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규정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처벌법’이라고 한다) 제2조제1항제2호 중 (다)목의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에는 그 행위자가 “성매매를 알선, 권유, 유인 또는 강요하는 행위”[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가)목] 또는 “성매매의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나)목]를 하는 타인에게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스스로 (가)목이나 (나)목의 행위를 하는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5.23. 선고 2012도11586 판결 참조).
한편 우리 법제상 공소의 제기 없이 별도로 몰수나 추징만을 선고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몰수나 추징의 요건이 공소가 제기된 공소사실과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는 형법 제49조 단서에 따라 몰수나 추징이 가능하고(대법원 1992.7.28. 선고 92도700 판결 등 참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라고 한다) 제8조제1항에 따라 범죄수익을 몰수할 경우에도 같다.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다)목의 행위태양인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에는 스스로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가)목이나 (나)목의 행위를 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그리고 위 조항에서는 성매매 알선 행위자가 자신의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뿐 아니라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도 함께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성매매 알선 행위자인 피고인들이 자신의 성매매 알선 영업에 필요한 장소인 오피스텔 각 호실을 임차하기 위해 보증금을 임대인에게 지급한 행위는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다)목의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검사는 피고인들의 행위를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가)목에 해당하는 행위로 기소하였지만 피고인들의 행위가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다)목의 행위로도 인정되는 이상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몰수의 대상이 되는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다)목의 행위와 관련성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몰수하더라도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2조제2호 (나)목 1)에서 범죄수익으로 정한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에 관계된 자금 또는 재산’으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제1항제1호에 따라 범죄수익으로 몰수될 수 있다.
▣ 피고인들이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성매매 알선 영업을 하고 전체 업소 수익금을 나누어 가지기로 한 다음 2018.12.경부터 2019.7.25.경까지 오피스텔 호실 여러 개를 임차한 후 여성 종업원을 고용하여 영업으로 성매매를 알선하였다는 공소사실 등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검사는 피고인들의 행위를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가)목에 해당하는 행위(성매매를 알선하는 행위)로 기소하였지만 피고인들의 행위가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다)목의 행위(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로도 인정되는 이상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몰수의 대상이 되는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다)목의 행위와 관련성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2조제2호 (나)목 1)에서 범죄수익으로 정한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에 관계된 자금 또는 재산’으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제1항제1호에 따라 범죄수익으로 몰수될 수 있다고 판단함.
원심이 이와 달리 피고인들의 행위가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이 부분 공소사실이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와 관련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서 정한 몰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지만, 원심이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몰수하지 않은 것은 그 채권이 임의적 몰수의 대상이라고 보면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재량권을 행사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여 상고기각한 사안임.
【대법원 2020.10.15. 선고 2020도960 판결】
• 대법원 제3부 판결
• 사 건 / 2020도960 가.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성매매알선등), 나. 출입국관리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1 외 3인
• 상고인 / 검사(피고인들에 대하여)
• 원심판결 / 울산지방법원 2019.12.20. 선고 2019노1053 판결
• 판결선고 / 2020.10.15.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라고 한다) 제8조제1항은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다고 하면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2조제2호 (나)목 1)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처벌법’이라고 한다) 제19조제2항제1호(성매매알선 등 행위 중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만 해당한다)의 죄에 관계된 자금 또는 재산”을 위 법에서 규정하는 ‘범죄수익’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규정한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중 (다)목의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에는 그 행위자가 “성매매를 알선, 권유, 유인 또는 강요하는 행위”[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가)목] 또는 “성매매의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나)목]를 하는 타인에게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스스로 (가)목이나 (나)목의 행위를 하는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5.23. 선고 2012도11586 판결 참조).
한편 우리 법제상 공소의 제기 없이 별도로 몰수나 추징만을 선고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몰수나 추징의 요건이 공소가 제기된 공소사실과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는 형법 제49조 단서에 따라 몰수나 추징이 가능하고(대법원 1992.7.28. 선고 92도700 판결 등 참조),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제1항에 따라 범죄수익을 몰수할 경우에도 같다.
2.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성매매 알선 영업을 하고 전체 업소 수익금을 나누어 가지기로 한 다음 2018.12.경부터 2019.7.25.경까지 오피스텔 호실 여러 개를 임차한 후 여성 종업원을 고용하여 영업으로 성매매를 알선하였다는 공소사실 등으로 기소되었다.
나. 제1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면서 피고인들로부터 성매매처벌법 제25조와 형법 제48조제1항제1호를 근거로 제1심 판시 별지 2 내지 6목록 기재 오피스텔 각 호실에 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하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라고 한다)을 몰수하였다.
다.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한 몰수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몰수를 선고하지 않았다.
(1)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형법 제48조제1항제1호에 규정된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이 아니고 성매매처벌법 제25조에서 정한 ‘제18조부터 제20조까지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이 그 범죄로 인하여 얻은 금품 등’이 아니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2항제2호 (다)목의 행위태양에 해당하는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였다’는 취지의 기재가 없으며 적용법조에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제1항은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에 따라 몰수할 수도 없다.
(3) 성매매 알선 행위자가 성매매를 위한 장소를 임차하여 그 장소에서 성매매 알선 영업을 하더라도 자신이 토지, 건물 등을 성매매를 위해 임대하거나 제공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를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2항제2호 중(다)목의 행위태양에 해당하는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다)목의 행위태양인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에는 스스로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가)목이나 (나)목의 행위를 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그리고 위 조항에서는 성매매 알선 행위자가 자신의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뿐 아니라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도 함께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성매매 알선 행위자인 피고인들이 자신의 성매매 알선 영업에 필요한 장소인 오피스텔 각 호실을 임차하기 위해 보증금을 임대인에게 지급한 행위는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다)목의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나. 검사는 피고인들의 행위를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가)목에 해당하는 행위로 기소하였지만 피고인들의 행위가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다)목의 행위로도 인정되는 이상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몰수의 대상이 되는 성매매처벌법 제2조제1항제2호 (다)목의 행위와 관련성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몰수하더라도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2조제2호 (나)목 1)에서 범죄수익으로 정한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에 관계된 자금 또는 재산’으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제1항제1호에 따라 범죄수익으로 몰수될 수 있다.
라. 원심이 이와 달리 피고인들의 행위가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이 부분 공소사실이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와 관련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서 정한 몰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4. 다만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제1항에 의한 몰수는 임의적이므로 몰수의 요건에 해당하는 물건이라도 이를 몰수할 것인지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대법원 2002.9.4. 선고 2000도515 판결 참조). 원심이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몰수하지 않은 것은 그 채권이 임의적 몰수의 대상이라고 보면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재량권을 행사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상고이유 주장은 결과적으로 이유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