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기 위하여 갖추어야 하는 동의의 요건

[2]정년퇴직 연령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의 기존 퇴직규정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경우, 그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이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지만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에게도 미치는지 여부(적극)

[3]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는 경우와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는 경우,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시 동의 주체가 되는 근로자의 범위

 

◆ 대법원 2009.11.12. 선고 2009다49377 판결[정년확인]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 피고, 상고인 / 피고 주식회사

♣ 원심판결 / 대전고법 2009.5.29. 선고 2009나18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 회사는 2001.6.20. 연구직 책임급의 정년을 65세에서 60세로 단축하는 내용의 이 사건 취업규칙에 관하여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고 같은 날 노동부장관에게 이 사건 변경된 취업규칙을 신고한 사실,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은 4직급(기술직·사무직·연구직) 이하 및 생산·행정기술직 및 상용원을 조합원으로 하도록 되어 있고 이에 해당하는 직원은 입사와 동시에 조합원이 되나, 원고와 같은 연구직 책임급은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 사실 등을 인정한 후,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취업규칙에 대하여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기는 하였으나, 위 노동조합은 기존 정년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이 유효하다고는 볼 수 없고, 한편 피고 회사가 정년규정의 변경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책임급 연구원들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은 이를 자인하고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취업규칙은 원고를 포함한 책임급 연구원에 대하여는 그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2.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또한, 여기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 유무를 불문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고,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을 가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년퇴직 연령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의 기존 퇴직규정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경우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적법·유효하여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지만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았던 근로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대법원 2008.2.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그 나머지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장차 직급의 승급 등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5.28. 선고 2009두2238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와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비추어 보면, 비록 이 사건에서 원고와 같은 연구직 책임급에게는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고, 이 사건 취업규칙상의 연구직 책임급의 정년 단축으로 인하여 그 정년 단축 당시의 연구직 책임급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근로자 집단이 연구직 책임급의 근로자 집단과 동일한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고, 그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이 사건 취업규칙상의 정년단축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연구직 책임급의 근로자 집단뿐만 아니라 장래 이 사건 취업규칙상의 단축된 정년의 적용이 예상되는 다른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심으로서는 연구직 책임급의 근로자 집단과 동일한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고 이 사건 취업규칙상의 단축된 정년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의 존재 및 범위를 심리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동의주체가 되는 근로자 집단을 분명히 한 다음 그 근로자 집단 소속 근로자들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는지를 확인하여,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효력요건인 근로자들의 동의가 있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은 점들에 대하여 제대로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취업규칙상의 연구직 책임급의 정년 단축으로 불이익을 받는 직원들은 그 정년이 단축될 당시의 연구직 책임급뿐이라는 전제하에, 원고와 같은 연구직 책임급에게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아 그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지 않은 피고 회사 노동조합은 기존 정년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 회사가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들의 범위 및 그 변경의 동의주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주심) 신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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