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제1항 등에서 말하는 ‘시가’란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 즉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격을 말하는 것이므로, 비록 거래 실례가 있다 하여도 그 거래가액을 상속재산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는 정상적인 거래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이라고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아 구 상증세법 제60조제3항 등이 정한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그 가액을 산정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워서 보충적인 평가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15.2.12. 선고 2012두7905 판결 [상속세부과처분취소]
♣ 원고, 상고인 /
♣ 피고, 피상고인 / 반포세무서장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2.2.24. 선고 2010누3807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① 이 사건 토지는 망 소외 1(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사망일인 2005.5.20.까지도 망인의 소유로 등기되어 있다가 2005.11.21. 주식회사 아이벨건설산업(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2005.5.13.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사실, ②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은 2005.11.16. 상속세 신고를 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상속재산에서 제외하고 그 매매대금 30억 원을 상속재산에 포함하였던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상속개시일인 2005.5.20. 이전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여 이 사건 토지 자체를 상속재산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을 상속재산으로 보아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5.7.13. 법률 제7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60조제1항은 상속재산의 평가를 ‘시가’에 의하도록 하고, 제60조제2항의 위임에 따른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05.6.30. 대통령령 제189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제1항제1호는 당해 재산에 관한 매매사례가액도 시가에 포함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상증세법 제60조제3항은 상속재산의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당해 재산의 종류·규모·거래상황 등을 감안하여 제61조 내지 제65조에 규정된 방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들 규정이 말하는 ‘시가’란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 즉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격을 말하는 것이므로, 비록 거래 실례가 있다 하여도 그 거래가액을 상속재산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는 정상적인 거래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이라고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아 구 상증세법 제60조제3항 등이 정한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그 가액을 산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0.7.10. 선고 90누122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워서 보충적인 평가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9.26. 선고 97누850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상속 당시 이 사건 토지의 개별공시지가가 10,303,349,998원에 이르고 그 후의 감정평가액도 이를 훨씬 상회하는 점,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전에 다른 자로부터 대금 약 65억 원에 매도 제의를 받았으나 망인 측은 대금이 적다는 이유로 거절하였던 점, 이 사건 매매계약의 특약사항에서 매수인인 소외 회사로 하여금 망인 등의 다른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부담하도록 정하였던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 30억 원은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토지의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워서 피고가 구 상증세법 제60조제3항, 제61조제1항제1호가 정한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개별공시지가로 산정한 10,303,349,998원을 이 사건 토지의 상속재산 가액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 앞서 본 규정과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구 상증세법상 시가의 의미와 보충적 평가방법 적용요건의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가. 원심은, 원고들이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채권이 아니라 이 사건 토지 자체를 상속하였음에도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1 명의의 상속재산 분할등기가 경료된 바 없고, 원고들 주장의 다른 금융자산의 경우에도 이들이 실제로 원고 1에게 귀속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들 주장의 위 각 재산은 구 상증세법 제19조에 따른 배우자 상속공제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금융자산의 경우 배우자 상속공제 대상에 관한 증명책임이 마치 원고들에게 있는 것처럼 본 원심의 이유 설시에는 일부 적절하지 않은 점이 있으나, 원심이 원고들 주장의 위 각 재산이 배우자 상속공제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본 결론은 수긍할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배우자 상속공제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원심이 상속세 과세표준을 계산함에 있어 망인의 소외 2에 대한 가압류채무 400,000,000원과 망인이 수분양자들에게 지급한 배상금 1,192,628,500원을 상속재산가액에서 차감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상고심에서 처음으로 주장된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이인복 고영한 김소영(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