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동불법행위자의 1인을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계약의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피보험자의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하기 위한 요건

[2] 공동불법행위자들의 보험자들 중 하나가 그 부담 부분을 넘어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보험금으로 지급함으로써 공동면책된 경우 다른 보험자들의 부담 부분에 대하여 직접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두 개의 책임보험계약에 가입한 것이 상법 제724조의2에 정한 중복보험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 대법원 2009.12.24. 선고 2009다53499 판결 [구상금]

♣ 원고, 상고인 / 아메리칸 홈 ○○○○스 캄파니

♣ 피고, 피상고인 /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 환송판결 / 대법원 2008.11.13. 선고 2008다60933 판결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9.6.11. 선고 2008나10725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1. 상고이유 제1점 내지 제4점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자의 1인을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계약의 보험자가 보험금을 지급하고 상법 제682조에 의하여 취득하는 피보험자의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한 구상권은 피보험자의 부담 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의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른 범위에서 성립하는 것이고(대법원 2006.2.9. 선고 2005다28426 판결 등 참조), 공동불법행위자들과 각각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들은 각자 그 공동불법행위의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상법 제724조제2항에 의한 손해배상채무를 직접 부담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관계에 있는 보험자가 그 부담 부분을 넘어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보험금으로 지급함으로써 공동불법행위자들의 보험자들이 공동면책되었다면 그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들의 보험자들이 부담하여야 할 부분에 대하여 직접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1998.9.18. 선고 96다1976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사고는 소외 1 주식회사와 이 사건 기중기의 운전자인 소외 2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이 사건 기중기의 소유자인 소외 3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 의하여, 소외 1 주식회사는 불법행위자로서 각자 피해자 소외 4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전제한 다음, 소외 1 주식회사와 사이에 사용자배상책임부 영업배상책임보험(이하 ‘영업배상책임보험’이라 한다) 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인 원고가 피해자에게 보험금 1억 원을 지급하였으나, 위 금액은 피해자의 손해액 393,937,499원 중 소외 1 주식회사의 과실비율인 40%에 해당하는 원고의 책임분담액 157,574,999원을 초과하지 아니하여 원고로서는 이 사건 기중기에 관하여 영업용자동차보험(이하 ‘자동차보험’이라 한다) 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인 피고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은 동일한 피보험자가 수 개의 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로서 원·피고는 중복보험자에 해당하여 원·피고는 각자의 보험금액 비율에 따라 보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므로, 피고는 원고가 지급한 1억 원 중 피고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상법 제672조 소정의 중복보험은 동일한 목적과 동일한 사고에 관하여 수 개의 보험계약이 체결된 경우를 말하는 것인데, 원고의 영업배상책임보험과 피고의 자동차보험은 그 보험의 목적과 보험사고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보험금액의 총액이 보험가액을 초과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각 보험은 상법 제672조 소정의 중복보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두 개의 책임보험계약이 보험의 목적, 즉 피보험이익과 보험사고의 내용 및 범위가 전부 공통되지는 않으나 상당 부분 중복되고, 발생한 사고가 그 중복되는 피보험이익에 관련된 보험사고에 해당된다면, 이와 같은 두 개의 책임보험계약에 가입한 것은 피보험자, 피보험이익과 보험사고 및 보험기간이 중복되는 범위 내에서 상법 제725조의2에 정한 중복보험에 해당한다(대법원 2005.4.29. 선고 2004다5768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는 소외 1 주식회사와 사이에 보험기간을 2002.6.22.부터 1년간으로 정하여 영업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고, 피고는 소외 3 소유의 이 사건 기중기에 관하여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로서 이 사건 사고는 그 보험기간 내에 발생한 사실, 소외 1 주식회사는 그가 시공하는 건물신축공사 현장에서 이 사건 기중기를 사용하여 작업을 하던 중, 소외 2가 이 사건 기중기를 잘못 조작하는 바람에 데크플레이트에서 작업하던 피해자를 아래로 추락하게 하여 피해자에게 1요추 파열골절, 척수손상에 의한 하반신 마비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는데, 이 사건 사고는 소외 2의 기중기 조작상의 과실과 소외 1 주식회사가 피해자에 대한 안전관리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사실, 원고는 영업배상책임보험에 따라 피해자에게 보험금 1억 원을 지급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소외 1 주식회사는 영업배상책임보험의 피보험자임과 동시에 자동차보험약관상 소외 3으로부터 이 사건 기중기에 대한 사용승낙을 받은 승낙피보험자로서 영업배상책임보험 및 자동차보험의 중복된 피보험자에 해당할 여지가 있고, 한편, 위 각 보험은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손해배상책임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그 피보험이익이 일정 부분 공통되며, 이 사건 사고는 위 각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모두 해당하고, 각 보험기간의 일부도 중복되며, 각 보험금액의 총액도 피해자가 입은 손해액을 초과함이 명백하므로, 위 각 보험은 상법 제725조의2 소정의 중복보험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할 것이고, 그렇다면, 원고는 그가 지급한 보험금이 상법 제725조의2에 의해 준용되는 상법 제672조제1항에서 정한 바에 따라 각자의 보험금액의 비율에 따라 산정한 원고의 분담비율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피고를 상대로 그 보상책임 부분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영업배상책임보험 및 자동차보험의 구체적인 내용, 소외 1 주식회사가 그 공사현장에서 이 사건 기중기를 사용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하여 나아가 심리하여 각 보험이 중복보험 관계에 있는지를 가렸어야 함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위 각 보험이 중복보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고 말았으니(원심이 들고 있는 대법원 1989.11.14. 선고 88다카29177 판결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원심판결에는 중복보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원심이 채용한 증거 및 기록에 나타난 정황에 의하면,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기한 원고의 보험금액(손해보상액)은 2억 원(원고는 피보험자인 소외 1 주식회사가 근로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손해배상책임 중 2억 원을 한도로 보상하기로 하였다)이고, 자동차보험에 기한 피고의 보험금액(손해보상액)은 피해자의 손해액인 393,937,499원임을 알 수 있는바, 위 각 보험이 중복보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각자의 보험금액의 비율에 따라 원·피고의 부담 부분을 산정해 보면, 원고는 132,652,846원[= 393,937,499원 × 2억 원/(2억 원 + 393,937,499원)], 피고는 261,284,652원[= 393,937,499원 × 393,937,499원/(2억 원 + 393,937,499원)]이 되는데, 원고가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1억 원은 원고의 부담 부분인 132,652,846원의 범위 내임이 분명하여,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중복보험에 기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원고의 청구는 어차피 기각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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