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망인은 도로주행 교습 중 갑자기 가슴 통증을 느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10여일 뒤 사망하였는바, 망인은 만성적으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로 인해 고혈압 등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되어 발병한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2] 망인은 수강생이 당초 정한 교습시간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수강생이 뒤늦게 출석할 가능성을 대비하여 휴게실 등에서 항시 대기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당초 정한 교습시간 동안 근무지를 자유롭게 이탈할 수 없었을 것이므로, 그 교습시간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는 휴게시간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대기시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수강생이 결석한 경우 그 교습시간은 휴게시간이 아닌 업무시간에 해당한다.

 

서울행정법원 제32018.08.31. 선고 2017구합66213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원 고 / AA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18.08.17.

 

<주 문>

1. 피고가 2016.5.17.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의 배우자인 망 한BB(19**. *. *., 이하 망인이라 한다)2011.9.1.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에 입사하여 도로주행 교습업무를 수행하였다.

. 망인은 2015.8.9. 도로주행 교습업무를 수행하던 중 가슴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였고, 같은 날 □□대학교 의과대학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달 22. 위 병원에서 사망하였다.

. 위 병원 소속 주치의는 망인의 직접사인을 전벽의 급성 심근경색증, 급성 신장 손상’, 중간선행사인을 전벽의 급성 심근경색증’, 선행사인을 본태성 고혈압으로 판단하였다.

. 원고는 피고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16.5.17.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 심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6.10.21.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17.2.17.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6호증, 을 제4, 5,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 인정사실

1) 망인의 건강상태 등

) 망인은 평소 음주는 하였으나 흡연은 하지 않았다.

) 망인은 2008.5.26. 서울●●병원에서 본태성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이후 2015.4.15.까지 정기적으로 고혈압 진료를 받았고, 사망 전까지 꾸준히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였다.

) 망인의 건강검진 결과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표 생략>

2) 망인의 업무 등

) 근로계약에서 정한 망인의 정규 근무시간은 09:00부터 18:00까지였다.

)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은 망인을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50분 교습업무 후 10분의 휴식시간을 부여하였다. 망인을 포함한 근로자들과 수강생들은 교습이 완료된 후 지문인식기에 교습이 완료되었음을 증명하는 지문인식을 하였어야 했는데, 다수의 근로자들과 수강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망인을 포함한 근로자들이 휴식시간 대부분을 지문인식을 하는 데에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였다.

)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은 20155월부터 8월까지 망인에게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였다. <표 생략>

) 망인은 ◇◇자동차운전 전문학원 인근 도로 5.5km 구간에서 수강생들에게 도로주행 교습을 하였는데, 위 도로에는 레미콘차량과 대형버스의 통행이 잦았다.

) 2015.7.12. 망인으로부터 도로주행 교습을 받던 수강생이 교통신호를 위반하여 차량을 운행하였고 그로 인해 위 차량과 진행 중이던 오토바이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망인은 위 사고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고, ◇◇자동차운전 전문학원 부원장과 말다툼을 하였으며, 동료 근로자들에게 위 사고로 인한 신분상 불이익에 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였다.

3) 의학적 소견

) □□대학교 의과대학 ○○○○○○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표 생략>

) ●●●●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표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내지 9, 12 내지 14, 16, 19호증, 을 제1,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대학교 의과대학 ○○○○○○병원장과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이 법원의 ●●●●대학교 의과 대학 부속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 판 단

1) 망인의 사망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 산정 기준

) 관계 법령과 당사자들의 주장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17.10.24. 법률 제149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라 한다) 37조제3,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제3, [별표 3] 1()목의 위임에 따라 심장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구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2013.6.28. 고용노동부고시 제2013-32, 이하 구 고용노동부고시라 한다)I.1..1)항은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발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50분 교습업무 후 주어지는 10분의 휴식시간, 근로계약에서 정한 식사시간 1시간, 수강생이 결석한 경우 그 교습시간이 모두 업무시간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망인의 사망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4시간 5, 사망 전 4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5시간 15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피고는 50분 교습업무 후 주어지는 10분의 휴식시간, 강의 예정 횟수가 8회 미만이거나 근무시간과 강의 예정 시간이 2시간 이상 차이나는 근무일의 경우 근로계약에서 정한 식사시간 1시간, 수강생이 결석한 경우 그 교습시간이 모두 업무시간이 아닌 휴게시간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망인의 사망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52시간 9, 사망 전 4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56시간 9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망인의 사망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거나 사망 전 4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한다고 하여 곧바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업무시간은 망인이 장기간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이 중점적으로 다투고 있는 부분이므로, 망인의 업무시간을 산정하는 데 있어 쟁점이 되는 50분 교습업무 후 주어지는 10분의 휴식시간, 근로계약에서 정한 식사시간 1시간, 수강생이 결석한 경우 그 교습시간이 업무시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 50분 교습업무 후 주어지는 10분의 휴식시간이 업무시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구 고용노동부고시는 근로기준법과 달리 근로시간이 아닌 업무시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근로시간과 업무시간 모두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의미하므로, 근로시간과 업무시간은 사실상 동일한 개념이다.

(2) 업무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업무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는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 감독을 받는 시간은 업무시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업무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 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 내용과 해당 사업장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이 방해되었다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11.23. 선고 200641990 판결, 대법원 2018.6.28. 선고 201328926 판결 등 참조)

(3)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과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의 근로계약 제4조제3항제1호에는 ‘50분 교습업무 후 주어지는 10분의 휴식시간은 휴게시간에 해당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5조제1항에는 근로자는 휴게시간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과 같이, 망인은 50분 교습업무 후 주어지는 10분의 휴식시간에 동료근로자들 및 수강생들과 함께 지문인식기에 교습이 완료되었음을 증명하는 지문인식을 하였어야 했다. 지문인식기에 지문인식을 하지 않을 경우 교습이 완료되었는지 여부를 증명하는 것이 곤란하였기 때문에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이 망인에게 교습 완료 후 반드시 지문인식을 하라고 지휘·감독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던 점, 망인이 위와 같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거부할 수 없었던 점, 망인이 지문 인식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과 지문인식을 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이 지문인식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지문인식을 하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은 휴게시간이 아닌 업무시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다만, 한 수강생이 3시간 연속 교습을 받는 경우도 있었으므로 매 휴식시간마다 교습이 완료되었음을 증명하는 지문인식을 하였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던 점, 지문인식을 완료한 이후의 휴식시간은 망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던 점, ③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이 휴식시간 동안 망인에게 지문인식 이외의 지휘·감독을 할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지 아니하였고, 실제로 망인이 휴식시간 동안 지문인식 이외의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는 점, 망인이 지문인식을 완료한 후에는 휴식시간 동안 근무지를 자유롭게 이탈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이 이를 제지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이 지문인식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과 지문인식을 하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휴식시간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바와 같이 휴게시간에 해당하고, 업무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5) 결국 50분 교습업무 후 주어지는 10분의 휴식시간 중 지문인식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과 지문인식을 하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만이 업무시간에 해당한다.(지문인식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과 지문인식을 하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을 특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으므로, 위 각 시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아니한다.)

) 근로계약에서 정한 식사시간 1시간이 업무시간에 포함되는지 여부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과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의 근로계약 제4조제3항제2호에는 ‘12:00부터 13:00까지 식사시간 1시간은 휴게시간에 해당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법원의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바와 달리, 망인에게 11:45부터 12:05분까지 단 20분의 식사시간을 부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근로계약에서 정한 식사시간 1시간 중 20분만이 휴게시간에 해당하고, 나머지 40분은 업무시간에 해당한다.

) 수강생이 결석한 경우 그 교습시간이 업무시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갑 제11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수강생들이 결석을 한 경우 망인이 그 교습시간 동안 근무를 하지 않고 휴게실 등에서 사적인 시간을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수강생들이 당초 정한 교습시간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출석하여 교습을 요구할 경우 망인은 교습을 거부하지 못하고 남은 교습시간 동안 교습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망인은 수강생이 당초 정한 교습시간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수강생이 뒤늦게 출석할 가능성을 대비하여 휴게실 등에서 항시 대기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당초 정한 교습시간 동안 근무지를 자유롭게 이탈할 수 없었을 것이므로, 그 교습시간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는 휴게시간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대기시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수강생이 결석한 경우 그 교습시간은 휴게시간이 아닌 업무시간에 해당한다.

) 소결론

그러므로 50분 교습업무 후 주어지는 10분의 휴식시간 중 지문인식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과 지문인식을 하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 근로계약에서 정한 식사시간 1시간 중 40, 수강생이 결석한 경우 그 교습시간은 업무시간에 해당한다.

2)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제1호에 정한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면 증명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된 경우에 포함된다. 이때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3.26. 선고 2009164 판결, 대법원 2017.4.28. 선고 201656134 판결 등 참조).

망인은 급성 심근경색증의 주요 발병요인인 고혈압 등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왔는바,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는 건강한 일반인이 아닌 고혈압 등을 앓고 있던 망인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앞서 본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은 만성적으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로 인해 고혈압 등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되어 발병한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도로주행 교습업무의 특성상 잠시라도 긴장을 늦출 경우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 망인뿐만 아니라 수강생의 생명·신체에도 심각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망인은 도로주행 교습 중 항상 긴장상태를 유지하여야 했다. 더군다나 교습장소인 ◇◇자동차운전 전문학원 인근 도로에는 레미콘차량과 대형버스의 통행이 잦아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망인은 더더욱 긴장상태를 유지하여야 했다. 그 과정에서 망인이 상당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음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 더군다나 망인의 급성 심근경색증 발병일에 근접한 2015.7.12. 발생한 사고로 망인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고, ◇◇자동차운전 전문학원 부원장과 말다툼을 하기도 하였다. 이로 인해 망인의 업무상 스트레스는 더욱 가중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구 고용노동부고시 I.1..1)항은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발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구 고용노동부고시 I.1..2)항은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라도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발병과의 관련성이 서서히 증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문인식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과 지문인식을 하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을 특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어 망인의 사망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는지 여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없기는 하다. 하지만 피고 스스로도 인정하는 바와 같이 망인의 사망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은 최소한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는 것으로 보이고, 망인은 항상 긴장상태를 유지하여야 하는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설령 망인의 사망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지 않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망인이 만성적으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였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그렇기 때문에 2018.1.1. 시행된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 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2017.12.29. 고용노동부고시 제2017-117)I.1..2) 항도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이슬기 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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