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구 동물보호법 제8조제1항제1호에서 금지하는 잔인한 방법인지 여부는 특정인이나 집단의 주관적 입장에서가 아니라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그 시대의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잔인한 방법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해당 도살방법의 허용이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 정서에 미치는 영향, 동물별 특성 및 그에 따라 해당 도살방법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고통의 정도와 지속시간, 대상 동물에 대한 그 시대, 사회의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피고인이 사용한 도살방법은 개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대책에 대한 아무런 강구 없이 개에게 상당한 고통을 가하는 방식으로 전기 충격을 가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어서, 동물보호법의 입법 목적인 동물의 생명보호, 안전보장을 현저히 침해할 뿐 아니라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의 정서 함양과 같은 법익을 실질적으로 침해할 위험성을 가지므로, 사회통념상 객관적·규범적으로 볼 때 구 동물보호법 제8조제1항제1호에서 금지하는 잔인한 방법에 해당한다.

 

대법원 2020.4.9. 선고 20201132 판결

 

대법원 제3부 판결

사 건 / 20201132 동물보호법위반

피고인 / A

상고인 / 피고인

환송판결 / 대법원 2018.9.13. 선고 201716732 판결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9.12.19. 선고 20182595 판결

판결선고 / 2020.04.09.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환송판결의 요지

 

이 사건 환송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환송 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였다.

 

. 구 동물보호법(2017.3.21. 법률 제146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동물 보호법이라고 한다) 8조제1항제1호에서 금지하는 잔인한 방법인지 여부는 특정인이나 집단의 주관적 입장에서가 아니라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그 시대의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잔인한 방법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해당 도살방법의 허용이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 정서에 미치는 영향, 동물별 특성 및 그에 따라 해당 도살방법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고통의 정도와 지속시간, 대상 동물에 대한 그 시대, 사회의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개 도살에 사용한 쇠꼬챙이에 흐르는 전류의 크기, 개가 감전 후 기절하거나 죽는데 소요되는 시간, 도축 장소 환경 등 전기를 이용한 도살방법의 구체적인 행태, 그로 인해 개에게 나타날 체내·외 증상 등을 심리하여, 그 심리 결과와 피고인이 사용한 도살방법을 허용하는 것이 동물의 생명존중 등 국민 정서에 미칠 영향, 사회통념상 개에 대한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의 행위를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로 볼 수 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2. 환송 후 원심의 판단

 

. 환송 후 원심법원은, 환송판결의 취지에 따라 다음과 같이 심리를 하였다.

1) 원심법원은 피고인 신문을 통하여 도살에 사용된 전압의 크기, 감전 후 개의 사망까지의 소요시간, 도축 장소의 구체적인 환경, 도살 과정에서 개에게 나타나는 증상 등을 심리하고, 한국전력공사에 대한 사실조회를 통하여 피고인의 개농장에 공급된 전압의 크기를 확인하였다.

2) 원심법원은 수의과대학 교수를 전문가 증인으로 신문하여 피고인이 사용한 도살방법이 구체적으로 개에게 어떠한 고통을 준다고 볼 수 있는지, 인도적 방법으로 인식되는 즉각적인 무의식을 초래할 수 있는지 등을 심리하였다.

 

. 법원은 위 심리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사용한 도살방법은 개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대책에 대한 아무런 강구 없이 개에게 상당한 고통을 가하는 방식으로 전기 충격을 가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어서, 동물보호법의 입법 목적인 동물의 생명보호, 안전보장을 현저히 침해할 뿐 아니라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의 정서 함양과 같은 법익을 실질적으로 침해할 위험성을 가지므로, 사회통념상 객관적·규범적으로 볼 때 구 동물보호법 제8조제1항제1호에서 금지하는 잔인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이 사용한 도살방법은 동물의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이나 미국 수의학협회의 지침 등에서 정한 인도적 도살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이른바 전살법에 의해 동물을 도축할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동물을 즉각적으로 무의식 상태에 이르게 하는 조치가 필요한데, 피고인은 즉각적 무의식 상태에 이르도록 하기 위해 개의 뇌에 전류를 집중하여 감전시키는 점에 대해 아무런 고려를 하지 않았다.

3) 피고인은 통전을 하는 과정이나 통전 후 개가 죽지 않은 채 쓰러진 다음에도 전기가 잘 흐르도록 바닥을 물로 적시는 부적절한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였고, 기절 후 방혈 조치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다.

 

3.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동물보호법 제8조제1항제1잔인한 방법’, 형법 제20조 정당행위, 16조 법률의 착오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리고 구 동물보호법 제8조제1항제1호 중 잔인한 방법부분이 죄형법정주의와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규정이 위헌이라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

 

반응형

'기타 > 기타 판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협의이혼 당시 공동친권으로 협의하였으나 사정변경에 의해 청구인 단독친권으로 변경하고 양육비를 증액한 사안 [부산가정법원 2019느단200539·201512]  (0) 2020.07.09
추완항소의 항소 이익과 항소심에서의 반소의 적법성을 인정하여 제1심과 달리 쌍방유책에 의한 이혼을 인정한 사안 [부산가정법원 2019르20720·20641]  (0) 2020.07.09
신용회복채무는 부부공동생활로 인한 채무로 볼 수 없어 재산분할대상에서 제외한 사안 [부산가정법원 2019르21617·21624]  (0) 2020.07.08
영장 표지만 보여주고 물건 압수는 위법. 관련 사항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대법 2019모3526]  (0) 2020.07.08
불법촬영 현행범 휴대폰, 임의제출 시 영장 없이 압수 가능 [대법 2019도17142]  (0) 2020.07.08
주민감사청구에 대한 감사기관의 위법한 각하결정에도 불구하고 주민소송이 지방자치법 제17조제1항에서 정한 ‘주민감사청구 전치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대법 2018두67251]  (0) 2020.07.06
형사소송법 제364조제4항 위반 여부가 문제된 사건 [대법 2019도17995]  (0) 2020.07.04
지하철에서 추행했으나 대상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지 못한 경우에도 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죄의 기수범이 성립하는지 [대법 2015도7102]  (0) 2020.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