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행정청의 행위에 대한 신뢰보호 원칙의 적용요건으로서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것의 의미와 그 판단 기준

[2] 건축주와 그로부터 건축설계를 위임받은 건축사가 상세계획지침에 의한 건축한계선의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건축설계를 하고 이를 토대로 건축물의 신축 및 증축허가를 받은 경우, 그 신축 및 증축허가가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한 사례

[3] 건축허가 내용대로 상당한 정도로 공사가 진행된 상태에서 건축법이나 도시계획법에 위반되는 하자가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건축물의 일부분의 철거를 명할 수 있는 경우

 

<판결요지>

[1]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하는바, 둘째 요건에서 말하는 귀책사유라 함은 행정청의 견해표명의 하자가 상대방 등 관계자의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 등 부정행위에 기인한 것이거나 그러한 부정행위가 없다고 하더라도 하자가 있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 등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귀책사유의 유무는 상대방과 그로부터 신청행위를 위임받은 수임인 등 관계자 모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건축주와 그로부터 건축설계를 위임받은 건축사가 상세계획지침에 의한 건축한계선의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건축설계를 하고 이를 토대로 건축물의 신축 및 증축허가를 받은 경우, 그 신축 및 증축허가가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한 사례.

[3] 건축주가 건축허가 내용대로 공사를 상당한 정도로 진행하였는데, 나중에 건축법이나 도시계획법에 위반되는 하자가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그 일부분의 철거를 명할 수 있기 위하여는 그 건축허가를 기초로 하여 형성된 사실관계 및 법률관계를 고려하여 건축주가 입게 될 불이익과 건축행정이나 도시계획행정상의 공익, 제3자의 이익, 건축법이나 도시계획법 위반의 정도를 비교·교량하여 건축주의 이익을 희생시켜도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 대법원 2002.11.08. 선고 2001두1512 판결 [건축선위반건축물시정지시취소]

♣ 원고, 상고인 / 천○흠

♣ 피고, 피상고인 / 대전광역시 서구청장

♣ 원심판결 / 대전고법 2001.1.19. 선고 2000누172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을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상고이유 제1주장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하는바(대법원 2001.9.28. 선고 2000두8684 판결 등 참조), 둘째 요건에서 말하는 귀책사유라 함은 행정청의 견해표명의 하자가 상대방 등 관계자의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 등 부정행위에 기인한 것이거나 그러한 부정행위가 없다고 하더라도 하자가 있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 등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귀책사유의 유무는 상대방과 그로부터 신청행위를 위임받은 수임인 등 관계자 모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은 그의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의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의하여, 피고가 이 사건 건축물에 대한 신축 및 증축허가 여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건축물에 대한 설계도면이 건축한계선을 침범하여 설계된 사실을 간과하였으나, 한편 건축법 제23조, 건축법시행령 제20조, 대전광역시건축조례 제18조제2항에 의하여, 건축허가 전 현장조사·검사 및 확인업무는 설계자가 대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피고도 건축허가 전 현장조사·검사 및 확인업무를 건축설계를 맡은 설계사에게 대행하도록 하여 그가 작성한 건축허가조사 및 검사조서에 의하여 그 위법 여부를 심사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건축물을 설계한 김중구 건축사가 건축한계선을 간과한 채 설계하고, 이를 토대로 허위 내용의 건축허가조사 및 검사조서를 작성·제출함으로써 피고가 이를 믿고 이 사건 건축물에 대한 신축 및 증축허가를 하게 된 것인 점, 또한 이 사건 건축물의 설계 이전에 이미 이 사건 대지에 연접한 대지에는 둔산지구 상세계획구역시행지침(다음부터는 ‘상세계획지침’이라 한다)에서 정한 건축한계선에 따라 건축된 6층 건물이 있었을 뿐 아니라 이미 원고가 이 사건 대지 남쪽 일부에 당시 시행중인 대전직할시서구건축조례에 정한 건축기준에 따라 대지경계선으로부터 2m 후퇴하여 건축물을 건축한 경험이 있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대지에 대한 토지이용계획확인원에도 상세계획지침에 의한 이용제한이 있다는 사실이 공시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대지에 상세계획지침에 의한 건축한계선의 제한이 있다는 사실에 관하여는 원고나 그로부터 이 사건 건축물의 설계 등을 위임받은 김중구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원고나 김중구에게 이 사건 건축물의 신축 및 증축허가가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귀책사유가 없다고 할 수 없으니, 피고가 이 사건 건축물에 대한 신축 및 증축허가를 하여 주고, 그에 따라 상당한 정도로 공사가 진척된 이 사건 건축물에 대하여 상세계획지침에 규정된 건축한계선을 침범하였다는 이유로 위반부분의 철거를 명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기록과 관계 법령 및 위에서 설시한 법리에 비추어 보니,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에 위반한 사실오인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의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상고이유 제2주장에 관하여

 

건축주가 건축허가 내용대로 공사를 상당한 정도로 진행하였는데, 나중에 건축법이나 도시계획법에 위반되는 하자가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그 일부분의 철거를 명할 수 있기 위하여는 그 건축허가를 기초로 하여 형성된 사실관계 및 법률관계를 고려하여 건축주가 입게 될 불이익과 건축행정이나 도시계획행정상의 공익, 제3자의 이익, 건축법이나 도시계획법 위반의 정도를 비교·교량하여 건축주의 이익을 희생시켜도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할 것이다.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을 이행하기 위하여는 그의 판시와 같은 많은 재산상의 불이익을 입게 될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으나, 한편, 이 사건 건축물이 건축한계선을 1.9m나 침범하여 건축되어 있어 도시계획법 위반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점, 둔산지구 택지개발사업지구 내의 모든 건물들이 토지이용을 합리화하고 도시의 기능, 미관 및 환경을 효율적으로 유지·관리하기 위하여 제정·시행하고 있는 상세계획지침에 의한 건축한계선에 맞추어 건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건축물만이 1.9m정도 돌출되어 있어 도시미관이 크게 손상되는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인근 건물들의 조망을 방해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이 달성하고자 하는 건축행정 또는 도시계획행정상의 공익이나 제3자의 이익보호가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과 관계 법령 및 위에서 설시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니,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에 위반한 사실오인이나 공익과 사익의 비교형량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의 이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을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조무제(주심) 유지담 손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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