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2]참가인의 사직서 제출은 품질경영팀 직원전원이 품질불량 등 문제에 대하여 근신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하여 형식상으로 제출한 것으로서, 이에 기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검토 지시 및 보고 경위, 사업장의 규모 등에 비추어 원고로서도 참가인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가 아니라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10.01.14. 선고 2009두15951 판결[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상고인 / 류○○

♣ 피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09.8.21. 선고 2008누37840 판결

♣ 판결선고 / 2010.1.14.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 이유를 살펴본다.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5.11.25. 선고 2005다38270 판결, 대법원 2002.6.14. 선고 2001두1107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사직의 의사로 사직서를 작성·제출하였고, 설사 참가인의 사직서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기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알았다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사직서 수리행위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 및 기록에 의하면, ① 원고가 2007.10.9. 정기 임원회의에서 상무 유○○에게 2007년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불량률 및 관련 손실비용을 보고하도록 지시하였고, 유○○은 품질경영팀장 우○○에게 위 사항의 조사를 지시한 점, ② 우○○이 조사한 결과 관련 손실비용이 5,000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러한 사실을 보고하기 위하여 2007.10.12.(금) 비상 임원회의가 소집되었던 점, ③ 유○○은 비상 임원회의에 참석하기 직전에 품질경영팀 직원 전체 회의를 소집하여 품질불량 및 근무태도 불량 문제 등에 관하여 강하게 질책하고, 전사적 차원의 손실을 끼쳤으니 근신하고 책임지는 자세에서 사직서를 작성하자고 말한 뒤 그 자리에서 자신의 사직서를 작성하여 우○○에게 건네주었던 점, ④ 그 후 우○○과 성○○이 사직서를 작성하였고 참가인과 이○○는 사직서 작성 요구를 거부하였으나, 우○○이 계속하여 사직서가 수리될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사직서 작성을 종용하자, 참가인도 마지막으로 사직서를 작성하였던 점, ⑤ 우○○은 위 비상 임원회의에서 품질관리팀 소속 직원 전원(4명) 및 상무 유○○의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원고는 임원회의 직후 위 사직서를 모두 수리한 점, ⑥ 참가인과 이○○는 2007.10.15.(월) 09:00경 회사에 출근하였으나 부장 홍○○과 팀장 우○○이 출근을 저지하자 자신들의 사직서가 수리된 이유를 따지며 1시간 정도 항의하다가 돌아간 점, ⑦ 상무 유○○, 팀장 우○○, 사원 성○○은 그 후에도 종전의 직위 및 임금 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계속근무하였고, 그 중 성○○은 2008.4.7. 퇴직금을 정산·지급받고 퇴사한 점 등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위 사실관계를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사직서 제출은 품질경영팀 직원전원이 품질불량 등 문제에 대하여 근신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하여 형식상으로 제출한 것으로서, 이에 기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상무 유○○을 통한 검토 지시 및 보고 경위, ○○금속의 규모 등에 비추어 원고로서도 참가인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가 아니라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로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설사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기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알았다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원고의 사직서 수리행위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비진의 의사표시 및 해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김영란

대법관 김능환

주심 대법관 민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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