분 면적에 비례하여 분할·산출한 면적인 7.173가 원고가 갖는 1층의 공용부분 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건물의 집합건축물대장 등록 당시 이 사건 건물부분에 연결된 계단을 통하여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지하 1층 공용부분인 화장실, 계단실과 복도 등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지하 1층의 공용부분을 통하면 지하 2층부터 지상 7층까지 출입할 수 있는 계단 두 곳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구조였으나, 지하 1층의 공용부분 349.851990.3.22. 전유부분인 판매시설로 용도가 변경되었다.

이 사건 건물부분은 2000년경까지 지하층 출입을 위한 홀, 복도와 계단 등으로 이용되었다. 지하 1, 2층의 임차인이 2000년경 그곳에서 목욕탕과 찜질방 영업을 하면서 임대인인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건물부분에서 지하 1층으로 연결되는 부분을 판넬로 막고 계단을 폐쇄하였다. 이후 피고 2112호에서 이불가게 영업을 하면서 112호와 이 사건 건물부분 사이에 설치된 벽을 허물고 이 사건 건물부분을 112호 점포의 일부로 사용해 왔다.

이 사건 건물의 사용승인 당시 설계도면에 따르면, 이 사건 건물부분을 통하여 지상 1층에서 지상 2층까지 연결되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으나 이후 설계변경으로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건물부분 중 계단을 잠정적으로 폐쇄하였으나 장차 업종이 바뀌어 계단을 사용할 때를 대비하여 계단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다.

이 사건 건물부분은 구조상 112, 113호와 함께 본래 이 사건 건물의 지하층과 지상 2층을 출입하기 위한 통로로 설치되었다. 지하 1층의 공용부분은 전유부분으로 용도가 변경되기 전까지 지하 1층을 출입하기 위한 통로로 사용되었는데, 이 사건 건물의 모든 층으로 출입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이 사건 건물부분은 구조상 장차 비상구, 출입문 등으로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건물부분은 전체공용부분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건물부분의 공유자로서 그중 유리문 등이 설치된 부분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또 다른 공유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건물부분의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 다만 원고는 공유자의 지분권에 기초한 방해배제로서 이 사건 건물부분에 설치된 유리문 등 지상물의 철거를 청구할 수 있다.

 

. 그런데도 원심은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건물부분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 원고의 이 부분 청구를 받아들였다. 원심이 이 사건 건물부분의 인도청구를 받아들인 것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한편 원심이 원고의 유리문 등 철거 청구를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허용된다고 본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유리문 등 철거 청구를 받아들인 결론은 정당하므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 이 사건 건물부분이 일부공용부분에 해당하는지 여부(피고 2의 상고이유 제1, 피고 회사의 상고이유)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992.5.경 이 사건 건물의 구분소유자 13명 중 11, 의결권 4,639.4981.31%3,772.57의 서면 합의에 따른 관리단집회 결의가 있었다(이하 ‘1992년 결의라 한다). 결의사항 2항에는 지상 1층 계단, 개구부 및 HALL 36.1와 소매점 8.1, 도합 44.20는 지하 1층 판매시설 349.85의 단독사용을 목적으로 편의상 임의로 설치된 것으로 다른 구분소유 건물과는 구조상·이용상 독립되어 이해관계가 없고 ○○○○교회 소유임을 확인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는 피고 회사 이전에 이 사건 건물 지하 1층의 구분소유자였다. 위에서 보았듯이 이 사건 건물부분은 이 사건 건물의 전체공용부분에 해당한다.

(2)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1992년 결의는 이 사건 건물부분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이 있다는 전제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의 소유임을 확인한다는 취지일 뿐 이 사건 건물부분을 전체공용부분에서 일부공용부분으로 변경하는 결의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에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이 사건 건물부분이 일부공용부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판단누락 여부(피고 2의 상고이유 제2)

(1) 피고 2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피고들은 원심 제2차 변론기일에 진술한 2019.3.11.자 준비서면에서 피고들이 1992년 결의로 이 사건 건물부분에 대하여 기한의 정함이 없는 사용권을 취득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

(2)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들의 소송대리인은 원심 제2차 변론기일에 진술한 2019.3.11.자 준비서면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 사건 건물부분은 전유부분으로 할 수 있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일부공용부분에 해당한다. 집합건물법 제14조는 일부공용부분의 관리에 관한 사항 중 구분소유자 전원에게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과 제29조제2항의 규약으로써 정한 사항은 구분소유자 전원의 집회결의로써 결정하고 그 밖의 사항은 그것을 공용하는 구분소유자만의 집회결의로써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건물부분에 대하여는 이미 구분소유자 전원의 집회결의로 그 사용방법을 결정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원심에서 1992년 결의로 이 사건 건물부분에 대하여 기한의 정함이 없는 사용권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아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더라도 1992년 결의로 피고들이 이 사건 건물부분에 대하여 기한의 정함이 없는 사용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

 

. 원고적격 유무(피고 회사의 상고이유)

이행의 소에서 원고의 청구 자체로 당사자적격이 판가름되고 그 판단은 청구의 당부에 관한 판단에 흡수된다(대법원 1992.6.12. 선고 9211848 판결 참조).

원심은 제1심 판결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 회사는 원고가 1992년 결의에 따라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할 적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적격에 대한 판단은 청구의 당부 판단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원고적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건물 인도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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