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로 되기 위한 요건 및 그 판단 기준

[2]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에서 사업주가 산재보험관계의 신고 등을 태만히 한 기간 중에 발생한 재해로 근로복지공단이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 그 보험급여의 일정 비율 금액을 사업주로부터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한 취지

[3]산재보험당연적용사업인 제조업체가 그 제품의 생산을 위하여 가동할 공장 자체의 신축공사를 직영하는 경우 그 공사현장도 위 제조업에 흡수되는 사업장으로 보아 그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를 산재사고로 처리하고 유족급여를 지급한 조치에 산재보험적용대상사업 해당 여부를 오인한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그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7.05.10. 선고 2007다19 판결[배당이의]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인천지법 2006.11.23. 선고 2006나589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지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하여야 하는바,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이를 처분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로서 그것이 처분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때에는 비록 이를 오인한 하자가 중대하다고 할지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7.3.16. 선고 2006다83802 판결, 2004.10.15. 선고 2002다68485 판결 등 참조).

 

한편, 이 사건 유족급여 중 50% 상당액 징수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과 같이, 이 사건 사망사고 및 징수처분 당시 시행되던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72조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78조에서 사업주가 산재보험관계의 신고나 보험료 납입을 태만히 한 기간 중에 발생한 재해로 인하여 근로복지공단이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 그 보험급여의 일정 비율금액을 사업주로부터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한 취지는,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에 대한 신속·공정한 보상, 재해 예방, 기타 근로자의 복지 증진 등을 위하여 사업주의 위 법상의 보험관계 신고 또는 사업개시 신고 및 보험료 납부의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기 위한 것이고, 그 재해가 사업주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발생하였는지는 불문하는 것이다 (대법원 1997.9.12. 선고 97누7417 판결 참조).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징수처분을 하기에 이른 경위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를 비롯하여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는 이 사건 공사를 위한 건축허가신청시 사실은 위 공사를 소외인에게 도급주었음에도 위 공사를 자신이 직영하는 것으로 신고하고 이에 따라 완공된 이 사건 공장에 대한 건축물관리대장상 시공자란에 원고의 이름이 등재되게 되어, 대외적으로 위 공사가 원고의 직영공사로 오인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한 점, 이 사건 공사와 같이 제조업체가 그 제품의 생산을 위하여 가동하는 공장 자체를 신축하기 위한 공사를 직영하는 경우 그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를 그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적용될 수 있는 명확한 법규정 또는 판례가 없는 상황에서, 피고로서는 이 사건 공사현장이 산재보험 당연적용대상사업인 원고의 제조공장과 경영조직으로서의 독립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산재보험 당연적용대상 사업장과 동일한 장소에서 공사작업을 하던 중 재해가 발생하였음에도 단지 그 공사규모가 영세하다는 이유로 당연적용제외대상으로 처리되어 산재보상을 받지 못하는 결과에 이르는 것은,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공정하고 신속하게 보상함으로써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의 취지(대법원 1998.7.10. 선고 98두6432 판결 참조)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끝에, 이 사건 공사현장이 이미 산재보험 당연적용대상 사업인 원고의 제조업에 흡수되는 것으로 처리한 점, 원고에게 이 사건 사망사고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는 민사판결은 이 사건 처분 이후에 선고되었고, 원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은 소외인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관한 경찰조사도 이 사건 처분 이후에 이루어짐으로써, 피고는 이 사건 처분시까지 이 사건 사망사고가 산재사고에 해당되는지 여부와 관련되는 사법기관의 객관성 있는 판단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점 등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 볼 때, 설사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사망사고가 산재보험 당연적용대상사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어 피고는 그 유족에게 유족급여를 지급할 수 없고 나아가 원고에게 그 유족급여 지급액 중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징수금을 부과할 수 없는데도 피고가 이 사건 처분에 나아간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산재보험 당연적용대상사업 해당 여부에 관한 법률관계나 사실관계를 오인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그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의 당연무효 사유가 된다고 할 수 없다.

 

원심판결에 원고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일부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처분에 당연무효 사유가 없다고 보아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조치가 결과적으로 정당한 이상,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게 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주심) 김황식 안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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