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4조가 사용자는 2년의 기간 내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음이 원칙이고, 기간제 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더라도, 입법 취지가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음을 고려하면, 위 규정에 의하여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 형성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간제 근로계약이 기간제법의 시행 후에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에 기한 근로관계가 반드시 2년 내에 종료된다거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넘게 되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 기간제 근로자에게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는 최초 계약의 근로관계 개시일부터 2년이 지난 시점에 당연히 근로관계가 종료될 것이라고 가정하여 그 시점이 경과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갱신 거절의 효력을 다투는 소의 이익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7.10.12. 선고 201559907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 상고인 / 원고 1 1

피고, 피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 합명회사 ○○환경

원심판결 / 대전고법 2015.11.26. 선고 20151127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원심판단의 요지

 

원심은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사이에 기간제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으로 본 다음, 그 근로계약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제1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기간만료로 종료되어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의 관련 규정,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기간제법 시행 이후 신규로 체결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은 근로관계가 2년의 기간 내에 종료될 것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도 인정될 수 없다.

. 원고들의 갱신기대권을 인정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들의 각 근로계약이 원고 12012.9.3.부터, 원고 22012.12.31.부터 시작되어 모두 2013.8.31. 만료되었으므로 2013.9.1.부터 원고별 위 계약기간 중 수습기간을 제외한 실질적 계약기간으로서 원고 1에 대하여는 약 9개월, 원고 2에 대하여는 5개월을 각 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이 2년 범위 내에서 반복하여 갱신되다가 원고들이 참가인과 처음 근로계약을 체결한 위 각 시점으로부터 2년이 되는 2014.9.2.2014.12.30. 각 근로계약이 만료되었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으므로(대법원 2011.4.14. 선고 20071729 판결 등 참조), 근로자로서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갱신 거절의 유효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대법원 2005.7.8. 선고 20028640 판결 참조).

한편 기간제법 제4조가 사용자는 2년의 기간 내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음이 원칙이고, 기간제 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더라도, 그 입법 취지가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음을 고려하면, 위 규정에 의하여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 형성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11.10. 선고 201445765 판결 참조). 따라서 기간제 근로계약이 기간제법의 시행 후에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에 기한 근로관계가 반드시 2년 내에 종료된다거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넘게 되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 기간제 근로자에게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는 최초 계약의 근로관계 개시일부터 2년이 지난 시점에 당연히 근로관계가 종료될 것이라고 가정하여 그 시점이 경과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갱신 거절의 효력을 다투는 소의 이익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 이러한 법리에 의하면 원심으로서는 먼저 원고들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한 후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면 소의 이익이 인정됨을 전제로 하여 참가인의 갱신 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나아가 심리·판단하였어야 했다. 그러나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기간제법 시행 후에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은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최초 계약 시점으로부터 2년이 되는 시점에 당연히 종료된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기간이 제1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소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기간제법 시행 이후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고영한 권순일 조재연(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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