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유인물 배포,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 등

 

<판결요지>

[1] 회사가 취업규칙에서 유인물의 배포에 관하여 회사의 사전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노동조합의 정당한 업무를 위한 행위나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향상이나 복지 증진을 위한 정당한 행위까지 금지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그 행위가 정당한가 아닌가는 회사의 승인 여부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그 유인물의 내용, 매수, 배포의 시기, 대상, 방법, 이로 인한 기업이나 업무에의 영향 등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원심이 이 사건 유인물의 내용 중 일부는 회사의 경영상태 악화와 관련하여 고용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만, 상당부분은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향상이나 복지 증진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사회적·정치적 문제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므로, 피고보조참가인의 노무지휘권이 미치는 장소인 회사의 정문 또는 그 통근버스 내에서 위 회사 근로자들을 상대로 위와 같은 내용의 유인물 배포하는 것은 근로자들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위 원고들의 위 유인물 배포행위가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향상이나 복지 증진을 위한 정당한 행위이므로 이를 이유로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을 위한 점수 산정에 있어 10점씩 감점을 한 것은 부당하다는 위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내 유인물 배포행위의 정당성 판단기준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무엇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인가는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고, 사용자가 해고의 기준에 관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 해고의 기준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였다면 이러한 사정도 해고의 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인지의 판단에 참작되어야 한다.

이 사건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은 제안자, 대내외 표창수상자, 자격증 취득, 보훈가족 및 장애인 근로자 등과 관련하여 일정한 점수를 가점하고, 징계사실 유무, 취업규칙 미준수, 재취업가능자, 고과열등자, 근로자 개별생활능력 등과 관련하여 일정한 점수를 감점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정리해고를 위한 점수를 부여하게 되어 있는바, 이러한 기준이 전혀 합리성이 없다거나 특정의 근로자만을 해고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등 사용자의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사회통념상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한편 피고보조참가인으로서는 근로자들로부터 부양가족이 실제로 부양을 받는지 여부를 판단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이상 개별근로자들의 의사에 의한 연말정산 신고서류 및 인사기록등록표 등만을 근거로 부양가족을 판단할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보조참가인이 위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 중 근로자 개별생활능력 항목과 관련하여 객관적인 자료라고 볼 수 있는 연말정산시 신고서류상의 부양가족을 기준으로 점수를 부여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11.09.08. 선고 2009두14682 판결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상고인 / 편○○ 등 7인

♣ 피고, 피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09.7.29. 선고 2008누3624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정리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 중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의 가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대법원 1992.12.22. 선고 92다14779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정리해고를 실시하기 전에 다하여야 할 해고회피노력의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고, 사용자가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에 관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 정리해고 실시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였다면 이러한 사정도 해고회피노력의 판단에 참작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7.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보조참가인이 노동조합과 사이에 이 사건 정리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판단하고, 또한 이 사건 정리해고를 전후하여 지속적으로 연장근로를 실시할 정도로 생산직 근로자들의 업무량이 많은 상태였으므로 연장근로를 중단하고 그 작업량을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에게 분산하였다면 이 사건 정리해고를 피할 수 있었는데도 피고보조참가인이 이러한 해고회피노력을 게을리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망간전지 생산라인과 알카전지의 생산라인은 그 생산공정이 다르고, 망간전지 생산라인의 경우 근로자 29인이 1라인에 참여하지만, 알카전지 생산라인은 근로자 27명이 2라인에 참여하는 체제로 구성되어 있어서 각 생산라인과 제품 간에 교차하여 생산할 수 없으며, 망간전지 생산라인은 단순 공정이 많은 데 비하여 알카전지 생산라인은 설비운영 및 정비에 기술을 요하는 부분이 있어 망간전지 생산라인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알카전지 생산라인에 배치되더라도 주로 단순한 자재공급, 포장이나 기초 스위치 조작을 행할 수 있을 뿐인 사실 등 그 판시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이 주장하는 생산직 근로자들의 연장근로는 망간전지의 생산물량 또는 매출량의 증가로 인한 것이 아니라 주로 한시적인 알카전지의 생산량 증대로 일어난 것으로 보이고, 알카전지 생산라인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연장근로를 중단하고 이 사건 정리해고의 대상이 된 원고들을 알카전지 생산라인에 배치하여 그 작업량을 대신 수행하도록 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나 정리해고 요건으로서의 해고회피노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회사가 취업규칙에서 유인물의 배포에 관하여 회사의 사전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노동조합의 정당한 업무를 위한 행위나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향상이나 복지 증진을 위한 정당한 행위까지 금지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그 행위가 정당한가 아닌가는 회사의 승인 여부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그 유인물의 내용, 매수, 배포의 시기, 대상, 방법, 이로 인한 기업이나 업무에의 영향 등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9.24. 선고 95다11504 판결, 대법원 1997.12.23. 선고 96누1177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하여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을 적용하면서, 원고 오○○, 유○○, 김○○, 이○○, 전○○이 2006.9.6. ‘○○○ 노동자 신문’(2006년 9월 제4호)이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회사의 사전허가 없이 회사 정문에서 퇴근 중인 근로자들에게 배포하거나, 퇴근하기 위하여 회사의 통근버스에 승차해 있는 근로자들 20명 가량에게 배포하여 회사에 시말서 또는 사유서를 제출한 것을 이유로, 취업규칙 미준수 항목에서 10점 내지 15점을 감점한 사실, 위 유인물의 내용 중 일부는 회사의 경영상태 악화와 관련하여 고용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만, 상당부분은 ‘8·15 민족통일행사 참관기’(참가인 회사가 소재한 ○○지역의 노동자들이「자주통일 범국민대회」등의 행사에 참여한 소감과 통일을 위한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의 글), ‘한미 FTA’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농민과 노동자의 삶에 위협이 된다는 것과 「한미자유무역협정 저지 미국 원정투쟁단」의 투쟁계획을 전하는 언론사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전재한 글], ‘○○투쟁을 다녀와서’(○○시로의 미군기지 확장 이전을 반대하고 민중의 투쟁으로 이를 저지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는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향상이나 복지 증진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사회적·정치적 문제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므로, 피고보조참가인의 노무지휘권이 미치는 장소인 회사의 정문 또는 그 통근버스 내에서 위 회사 근로자들을 상대로 위와 같은 내용의 유인물 배포하는 것은 근로자들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위 원고들의 위 유인물 배포행위가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향상이나 복지 증진을 위한 정당한 행위이므로 이를 이유로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을 위한 점수 산정에 있어 10점씩 감점을 한 것은 부당하다는 위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위에서 본 법리에 위 인정 사실을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내 유인물 배포행위의 정당성 판단기준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무엇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인가는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고, 사용자가 해고의 기준에 관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 해고의 기준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였다면 이러한 사정도 해고의 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인지의 판단에 참작되어야 한다(대법원 2003.9.26. 선고 2001두10776, 10783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은 제안자, 대내외 표창수상자, 자격증 취득, 보훈가족 및 장애인 근로자 등과 관련하여 일정한 점수를 가점하고, 징계사실 유무, 취업규칙 미준수, 재취업가능자, 고과열등자, 근로자 개별생활능력 등과 관련하여 일정한 점수를 감점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정리해고를 위한 점수를 부여하게 되어 있는바, 이러한 기준이 전혀 합리성이 없다거나 특정의 근로자만을 해고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등 사용자의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사회통념상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한편 피고보조참가인으로서는 근로자들로부터 부양가족이 실제로 부양을 받는지 여부를 판단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이상 개별근로자들의 의사에 의한 연말정산 신고서류 및 인사기록등록표 등만을 근거로 부양가족을 판단할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보조참가인이 위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 중 근로자 개별생활능력 항목과 관련하여 객관적인 자료라고 볼 수 있는 연말정산시 신고서류상의 부양가족을 기준으로 점수를 부여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연말정산시 부양가족 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원고 김○○에 대하여 부양가족이 없는 것으로 보아 점수를 산정한 것은 위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한 것으로서 부당하다는 위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 및 그 적용의 합리성 판단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패소자인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시환 차한성(주심) 신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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