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민법 제1028조는 “상속인은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상속인이 위 규정에 따라 한정승인의 신고를 하게 되면 피상속인의 채무에 대한 한정승인자의 책임은 상속재산으로 한정되고, 그 결과 상속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으며 상속재산으로부터만 채권의 만족을 받을 수 있다.
[2] 상속채권자가 아닌 한정승인자의 고유채권자가 상속재산에 관하여 저당권 등의 담보권을 취득한 경우, 담보권을 취득한 채권자와 상속채권자 사이의 우열관계는 민법상 일반원칙에 따라야 하고 상속채권자가 우선적 지위를 주장할 수 없다. 그러나 상속재산에 관하여 담보권을 취득하였다는 등 사정이 없는 이상, 한정승인자의 고유채권자는 상속채권자가 상속재산으로부터 채권의 만족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상속재산을 고유채권에 대한 책임재산으로 삼아 이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형평의 원칙이나 한정승인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며, 이는 한정승인자의 고유채무가 조세채무인 경우에도 그것이 상속재산 자체에 대하여 부과된 조세나 가산금, 즉 당해세에 관한 것이 아니라면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2016.5.24. 선고 2015다250574 판결 [배당이의]
♣ 원고, 상고인 / 농업협동조합중앙회
♣ 피고, 피상고인 / 대한민국
♣ 원심판결 / 대구지법 2015.11.26. 선고 2015나30529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민법 제1028조는 “상속인은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상속인이 위 규정에 따라 한정승인의 신고를 하게 되면 피상속인의 채무에 대한 한정승인자의 책임은 상속재산으로 한정되고, 그 결과 상속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으며 상속재산으로부터만 채권의 만족을 받을 수 있다.
상속채권자가 아닌 한정승인자의 고유채권자가 상속재산에 관하여 저당권 등의 담보권을 취득한 경우, 그 담보권을 취득한 채권자와 상속채권자 사이의 우열관계는 민법상 일반원칙에 따라야 하고 상속채권자가 우선적 지위를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10.3.18. 선고 2007다7778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이 상속재산에 관하여 담보권을 취득하였다는 등 사정이 없는 이상, 한정승인자의 고유채권자는 상속채권자가 상속재산으로부터 그 채권의 만족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상속재산을 고유채권에 대한 책임재산으로 삼아 이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형평의 원칙이나 한정승인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며, 이는 한정승인자의 고유채무가 조세채무인 경우에도 그것이 상속재산 자체에 대하여 부과된 조세나 가산금, 즉 당해세에 관한 것이 아니라면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2.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망 소외 1은 2002.9.5. 사망하였는데, 그 상속인 중 소외 2를 제외한 나머지 상속인들은 모두 상속을 포기하였고, 소외 2는 한정승인 신고를 하여 수리되었다.
나. 원고는 망인에 대한 채권자로서, 소외 2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2014.5.2. ‘소외 2는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원고에게 81,138,332원 및 그중 31,544,723원에 대하여 2014.2.25.부터 2014.3.29.까지는 연 12%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한다’는 취지의 화해권고결정을 받았고, 이는 그 무렵 확정되었다.
다. 원고는 망인의 소유였던 경북 칠곡군 (주소 1 생략) 전 2,165㎡와 (주소 2 생략) 임야 2,380㎡ 등 부동산에 관하여 소외 2 앞으로 상속등기를 대위신청하여 2014.9.1.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2014.9.15. 위 화해권고결정에 기초하여 위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하였다.
라. 피고는 소외 2에 대한 부가가치세 등 조세채권자로서 위 강제경매절차에서 교부청구를 하였는데, 그 조세가 상속부동산 자체에 대하여 부과된 당해세는 아니다.
마. 경매법원은 배당할 금액 88,588,000원 중 1순위로 30,000,000원을 근저당권자 소외 3에게, 2순위로 58,588,000원을 원고에 우선하여 피고에게 배당하는 내용으로 배당표를 작성하였고, 원고는 2015.4.2. 배당기일에 피고에 대한 배당액 전부에 대하여 이의를 진술한 다음 이 사건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상속재산인 위 부동산의 매각대금은 한정승인자인 소외 2의 고유채권자로서 그로부터 위 부동산에 관하여 저당권 등의 담보권을 취득한 바 없는 피고보다 상속채권자인 원고에게 우선 배당되어야 하고, 이는 피고가 조세채권자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원고에 우선하여 피고에게 배당한 경매법원의 조치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한정승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이인복(주심) 김용덕 이기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