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업주의 지배·관리하의 회식 과정에서 근로자가 과음하여 정상적인 거동이나 판단능력에 장애가 있는 상태에 이른 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부상, 사망 등의 재해를 입은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정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바이어 접대를 겸한 직원 회식에 참석하여 과음하여 만취상태에 이른 근로자가 귀가하던 중 지하철 승강장에서 달리는 지하철에 머리를 부딪쳐 중증 뇌좌상 등의 상병을 입은 사안에서, 사업주의 전반적인 지배·관리하에 있는 회식에서의 과음으로 만취하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한 이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8.10.09. 선고 2008두9812 판결[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 피고, 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8.5.29. 선고 2007누3094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일부 인용하여, 2006.5.25. 18:20부터 20:32까지 원고가 근무하던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주인 소외 1 및 그 직원인 원고, 소외 2, 3 등과, 소외 1의 형제이자 이 사건 사업장과는 사실상 동일한 사업장으로 운영되어 오던 주식회사 형경산업의 사업주 소외 4 및 그 직원인 소외 5, 6 등이 중국 바이어 접대를 겸한 전체 직원회식을 중국 바이어 3인의 합석하에 1차로 식당에서 마친 후, 술에 취해 귀가한 중국 바이어들과 소외 1을 제외한 나머지 참석자 전원이 소외 4의 주도하에 인근 나이트클럽으로 자리를 옮겨 2차 회식을 계속한 사실, 원고는 1차 회식에서 바이어를 접대하느라 상당량의 음주를 한 데 이어 2차 회식에서도 계속 술을 마시게 되는 바람에 만취상태에 이르러 이에 소외 4의 지시로 같은 날 21:30경 소외 6의 부축하에 택시를 타고 귀가하려다가 택시가 잡히지 않는 바람에 부득이 혼자 지하철을 이용하던 중 승강장에서 달리는 지하철에 머리를 부딪치는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중증 뇌좌상 등의 상병을 입게 된 사실 등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위 2차 회식은 이 사건 사업장 소속 전 직원이 참석하였고, 위 사업장의 사업주와 사실상 동일시할 수 있는 소외 4의 주도와 비용 부담하에 이루어졌으므로 그 전반적인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고, 나아가 위 회식에서의 과음으로 말미암아 원고가 만취하는 바람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이상 위 사고로 인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며, 위 회식 과정에서 원고가 주량을 초과하여 과음한 것이 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 하여 사업주 지배·관리하의 이 사건 회식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사유는 되지 못한다고 판단함으로써, 피고의 요양불승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소외 1 운영의 이 사건 사업장과 소외 4 운영의 형경산업이 사실상 동일한 사업장이고 위 각 사업주 역시 마찬가지이며, 따라서 위 1, 2차 회식 모두 사실상 원고의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다투는 취지의 주장은 사실심인 원심의 적법한 사실인정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한편,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회사 외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우선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하고, 또한 근로자가 그와 같은 행사나 모임의 순리적인 경로를 일탈하지 아니한 상태에 있어야 하는데(대법원 1997.8.29. 선고 97누7271 판결, 대법원 2007.11.15. 선고 2007두6717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사업주 지배·관리하의 회식 과정에서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하여 음주를 한 나머지 정상적인 거동이나 판단능력에 장애가 있는 상태에 이르렀고 그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부상·질병·신체장해 또는 사망 등의 재해를 입게 되었다면, 위 과음행위가 사업주의 만류 또는 제지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자신의 독자적이고 자발적인 결단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거나 위 회식 또는 과음으로 인한 심신장애와 무관한 다른 비정상적인 경로를 거쳐 재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회식 중의 음주로 인한 재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원고의 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고현철 김지형(주심)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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