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이 운전을 한 것으로 특정된 장소인 아파트단지와 대학구내 통행로의 관리 및 이용 상황에 비추어 피고인이 운전한 도로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곳으로 볼 여지가 있음에도, 위 장소가 도로교통법상의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무면허운전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대법원 2006.01.13. 선고 2005도6986 판결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검사
♣ 원심판결 / 서울서부지법 2005.8.25. 선고 2005노54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이 운전을 한 것으로 특정된 장소인 ‘청화아파트 단지’와 ‘서울정수기능대학’이 도로교통법상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곳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무면허운전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피고인이 운전을 한 것으로 특정된 장소인 ‘청화아파트 단지’와 ‘서울정수기능대학’이 도로법상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곳임을 뒷받침하는 증거로서 현장사진을 포함한 수사보고서를 원심법원에 제출하였는바, 그에 의하면 피고인이 차량을 운전한 장소는 비록 아파트단지 또는 대학구내의 통행로이기는 하지만 그 일부에 중앙선이 그어져 있고, 특히 위 아파트단지의 정문에서 후문을 통하여 다른 도로로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입구에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또는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더라도 위 아파트단지 내 ‘청화상가’ 건물 안에 식당 및 학원 등이 모여 있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차량을 운행하는 데 대하여 아파트 경비원들이 별다른 통제를 하지도 않고, 정수기능대학의 경우에도 심야시간에만 정문을 닫고 그 외에는 항상 개방하기 때문에 별다른 통제 없이 누구나 차량으로 통행하고 있다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아파트단지와 대학구내 통행로의 관리 및 이용 상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운전한 위 도로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곳으로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검사가 추가입증을 위하여 원심법원에 제출한 수사보고서를 증거로 제출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이에 관한 증거조사를 통하여 위 장소가 도로교통법상의 ‘도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따져 보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위 장소가 도로교통법상의 ‘도로’에 해당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도로교통법상의 ‘도로’의 개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손지열 김용담(주심) 박시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