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법인세에서도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2010.2.18. 대통령령 제22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의2 제2호에서 정한 ‘해제권의 행사나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계약의 해제’는 원칙적으로 후발적 경정청구사유가 된다. 다만 법인세법이나 관련 규정에서 일정한 계약의 해제에 대하여 그로 말미암아 실현되지 아니한 소득금액을 해제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에 대한 차감사유 등으로 별도로 규정하고 있거나 경상적·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상품판매계약 등의 해제에 대하여 납세의무자가 기업회계의 기준이나 관행에 따라 해제일이 속한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신고하여 왔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계약의 해제는 당초 성립하였던 납세의무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므로 후발적 경정청구사유가 될 수 없다.
◆ 대법원 2014.3.13. 선고 2012두10611 판결 [법인세부과처분취소등]
♣ 원고, 피상고인 / 주식회사 ○○○플랜닝
♣ 피고, 상고인 / 성동세무서장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2.4.25. 선고 2011누3300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구 국세기본법(2010.1.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의2 제2항제5호의 위임을 받은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2010.2.18. 대통령령 제22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5조의2 제2호는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의 하나로 ‘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에 있어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의 효력에 관계되는 계약이 해제권의 행사에 의하여 해제되거나 당해 계약의 성립 후 발생한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해제되거나 취소된 때’를 들고 있다.
이러한 후발적 경정청구제도는 납세의무 성립 후 일정한 후발적 사유의 발생으로 말미암아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기초에 변동이 생긴 경우 납세자로 하여금 그 사실을 증명하여 감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납세자의 권리구제를 확대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으로서(대법원 2011.7.28. 선고 2009두22379 판결 등 참조), 개별 세법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그 적용범위를 함부로 제한할 것이 아니다.
한편 법인세법 제40조제1항은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익금과 손금의 귀속 사업연도는 그 익금과 손금이 확정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로 한다”고 정함으로써 현실적으로 소득이 없더라도 그 원인이 되는 권리가 확정적으로 발생한 때에는 그 소득이 실현된 것으로 보고 과세소득을 계산하는 이른바 권리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권리확정주의란 소득의 원인이 되는 권리의 확정시기와 소득의 실현시기와의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경우에는 과세상 소득이 실현된 때가 아니라 권리가 확정적으로 발생한 때에 소득이 있는 것으로 보고 당해 사업연도의 소득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으로는 그 수취가 불확실한 소득에 대하여 장래 그것이 실현될 것을 전제로 하여 미리 과세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득의 원인이 되는 권리가 확정적으로 발생하여 과세요건이 충족됨으로써 일단 납세의무가 성립하였다 하더라도 일정한 후발적 사유의 발생으로 말미암아 소득이 실현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면, 당초 성립하였던 납세의무는 그 전제를 상실하여 원칙적으로 그에 따른 법인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12.26. 선고 2011두124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법인세에서도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 제2호에서 정한 ‘해제권의 행사나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계약의 해제’는 원칙적으로 후발적 경정청구사유가 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법인세법이나 관련 규정에서 일정한 계약의 해제에 대하여 그로 말미암아 실현되지 아니한 소득금액을 그 해제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에 대한 차감사유 등으로 별도로 규정하고 있거나 경상적·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상품판매계약 등의 해제에 대하여 납세의무자가 기업회계의 기준이나 관행에 따라 그 해제일이 속한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신고하여 왔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계약의 해제는 당초 성립하였던 납세의무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므로 후발적 경정청구사유가 될 수 없다.
2.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① 원고가 2006사업연도 및 2007사업연도에 용인시 기흥구 (주소 1 생략) 소재 ○○○○하우스토리아파트(총 134세대)(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 및 오산시 (주소 2 생략) 소재 ○○스퀘어 상가건물(총 113호)(이하 ‘이 사건 상가’라고 한다)을 신축·분양한 후 작업진행률과 분양률을 적용하여 분양수입금액 등을 계산하여 법인세를 신고·납부한 사실, ② 그 후 2008.7.1.부터 2009.3.31.까지 3차에 걸쳐 이 사건 아파트 중 29세대(분양금액 합계 24,701,924,000원) 및 이 사건 상가 중 15개실(분양금액 합계 7,204,900,000원)에 대한 분양계약이 수분양자의 분양계약조건 미이행 등으로 해제되어(이하 ‘이 사건 분양계약의 해제’라고 한다) 2009.3.31.경 분양률이 이 사건 아파트의 경우는 당초의 100%에서 78.09%로, 이 사건 상가의 경우에는 당초의 30.50%에서 13.65%로 감소한 사실, ③ 원고는 2008.10.30.과 2008.12.26. 관할 세무서장이던 ○○세무서장에게 1차 및 2차 계약 해제분을 반영하여 분양률을 재산정한 다음 2006사업연도 및 2007사업연도 법인세의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였는데, ○○세무서장은 이를 받아들여 원고에게 2006사업연도 법인세 484,107,210원, 2007사업연도 법인세 754,849,510원을 환급한 사실, ④ 다시 원고는 2009.5.8. 피고에게 3차 계약 해제분에 대하여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09.7.28. ‘계약의 해제로 인한 분양수입과 원가는 그 해제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익금과 손금에 산입하여야 하므로 이 사건 분양계약의 해제는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경정거부처분을 하고, 위 ③에서와 같이 ○○세무서장이 원고의 경정청구를 받아들여 환급한 세액에 대하여 2009.9.1. 같은 이유로 다시 법인세를 부과하는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을 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분양계약의 해제는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 제2호에서 정한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그와 다른 전제에서 한 피고의 이 사건 경정거부처분 및 법인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 제2호의 후발적 경정청구사유나 권리의무확정주의 또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회계추정의 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김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