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사도급계약 및 하도급계약을 함께 체결하면서 도급인, 원수급인과 하수급인이 ‘공사대금은 도급인이 원수급인의 입회하에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하고, 원수급인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약정한 경우, 도급인이 원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에 대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2]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제2항에 따라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소멸하기 위한 요건 및 그 범위

 

◆ 대법원 2013.09.12. 선고 2011다6311 판결 [추심금]

♣ 원고, 상고인 / ○○건설 주식회사

♣ 피고, 피상고인 / 포천시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0.12.22. 선고 2010나3055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사도급계약 및 하도급계약을 함께 체결하면서 도급인, 원수급인과 하수급인이 ‘공사대금은 도급인이 원수급인의 입회하에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하고, 원수급인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약정한 경우, 당사자들의 의사가 위 도급계약 및 하도급계약에 따른 공사가 실제로 시행 내지 완료되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원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자체를 하수급인에게 이전하여 하수급인이 도급인에게 직접 그 공사대금을 청구하고 원수급인은 공사대금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는 취지라면 이는 실질적으로 원수급인이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하수급인에게 양도하고 그 채무자인 도급인이 이를 승낙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경우 위와 같은 채권양도에 대한 도급인의 승낙이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하여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도급인은 위와 같은 채권양도와 그에 기한 채무의 변제를 들어서 원수급인의 위 공사대금채권에 대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반면 당사자들의 의사가 하수급인이 위 각 하도급계약에 기하여 실제로 공사를 시행 내지 완료한 범위 내에서는 도급인은 하수급인에게 그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하고 원수급인에게 그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취지라면, 압류명령의 통지가 도급인에게 도달하기 전에 하수급인이 위 공사를 실제로 시행 내지 완료하였는지 여부나 그 기성고 정도 등에 따라 도급인이 원수급인의 위 공사대금채권에 대한 압류채권자에게 하수급인의 시공 부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의 범위 내에서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및 그 범위가 달라진다.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07.7.19. 법률 제8539호로 개정되고 2009.4.1. 법률 제96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제2항의 규정 취지는 같은 조제1항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기로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 간에 합의한 경우’에, 발주자는 바로 그 하도급대금 전액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수급사업자가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수행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고 그 범위 내에서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소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08.2.29. 선고 2007다54108 판결 참조).

 

2.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각 도급계약 및 각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원수급인인 고려산업개발 주식회사(이하 ‘고려산업개발’이라 한다) 및 상록건설 주식회사(이하 ‘상록건설’이라 한다), 하수급인인 소외인, 그린토피아 주식회사(이하 ‘그린토피아’라고 한다)는 도급인인 피고를 포함하여 3자 사이에 소외인, 그린토피아가 시공한 기성공사대금에 관하여 피고가 소외인, 그린토피아에게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바, 이는 위 도급계약 및 하도급계약에 따른 공사가 실제로 시행 내지 완료되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원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자체를 하수급인에게 이전하여 하수급인이 도급인에게 직접 그 공사대금을 청구하고 원수급인은 공사대금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는 취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고려산업개발 및 상록건설이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소외인, 그린토피아에게 양도하고 피고가 이를 승낙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고려산업개발과 상록건설에게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한 사실, 고려산업개발과 상록건설은 소외인에게 음악분수공사를, 그린토피아에게 조경식재 및 시설물 공사를 하도급하면서, 피고, 고려산업개발, 상록건설, 소외인, 그린토피아는 ‘하도급 공사대금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 및 동 시행령 제4조의 규정에 의거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하는 건에 대하여 동의합니다.’라는 취지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한 사실, 원고는 고려산업개발에 대한 미지급공사대금채권 126,089,682원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 중 고려산업개발의 지분에 대한 가압류결정을 받았고, 그 가압류결정이 2008.8.4.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 이 사건 가압류결정이 피고에게 송달된 후 피고는 고려산업개발, 상록건설, 소외인, 그린토피아에게 3회 기성금 및 4회 기성금을 지급하였는데, 그 합계가 1,467,893,810원에 이르는 사실, 원고는 고려산업개발에 대한 지급명령 정본에 기하여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 126,089,682원에 관하여는 본압류로 전이하고, 지연손해금 3,523,602원 및 독촉비용 80,060원 등의 합계 3,603,662원에 대하여는 추가로 압류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그 명령이 2009.4.23.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함에 있어서 당사자들의 의사는 소외인, 그린토피아가 이 사건 각 하도급계약에 기하여 실제로 공사를 시행 내지 완료한 범위 내에서 피고는 소외인, 그린토피아에게 그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하고 고려산업개발, 상록건설에게 그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취지로 보아야 하고, 이를 이 사건 도급계약 및 하도급계약에 따른 공사가 실제로 시행 내지 완료되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자체를 소외인, 그린토피아에게 이전하여 소외인, 그린토피아가 피고에게 직접 그 공사대금을 청구하고 고려산업개발, 상록건설이 공사대금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는 취지로 보아 실질적으로 고려산업개발, 상록건설이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소외인, 그린토피아에게 양도하고 그 채무자인 피고가 이를 승낙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약정의 성립만을 근거로 고려산업개발 및 상록건설이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소외인, 그린토피아에게 양도하고 피고가 이를 승낙하였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약정의 해석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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