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15.5.14. 선고 2012다21720 판결 [유류분반환]
♣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2.1.27. 선고 2011나3447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서초동 (지번 1 생략) 토지와 그 지상 건물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가 망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서초동 (지번 1 생략)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이하 ‘서초동 부동산’이라고 한다)의 지분은 1/3이 아니라 1/2이라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판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상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망인, 원고 1, 피고는 1984.2.3. 서초동 부동산 중 토지에 관하여, 1992.8.14. 서초동 부동산 중 건물에 관하여 각 1/3 지분씩 소유권이전등기 또는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고, 그 후 망인과 원고 1은 2002.12.21. 위 각 지분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피고가 제출한 망인의 인증서(을 제52호증의 1)에는 망인이 서초동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편의상 3인 명의로 등기하였고, 나중에 서초동 부동산을 피고에게 증여하기로 하여 자신과 원고 1 명의의 지분을 피고에게 이전하여 주었다고 기재되어 있고, 그 밖에 소외 1의 인증서(을 제52호증의 3), 소외 2의 인증서(을 제53호증의 1)에도 서초동 부동산은 망인의 소유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점, 피고 역시 2010.12.21.자 준비서면에서 서초동 부동산 전체가 망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임을 전제로 하여 증여재산의 가액을 주장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서초동 부동산 중 원고들이 스스로 제외하고 있는 1/2 지분을 뺀 나머지 1/2 지분은 모두 피고가 망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가 망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지분이 1/3 지분에 불과하다고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들의 주장, 즉 망인이 피고에게 반포동 (지번 2 생략)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을 증여하였다는 주장, 이태원동 (지번 3 생략)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이하 ‘이태원동 부동산’이라고 한다)에 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는 망인의 상속채무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각 배척하였다. 기록을 살펴보면 그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나,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서초동 부동산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서초동 부동산의 증여가액을 산정함에 있어 위 부동산에 설정되어 있는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2002.12.6. 서초동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자 주식회사 우리은행, 채무자 원고 1, 채권최고액 7억 2,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가 2002.12.21.자 계약인수에 의하여 피고에게 이전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에 의하면 서초동 부동산을 담보로 한 피담보채무는 피고의 채무일 뿐 망인의 채무가 아니어서 이를 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는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가 실제로는 망인의 채무로서, 망인이 원고 1의 명의로 대출받아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위 피담보채무가 실제로도 원고 1의 채무라거나 원고 1이 위 대출금을 사용하였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 않은 점, ② 원고 1은 2008년 피고를 상대로 말소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서초동 부동산의 1/3 지분에 관한 증여가 조건부 증여였으나 조건이 전혀 이행되지 않아 증여계약을 해제한다고 주장하였는데, 그 조건 중에는 6억 원이나 되는 위 피담보채무의 인수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점, ③ 위 피담보채무가 실제로 피고의 채무이거나 피고가 위 대출금을 사용하였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위 피담보채무가 망인의 채무일 가능성이 크고, 망인의 채무라면 서초동 부동산에 대한 증여가액을 산정할 때 위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하는 것이 타당하며, 이는 피고가 나중에 위 피담보채무를 인수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 피담보채무가 실제로 누구의 채무인지에 관하여는 심리하지 아니한 채 단지 피고가 위 피담보채무를 인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공탁금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소외 3이 피고 등을 상대로 제기한 권리금 반환청구소송의 확정판결에 따라 피고가 소외 3에게 공탁한 6,331,095원은 상속채무로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소송비용과 상속세에 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소송비용과 위 공탁금을 함께 판단하면서 이는 피상속인이 사망 당시 부담하고 있던 채무가 아니므로 민법 제1113조제1항의 상속개시시에 있어서의 채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이 확정판결에 따라 공탁한 금액은 소송비용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고, 실제로 피고는 자신이 망인의 포괄수유자로서 판결에서 지급을 명한 금액을 공탁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었으므로, 공탁금과 소송비용을 구별하지 아니하고 위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채무가 누구의 채무인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심리도 하지 아니한 채 위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다.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1) 민법 제1113조제1항은 “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상속개시시에 있어서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의 전액을 공제하여 이를 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공제되어야 할 채무란 상속채무, 즉 피상속인의 채무를 가리키는 것이고, 여기에 상속세, 상속재산의 관리·보존을 위한 소송비용 등 상속재산에 관한 비용은 포함되지 아니한다.
원심은 피고가 납부한 상속세와 증여세, 소외 4가 망인 사망 이후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보관금 반환청구소송의 응소비용, 이태원동 부동산에 관한 소송비용, 주주권확인소송과 소외 3의 권리금 반환청구소송에 든 비용 모두가 공제되어야 할 채무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상속세 등은 상속을 원인으로 상속인들에게 개별적으로 부과되는 조세로 피상속인이 사망 당시 부담하고 있는 상속채무와는 그 성질이 다르고, 피고 주장의 다른 채무들도 피상속인이 사망 당시 부담하고 있던 채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한편 원심이 위와 같이 판단하면서 망인의 유언집행자가 주식회사 세지원을 상대로 수행한 소송의 비용을 공제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판단 이유를 기재하지는 아니하였지만,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주장은 어차피 배척될 경우임이 명백하므로 원심의 판단누락이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의 주장, 즉 ① 이태원동 부동산의 가액을 산정함에 있어 위 부동산에 설정된 각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합계를 공제하여야 한다는 주장, ② 피고가 망인으로부터 송금받은 미화는 피고가 소유하고 있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임대차보증금 등을 송금받은 것일 뿐이므로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는 주장, ③ 망인이 원고 2에게 충무로3가 (지번 4 생략)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이하 ‘충무로 부동산’이라고 한다) 중 9/21 지분, 구로동 (지번 5 생략) 토지와 그 지상 건물, 여의도동 ○○아파트 비동 406호와 위 아파트에 관한 수리비용, 서교동 (지번 6 생략)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의 신축자금 등을 증여하였다는 주장, ④ 반포동 □□아파트 2동 802호는 망인이 원고 1에게 증여한 재산이라는 주장, ⑤ 서초동 부동산에 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는 상속채무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각 배척하였다.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나, 증명책임,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원심은 망인이 소외 5 명의로 신탁하였던 K△은행 예금채권을 망인의 사망 후 소외 5가 인출하여 소비하였는데, 소외 5에게 자력이 없어 소외 5로부터 이를 회수하거나 반환받을 가능성이 없으므로 소외 5에 대한 채권을 상속재산에 포함하여서는 안 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상속재산은 망인의 중소K△은행에 대한 예금채권일 뿐 소외 5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채권이 아니어서 소외 5의 변제자력이 원고들의 유류분 산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이지 아니할 뿐 아니라,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소외 5가 위 돈을 변제하거나 반환할 자력이 없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중소K△은행에 대한 예금채권자를 망인이라고 본 것은 부적절하나, 중소K△은행에 대한 예금채권자를 소외 5라고 보더라도 망인은 소외 5에 대하여 예금반환채권의 양도 또는 인출금의 반환 등을 구할 권리가 있고, 상속개시 당시 소외 5가 무자력이었다고 볼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결론은 옳고, 거기에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원심은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소외 4가 망인으로부터 충무로 부동산 지분을 증여받았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판단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한 점은 인정되나, 기록을 살펴보면 망인이 소외 6에게 충무로 부동산을 명의신탁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여 위 주장은 어차피 배척될 수밖에 없으므로, 원심의 판단누락이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