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는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음으로써 그 정년이 2016.12.31.자로 연장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이 정년이 남아 있던 원고에 대하여 근무태도가 불량하다는 사유를 내세워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사실상 해고와 다름없는 이 사건 통보를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그러한 부당해고를 당한 원고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대전고등법원 제2행정부 2018.01.31. 선고 201711631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 항소인 / 원고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 사단법인 원고회사

1심판결 / 대전지방법원 2017.5.18. 선고 2016구합103230 판결

변론종결 / 2017.11.29.

 

<주 문>

1. 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중앙노동위원회가 2016.6.15. 원고,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6부해375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이 부분에 기재할 내용은 제1심판결의 ‘1. 재심판정의 경위부분 중 제2쪽 제10행의 피고참가인으로 고치는 것 외에는 그 부분에 기재된 내용과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제2,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그 부분을 그대로 인용한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1) 원고

원고는 정년연장을 전제로 한 임금피크제 적용에 동의하였고, 원고에게 임금피크제가 적용됨에 따라 원고의 정년도 연장되었다고 할 것임에도, 참가인이 원고의 원래 정년인 2015.12.31.자로 원고가 정년퇴직한다고 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부당해고에 대한 원고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2) 피고 및 참가인

참가인은 임금피크제 심사와 정년연장 심사를 구분하고 있으므로 원고에게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었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그 정년이 연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의 정년연장 심사에서 탈락하였기에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당연퇴직사유를 알려준 것에 불과하므로, 그 통보를 부당해고로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임을 전제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 인정사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나 제1 내지 4, 25, 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참가인의 인사관리규정 중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52(정년연장 및 재고용③ 3급 이하 직원 중 53세 도래시점에서 임금피크제 적용을 전제로 정년연장을 신청한 경우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회장의 승인을 득하여 58세까지 1년 단위로 정년을 연장할 수 있다.

2) 1)의 규정에 따라 2008.11.18. 제정되어 2009.1.1. 부터 시행된 피고의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이하 운영지침이라 한다)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표 생략>

3) 원고는 2012.10.23. 참가인에게 운영지침에 따라 정년연장 승인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그 신청서에는 다음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상기 본인은 인사관리규정과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운영 등에 관한 지침에 의거 아래와 같이 정년연장을 신청합니다.

- 아 래 -

1. 신청내용: 56세부터 정년연장(최장 58세까지)

2. 동의사항

 정년연장 심사에서 탈락한 경우 55세에 정년퇴직함에 동의하고, 그 후 1년 단위로 실시되는 정년연장 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정년퇴직함에 동의하며, 이에 대하여 어떠한 법적이의도 제기치 아니하기로 한다.

 정년연장이 승인될 경우 협회규정에 정한 임금피크제에 의거 임금삭감에 동의하며, 인사에 관한 제반 사항은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등에 정한 바에 따를 것임을 동의한다.

4) 참가인은 원고의 위 정년연장 승인신청서에 터 잡아 2012.10.29.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13.1.1.부터 시행하는 아래와 같은 의결을 하였다. <표 생략>

5) 이에 참가인 회장은 같은 날 원고가 소속되어 있는 대구/경북지회의 본부장에게 위 심의결과를 통보하며 관련 규정과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을 숙지하여 인사관리에 착오가 없기를 바란다는 업무지시를 하였다.

6) 한편 참가인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2009년 이래 원고를 제외한 총 12명의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피크제를 승인하였다가 그 중 2명에 대하여는 당초 정년인 55세에 도달한 해(2010.12.21. 광주/전남지회 정○○, 2011.4.20. 대전/충남지회 서○○)에 다시 심사를 하여 그 정년연장을 불승인한 바 있었고, 2011.4.20. 광주/전남지회 이○○에 대하여는 임금피크제 자체를 불승인한 바 있었다.

 

. 판 단

1) 위 인정사실에다가 그와 같은 사실관계 및 갑 제4호증의 기재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음으로써 그 정년이 2016.12.31.자로 연장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통상적으로 임금피크제란 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근로자의 정년을 보장하거나 정년을 연장하여 고용을 안정시키는 제도를 말하고, 크게 정년보장형’, ‘정년연장형’, ‘고용연장형등으로 구분하며, 참가인이 운영지침에 따라 채택한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에 해당한다.

참가인의 운영지침이 규정한 목적(1)이나 용어의 정의(2), 적용대상(3)에서 임금피크제 적용은 정년연장이 승인되거나 전제된 직원이라고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운영지침 제8, 10, 11조도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직원에 대하여는, 원래 정년인 55세가 아닌 56세까지 인사관리규정이 정하는 승진을 그대로 시행하도록 하되, 연령상 이유로 직무수행에 어려움이 있거나 부적합한 경우 또는 조직통제, 질서유지 차원에서 보직이나 근무지 변경이 필요한 경우 또는 인사관리상 전보조치가 필요한 경우 등에는 직무전환이나 배치전환을 할 수 있다는 별도의 장치를 두고 있다.

원고는 52세가 되기 직전인 2012.4.23. 임금피크제 적용에 동의하며 정년연장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참가인 회장은 운영지침 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원고에 대하여 임금피크제 적용을 승인하였다. 당시 참가인 회장이 원고 소속 대구/경북지회에 시행한 공문에 원고에 대하여 승인된 항목을 임금피크라고 표기하기는 하였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운영지침상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이 승인된 직원에 대하여 적용되므로 원고에 대한 임금피크제 승인에는 당연히 정년연장을 함께 승인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실제 참가인 회장이 시행한 위 공문에도 원고에 대하여 최고 정년연장일‘2018.12.31.’로 표기하여 원고에 대한 정년연장이 최고 2018.12.31.까지 가능함을 밝혔으며, 만일 위 공문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정년이 연장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면 위 공문에 정년연장에 관한 내용을 표기하였을 리 만무하다.

운영지침이 53세가 될 직원에 대한 임금피크제와 55세가 된 직원에 대한 정년 연장을 분리하여 승인하도록 한 것이었다면, 참가인으로서도 그 대상 직원으로 하여금 임금피크제 승인 당시 굳이 3년 뒤에나 있을 정년연장 승인을 위한 정년연장 승인신청서를 제출하게 할 것이 아니라 임금피크제 승인신청서를 제출하게 하였을 것이다.

또한 참가인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더라도 원래 정년에 즈음하여 다시 정년연장 심사하는 것을 전제하고 있었다면, 굳이 2011.4.20. 광주/전남지회 소속 이〇〇에 대하여 임금피크제 적용조차 불승인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운영지침은 53세가 될 직원에 대하여 임금피크제 및 정년연장 승인을 위한 최초심사, 정년연장이 된 이후 재연장 승인을 위한 심사 외에 이와 별도로 원래 정년에 즈음한 직원에 대하여 정년연장 승인을 위한 심사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그러하기에 정년연장 승인신청서도 최초심사 시에만 제출하고 그 이후 별도의 신청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도록 하고 있고, 위 광주/전남지회 소속 이〇〇도 바로 위 최초심사에서 탈락한 것이다.

원고가 임금피크제 적용을 위해 제출한 정년연장 승인신청서상 신청내용은 56세부터 최장 58세까지 정년연장을 승인하여 달라는 것이고, 그 당시 원고가 동의한 내용은 문맥상 위 승인신청에 따른 최초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원래 정년인 55세에 퇴직하고, 설령 최초심사에서 정년연장이 승인된다 하더라도 다시 정년연장 이후 1년 단위로 실시되는 정년연장 재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연장된 정년에서 바로 퇴직한다는 것이지, 이와 달리 55세가 된 상태에서 하는 정년연장 심사에서 탈락하는 경우 원래 정년인 55세에 퇴직하는 것을 동의한다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53세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직원의 정년이 연장된다 하더라도 보장된 정년 연장은 1년이고, 이후 1년 단위로 연장 여부를 심사할 수 있으며, 그 사이라 하더라도 일정한 경우 정년연장된 직원에 대하여 직무전환이나 배치전환 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여기서 더 나아가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정년이 연장된 직원에 대하여 원래 정년에 즈음한 시점에서 다시 그 정년연장을 심사하여야 할 필요성은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

원고가 정년연장 승인신청서를 제출할 당시 임금피크제 적용에 동의한 것은 자신의 정년연장 승인을 전제한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참가인 주장과 같이 정년연장 승인 없이 단지 임금만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였다고 한다면 설령 사후에 삭감한 임금을 소급해서 보전하여 준다고 하더라도 이는 임금전액지급의 원칙을 천명한 근로기준법 규정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

※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시행에 따라 2016.1.1.자로 개정된 운영지침의 부칙 제2조제1항도 기존 운영지침에 따라 53세부터 임금을 감액한 경우는 55세 이후 정년연장이 이루어진 것을 전제하였음을 다시 한 번 밝히고 있다.

2) 그러므로 피고 및 참가인 주장과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 절차에서 참가인이 임금피크제 심사와 정년연장 심사를 별도로 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다거나(원고가 설령 재심판정 절차에서 그와 같이 진술한 것이 사실이더라도 그 취지가 참가인 주장과 같이 운영지침상 임금피크제와 정년연장이 분리되어 별도 심사가 이루어짐을 동의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할 뿐더러,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운영지침상 정년연장을 최초 심사하는 임금피크제 승인과 정년연장 이후 정년연장만을 1년 단위로 별도 심사하는 재심사가 분리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참가인이 운영지침의 규정과 다르게 2010년 및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이미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정년이 56세로 연장된 직원 2명에 대하여 원래 정년이던 55세에 다시 그 정년연장을 불승인한 사례가 있었다거나,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원고에 대하여 원래 정년인 55세에 그 정년연장이 불승인 되었다면서 3년간 삭감한 임금을 소급해서 보전하여 주었다는 사정 등을 들어, 참가인이 운영지침상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이미 정년이 56세로 연장된 원고에 대하여 원래 정년이던 55세에 그 정년연장을 다시 심사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하겠다.

3) 따라서 참가인이 정년이 남아 있던 원고에 대하여 근무태도가 불량하다는 사유를 내세워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사실상 해고와 다름없는 이 사건 통보를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그러한 부당해고를 당한 원고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판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승은(재판장) 신동헌 이준명

 

 *************************

 

대법원 제12018.06.15. 선고 201838338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 피상고인 / 원고

피고, 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 보조참가인, 상고인 / 사단법인 상고인

원심판결 / 대전고등법원 2018.1.31. 선고 20171163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 유>

이 사건 기록과 원심판결 및 상고이유를 모두 살펴보았으나, 상고인들의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제1항 각 호에 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하거나 이유가 없다고 인정되므로, 같은 법 제5조에 의하여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박상옥(주심) 이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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