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 자동차보유자로 하여금 자동차의 운행으로 다른 사람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 피해자에게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이 정하는 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지는 책임보험 또는 책임공제(이하 ‘책임보험 등’이라 한다)에 가입하도록 강제하고 있고, 시행령이 수차례에 걸쳐 개정되면서 책임보험 등의 보험금 또는 공제금(이하 ‘책임보험금’이라 한다)의 현실화, 합리화 및 적정화를 통한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고자 책임보험금의 한도금액을 증액해 온 것은 맞지만, 법 제3조, 제5조제1항에 기한 책임보험자의 보험금지급책임은 유한보상책임으로서 책임보험약관과 시행령이 규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사망, 부상, 후유장해라는 항목별로 소정의 한도금액 범위 안에서 피해자가 입은 손해액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에 그칠 뿐 자동차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일체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사실심법원이 제반 증거를 토대로 피해자가 입은 부상의 부위나 정도, 치료기간과 경과, 후유장해의 발생 여부나 발생 시점에 관한 의사의 의료적 판단 등의 사정을 면밀히 살펴 부상으로 인한 손해 부분과 후유장해로 인한 손해 부분을 구분한 다음, 이를 시행령 [별표 1]에서 정하는 부상보험금 항목과 [별표 2]에서 정하는 후유장해보험금 항목에 나누어 반영한 후 각 소정의 한도금액 범위 내에서 책임보험금을 산정하는 것이 법이 규정하고 있는 책임보험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시행령 제3조제2항제2호의 문언 자체가 비교적 명확한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앞서 본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동일한 사고로 인하여 부상한 자에게 후유장해가 생긴 경우의 책임보험금 산정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 시행령 제3조제2항제2호는 시행령 제3조제1항제2호와 같은 항제3호에 따른 한도금액의 합산액 범위 안에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이 아니라 시행령 제3조제1항제2호에 따라 산정된 부상보험금과 같은 항제3호에 따라 산정된 후유장해보험금의 합산액을 책임보험금으로 지급한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 대법원 2014.10.30. 선고 2012다67177 판결 [구상금]
♣ 원고, 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피고, 상고인 /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 원심판결 / 서울남부지법 2012.6.28. 선고 2011나1437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6,902,2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지급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하므로, 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는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나아가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제·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4.23. 선고 2006다81035 판결 등 참조).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2008.3.28. 법률 제90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3조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때에는 원칙적으로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조제1항은 자동차보유자는 자동차의 운행으로 다른 사람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 피해자에게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지는 책임보험 또는 책임공제(이하 ‘책임보험 등’이라 한다)에 가입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2008.9.25. 대통령령 제2103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3조제1항은 법 제5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자동차보유자가 가입하여야 하는 책임보험 등의 보험금 또는 공제금(이하 ‘책임보험금’이라 한다)의 액수에 관하여 피해자가 부상한 경우에는 [별표 1]에서 정하는 금액의 범위 안에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제2호), 부상에 대한 치료가 완료된 후 당해 부상이 원인이 되어 신체의 장해(이하 ‘후유장해’라 한다)가 생긴 경우에는 [별표 2]에서 정하는 금액의 범위 안에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제3호)으로 각 규정하는 한편, 같은 조제2항제2호는 부상한 자에게 후유장해가 생긴 경우에는 제1항제2호 및 제3호의 규정에 따른 금액의 합산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법이 자동차보유자로 하여금 자동차의 운행으로 다른 사람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 피해자에게 시행령이 정하는 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지는 책임보험 등에 가입하도록 강제하고 있고, 시행령이 수차례에 걸쳐 개정되면서 책임보험금의 현실화, 합리화 및 적정화를 통한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고자 책임보험금의 한도금액을 증액해 온 것은 맞지만, 법 제3조, 제5조제1항에 기한 책임보험자의 보험금지급책임은 유한보상책임으로서 책임보험약관과 시행령이 규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사망, 부상, 후유장해라는 항목별로 소정의 한도금액 범위 안에서 피해자가 입은 손해액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에 그칠 뿐 자동차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일체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사실심법원이 제반 증거를 토대로 피해자가 입은 부상의 부위나 정도, 치료기간과 그 경과, 후유장해의 발생 여부나 발생 시점에 관한 의사의 의료적 판단 등의 사정을 면밀히 살펴 부상으로 인한 손해 부분과 후유장해로 인한 손해 부분을 구분한 다음, 이를 시행령 [별표 1]에서 정하는 부상보험금 항목과 [별표 2]에서 정하는 후유장해보험금 항목에 나누어 반영한 후 각 소정의 한도금액 범위 내에서 책임보험금을 산정하는 것이 법이 규정하고 있는 책임보험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시행령 제3조제2항제2호의 문언 자체가 비교적 명확한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앞서 본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동일한 사고로 인하여 부상한 자에게 후유장해가 생긴 경우의 책임보험금 산정방법을 규정하고 있는 시행령 제3조제2항제2호는 시행령 제3조제1항제2호와 같은 항제3호에 따른 한도금액의 합산액 범위 안에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이 아니라 시행령 제3조제1항제2호에 따라 산정된 부상보험금과 같은 항제3호에 따라 산정된 후유장해보험금의 합산액을 책임보험금으로 지급한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동일한 사고로 인하여 부상한 자가 그 부상이 원인이 되어 사망한 경우에 지급되어야 할 책임보험금의 산정방법을 규정한 구 시행령(1999.6.30. 대통령령 제1646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제2항제1호의 해석에 관한 대법원 2004.4.16. 선고 2003다67755 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한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해자의 상해등급은 시행령 [별표 1]의 4급(책임보험 한도금액 9,000,000원)에, 후유장해등급은 시행령 [별표 2]의 8급(책임보험 한도금액 30,000,000원)에 각 해당하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과실상계 후 피해자가 입은 손해액 합계 33,672,960원(= 요양기간 중 일실수입 6,729,856원 + 요양종결 후 일실수입 17,770,680원 + 적극적 손해 9,172,424원)이 위 상해등급에 따른 부상보험금과 위 후유장해등급에 따른 후유장해보험금의 한도금액 합계액 39,000,000원(= 9,000,000원 + 30,000,000원) 이내에 있다는 이유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 33,672,9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시행령 제3조제2항제2호의 해석에 관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으로서는 피해자의 부상으로 인한 손해액이 위 상해등급에 따른 부상보험금의 한도금액을, 후유장해로 인한 손해액이 위 후유장해등급에 따른 후유장애보험금의 한도금액을 각 초과하는지 여부를 먼저 살펴본 다음 위 각 한도금액 범위 내에서 산정된 부상보험금과 후유장해보험금의 합산액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책임보험금 액수로 확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은 피해자의 상해등급에 따른 부상보험금과 후유장해등급에 따른 후유장해보험금의 각 한도금액 합계액의 범위 내에서 피해자가 입은 손해액이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시행령 제3조제2항제2호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은 그중 피고가 상고한 범위 전부에 대하여 파기를 면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6,902,2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지급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고영한(주심)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