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자가 일단 저작물의 공표에 동의하였거나 저작권법 제11조제2항에 의하여 동의한 것으로 추정되나 그 저작물이 완전히 공표되지 않은 경우, 저작자가 그 동의를 철회할 수는 없다

 

<결정요지>

[1]가분적인 내용들로 이루어진 건축설계계약에 있어서 설계도서 등이 완성되어 건축주에게 교부되고 그에 따라 설계비 중 상당 부분이 지급되었으며 그 설계도서 등에 따른 건축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어 이를 중단할 경우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게 되고 완성된 부분이 건축주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에는 건축사와 건축주와의 사이에 건축설계계약관계가 해소되더라도 일단 건축주에게 허여된 설계도서 등에 관한 이용권은 의연 건축주에게 유보된다.

[2]저작자가 일단 저작물의 공표에 동의하였거나 저작자가 미공표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을 양도하거나 저작물의 이용 허락을 하여 저작권법 제11조제2항에 의하여 그 상대방에게 저작물의 공표를 동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상 비록 그 저작물이 완전히 공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동의를 철회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00.06.13 선고 99마7466 결정 [저작권침해금지가처분]

♣ 재항고인 / 방○문

♣ 원심결정 / 서울고법 1999.11.3.자 99라208 결정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신청인은 1997.10.24. 피신청인과 사이에 피신청인이 속초시 교동 산247의1 외 10필지 지상에 건축하는 연면적 약 25,815평의 속초 교동 대명아파트 신축공사에 관하여 용역범위는 인허가 설계도서 및 준공도서, 시공도면 및 설계변경도서의 작성, 사업승인, 건축허가 및 공사 준공 완료시까지의 대(대)관청 대리업무 이행 등으로 하고, 용역 기간은 계약체결일로부터 공사 준공시까지로, 보수는 평당 금 19,000원으로 하되 신청인이 작성한 모든 설계도와 참고서류에 대한 소유권 및 모든 권리는 피신청인에게 귀속시키기로 하는 건축설계계약을 체결하고, 보수의 지급방법에 관하여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계약금 5,000만 원은 사전결정심의결과 통보서 도착시에, 1차 중도금 2억 5,000만 원은 이를 2분하여 사업계획승인 완료시와 공사착공신고서 접수시에, 전체 잔금에서 최종 잔금을 공제한 2차 중도금은 3층 골조공사 완료시에 각 지급하고, 최종 잔금 1억 5,000만 원은 준공검사 완료 후에 신축한 아파트로 대물변제하기로 약정하였다가 그 후 신축계획의 변경으로 인하여 연면적이 23,926평으로 줄어들자 설계용역비를 금 454,594,000원으로, 1차 중도금을 금 2억 5,000만 원에서 금 2억 원으로 감액하고, 2차 중도금은 금 54,594,000원으로 하기로 당초의 계약내용을 일부 변경하였으며, 이에 따라 신청인은 1997.12.1.까지 위 아파트의 신축공사에 필요한 설계도서를 작성하여 피신청인에게 교부하였고,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작성한 설계도서에 따라서 현재 지하층의 공사를 마치고, 골조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피신청인은 신청인에게 1998.6.3.까지 설계용역에 대한 보수로 금 258,350,000원을 지급하였는데, 신청인과 피신청인 사이에 신청인이 설계한 도면에 하자가 있는지 여부와 설계용역의 보수지급을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하여 피신청인은 1999.1.28.자 신청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밖에 없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그 다음날 그 의사표시가 신청인에게 도달되었으며, 이에 대하여 신청인은 1999.2.10.경 피신청인과의 건축설계계약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설계용역에 관한 보수의 정산을 요구한 사실이 소명된다.

 

그런데 이 사건과 같이 가분적인 내용들로 이루어진 건축설계계약에 있어서, 설계도서 등이 완성되어 건축주에게 교부되고 그에 따라 설계비 중 상당 부분이 지급되었으며 그 설계도서 등에 따른 건축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어 이를 중단할 경우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게 되고 완성된 부분이 건축주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에는 건축사와 건축주와의 사이에 건축설계관계가 해소되더라도 일단 건축주에게 허여된 설계도서 등에 관한 이용권은 의연 건축주에게 유보된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건축설계계약이 피신청인의 귀책사유로 해제되었다 하더라도 신청인이 위 설계도서에 관한 저작재산권(복제권)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결정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재항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건축설계계약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재항고이유에서 내세우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건축설계계약이 위임계약인지 아니면 도급계약인지의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의 유무는 이 사건의 결론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져 오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제2점에 대하여

 

저작권법 제11조제2항에는 저작자가 미공표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을 양도하거나 저작물의 이용 허락을 한 경우에는 그 상대방에게 저작물의 공표를 동의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저작자가 일단 저작물의 공표에 동의하였거나 동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상 비록 그 저작물이 완전히 공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동의를 철회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원심이, 신청인이 피신청인에게 이 사건 설계계약을 통하여 그 설계도서 등에 대한 저작재산권 중 복제권을 양도한 것으로 보고 이 사건 건축설계계약이 피신청인의 귀책사유로 해제되었다 하더라도 신청인이 위 설계도서에 관한 저작재산권(복제권)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 것은 신청인이 피신청인에게 위 설계도서의 복제권을 양도함으로써 그 설계도서의 공표에 동의한 것으로 추정되어 비록 그 설계도서가 완전히 공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동의를 철회할 수 없다는 취지로 보여지고, 이는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므로, 거기에 재항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저작권법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재항고이유는 모두 그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지창권 신성택(주심) 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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