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기 위한 창작성의 정도
[2]디즈니 만화영화 속의 달마시안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개의 모양을 섬유직물의 원단 등에 복제하여 판매한 행위가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에 해당된다고 한 사례
[3]고소에 있어서 범죄사실의 특정 정도
[4]저작재산권 침해에 대한 고소에 있어서 여러 종류의 모습을 한 저작물 중 하나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아니하고 저작물을 총칭하는 용어를 기재한 경우 특정 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기 위하여는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이어야 하므로 그 요건으로서 창작성이 요구되나, 여기서 말하는 창작성이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어떠한 작품이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음을 의미할 뿐이어서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하여는 단지 저작물에 그 저작자 나름대로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다른 저작자의 기존의 작품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이면 충분하다.
[2]디즈니 만화영화 속의 달마시안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개의 모양을 섬유직물의 원단 등에 복제하여 판매한 행위가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에 해당된다고 한 사례.
[3]고소는 고소인이 일정한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범인의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이므로 그 고소한 범죄사실이 특정되어야 할 것이나 그 특정의 정도는 고소인의 의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사실을 지정하여 범인의 처벌을 구하고 있는 것인가를 확정할 수만 있으면 된다.
[4]저작재산권 침해에 대한 고소에 있어서 여러 종류의 모습을 한 저작물 중 하나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아니하고 저작물을 총칭하는 용어를 기재한 경우 특정 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3.10.23 선고 2002도446 판결 [상표법위반(공소취소)·저작권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1 외 3인
♣ 상고인 / 피고인들 및 검사
♣ 원심판결 / 광주지법 2002.1.10. 선고 99노241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한 공소기각 부분 및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피고인 3, 피고인 4 주식회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기 위하여는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이어야 하므로 그 요건으로서 창작성이 요구되나, 여기서 말하는 창작성이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어떠한 작품이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음을 의미할 뿐이어서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하여는 단지 저작물에 그 저작자 나름대로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다른 저작자의 기존의 작품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이면 충분하다(대법원 1995.11.14. 선고 94도2238 판결 참조).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이 미국 디즈니 엔터프라이즈 인크(Disney Enterprises Inc.)가 창작한 저작물인 “101마리 달마시안(Dalmatian)”에 등장하는 달마시안과 동일 내지 극히 유사한 개 모양을 부착한 원단을 저작권자인 위 회사로부터 저작물의 복제에 관한 허락을 받음이 없이 생산, 판매하거나 소지하는 등으로 위 회사의 위 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요지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달마시안 종의 개 101마리라는 설정과 이에 따른 101이라는 숫자 및 달마시안 무늬로 만든 디자인으로 표현된 위 회사의 저작물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달마시안 종 일반을 연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위 회사가 창작한 만화영화 속 주인공인 101마리의 달마시안 종의 개만을 연상하게 하며, 달마시안 종의 개가 원래 자연계에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위 회사는 달마시안 종의 개에게 만화주인공으로서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사랑스러움과 친숙함 등을 느낄 수 있도록 도안함으로써 저작권법에서 요구하는 창작성의 요건을 갖추었으므로, 이는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되고, 제1심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만화영화 속의 달마시안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개의 모양을 각 섬유직물의 원단 등에 복제하여 판매 등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이러한 행위는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에 해당된다 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위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 이걸이 미국 타임워너 엔터테인먼트사(Time Warner Entertainment Co. L. P., 이하 ‘피해자’라 한다)가 창작한 저작물인 뱁스 버니(Babs Bunny) 및 버스터 버니(Buster Bunny)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부분은 구 저작권법(2000.1.12. 법률 제61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저작권법’이라 한다) 제98조제1호, 제102조에 의하여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건인데, 뱁스 버니 및 버스터 버니의 저작재산권자인 피해자의 대리인이 1999.7.15. 광주지방검찰청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버니” 캐릭터를 침해였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어 위 피해자가 그 침해에 대한 처벌을 구하는 저작물이 “벅스 버니”인지 아니면 “버스터 버니”나 “뱁스 버니”인지 명확하지 아니한데, 위 고소장에 첨부된 서류 중 한 면(수사기록 제4책 제1권 352쪽)에 뱁스 버니 및 버스터 버니가 등장하기는 하나, 단지 그 아랫부분에 장래 뱁스 버니와 버스터 버니를 주제로 한 작품이 등장할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을 뿐 그 윗부분과 중간부분에는 벅스 버니가 등장하고, 위 한 면을 제외한 나머지 첨부서류에는 벅스 버니를 비롯한 다른 캐릭터만 등장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고소는 뱁스 버니나 버스터 버니가 아니라 벅스 버니라는 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음에 관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달리 뱁스 버니나 버스터 버니라는 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고소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인 1과 피고인 2에 대한 뱁스 버니 및 버스터 버니에 관한 각 저작권법위반의 점은 피해자의 고소 없이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고소는 고소인이 일정한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범인의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이므로 그 고소한 범죄사실이 특정되어야 할 것이나 그 특정의 정도는 고소인의 의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사실을 지정하여 범인의 처벌을 구하고 있는 것인가를 확정할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대법원 1988.10.25. 선고 87도1114 판결, 1999.3.26. 선고 97도176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토끼의 그림이 부착된 원단을 제작한 것을 적발하고 1999.4.27. 상표법 및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로 위 피고인들을 기소한 사실(광주지방법원 99고단1707호 사건), 그 후 1999.7.14. 피해자의 대리인은 위 피고인들이 상표등록이 된 “버니표장”과 동일한 그림의 원단을 제작하여 피해자의 상표권과 저작권을 침해하였다는 내용의 고소장(수사기록 제4책 제1권 99쪽) 및 첨부서류(수사기록 제4책 제1권 104 내지 530쪽)를 검찰에 제출한 사실, 위 고소장에 첨부한 서류에는 피해자의 저작물인 벅스 버니(Bugs Bunny), 뱁스 버니(Babs Bunny), 버스터 버니(Buster Bunny), 롤라 버니(Lola Bunny), 베이비 버니(Baby Bunny) 등 여러 종류의 토끼 모습이 표시되어 있으나(수사기록 제4책 제1권 120 내지 123, 352쪽), 위 고소장 자체에는 이 중 “벅스 버니”만 열거되어 있을 뿐 나머지 저작물의 명칭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 그 후 피해자의 대리인은 위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버니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하였다는 내용의 고소보충진술서를 추가로 검찰에 제출한 사실, 검사는 1999.7.30. 위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버니 캐릭터”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여 저작권법을 위반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로 위 피고인들을 추가로 기소한 후 1999.8.26. 위 피고인들에 대한 기존의 상표법 및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의 공소를 취소한 사실, 검사는 2001.9. 19.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버니 캐릭터”를 “뱁스 버니 캐릭터 및 버스터 버니 캐릭터”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고 원심이 2001.11.1. 이를 허가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버니(Bunny)는 토끼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인 점, 검사가 토끼 모습을 새긴 원단을 제작한 행위가 상표법 및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을 위반되는 것으로 보아 위 피고인들을 같은 죄명으로 기소한 후에 피해자의 대리인이 검찰에 고소장 및 고소보충진술서를 제출한 점, 피해자의 대리인은 고소보충진술서에 “버니 캐릭터”라고만 기재하였을 뿐 위 “버니 캐릭터”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의 대리인은 위 피고인들이 제작한 원단에 표시된 토끼 그림은 피해자의 저작물인 토끼 모습을 한 여러 종류의 저작물 중 하나에 해당한다는 의미에서 토끼 모습을 한 저작물을 총칭하는 “버니 캐릭터”라는 용어를 고소보충진술서에 기재한 것으로 볼 것이므로, 피해자의 대리인의 고소에는 위 피고인들이 뱁스 버니 및 버스터 버니에 대한 피해자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대리인이 뱁스 버니나 버스터 버니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고소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고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과 피고인 2에 대한 공소기각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고, 피고인 1과 피고인 2에 대한 유죄 부분과 위 공소기각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서 함께 1개의 형이 선고되어야 할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과 피고인 2에 대한 공소기각 부분과 유죄 부분을 전부 파기하여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고, 피고인 3, 피고인 4 주식회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이용우 이규홍(주심) 박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