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절차는 원래의 징계절차와 함께 하나의 징계처분절차를 이룸. 피고의 단체협약에 조합원에 대한 징계 시 노동조합 대표의 징계위원회 참여권을 규정하고 있고, 그 대표가 조합원인 원고에 대한 재심징계위원회에 참여하고자 했음에도 피고가 이를 허용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인정되어 무효임.
[2] 피고가 원고의 여러 법인카드 결제건 등을 업무와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징계사유로 삼았으나, 그 중 일부만을 업무와 관련 없는 징계사유로 인정한 후, 인정되는 법인카드 부당사용의 액수, 횟수 및 사용경위 등을 종합하면 위 징계해고는 재량권의 범위를 넘은 위법한 것이어서 실체적으로도 무효라고 본 사안(원고일부승).
【서울고등법원 2022.8.24. 선고 2021나2036036 판결】
• 서울고등법원 제1민사부 판결
• 사건 / 2021나2036036 해고무효확인 등
• 원고, 항소인 / A
• 피고, 피항소인 / 주식회사 B
• 제1심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8.26. 선고 2020가합542401 판결
• 변론종결 / 2022.06.22.
• 판결선고 / 2022.08.24.
<주 문>
1. 제1심판결의 피고에 대한 부분 중 해고무효 확인 부분 및 아래 제3항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9.7.11.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3. 피고는 원고에게,
가. 123,256,547원 및 그중 99,620,968원에 대하여는 2020.5.12.부터, 3,415,322원에 대하여는 2020.5.25.부터, 19,604,257원에 대하여는 2021.6.24.부터, 616,000원에 대하여는 2021.6.25.부터 각 2022.8.24.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2020.5.1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9,625,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다. 2021.6.23.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84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4.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5. 소송 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6.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9.7.11.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① 103,036,29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5.12.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② 20,220,257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2021.6.2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③ 2020.5.1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9,625,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④ 2021.6.23.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84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를 상대로 해고무효 확인 청구, 미지급임금 청구, 손해배상 청구를 하였으나 전부 패소하였고, 해고무효 확인 청구와 미지급임금 청구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다. 원고는 항소 후 2021.9.27.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로 미지급 임금 청구를 감축하였고, 손해배상 청구 부분은 취하한 것으로 본다).
<이 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중 제3면 제7행부터 제8행까지를 삭제하는 이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해당 부분(제3면 이하 ‘1. 기초사실’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별지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고에는 다음과 같은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는 확인 및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가. 원고는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이고, 단체협약에 의하면 피고는 징계대상자가 조합원일 경우는 조합 대표자가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징계에 대하여 소명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함에도, 피고는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재심 징계위원회에 노동조합 대표자의 참석을 허용하지 않은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
나. 원고는 업무와 관련하여 법인카드를 사용하였고, C학회 춘계학술대회와 D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실제로 참가하였으며, 법인카드 사용과 대체휴가 사용에 대하여 피고의 승인을 받았다. 또한, 원고는 심포지움 참석과 관련하여도 피고의 관련 기준의 해석에 맞게 대체휴가를 신청하여 승인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다. 설령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이 사건 해고는 위 징계사유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3. 해고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절차적 하자의 존재 여부
1)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절차는 징계처분에 대한 구제 내지 확정절차로서 원래의 징계절차와 함께 전부가 하나의 징계처분절차를 이루는 것으로서 그 절차의 정당성도 징계과정 전부에 관하여 판단되어야 하므로, 원래의 징계처분이 그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 하더라도 재심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재심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무효로 된다. 그리고 단체협약 규정에 징계면직된 조합원이 재심을 청구할 경우 노동조합의 참여권을 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장하지 아니한 채 재심이 행하여져 징계면직처분이 확정되었다면, 그 징계처분은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6.2.23. 선고 95다13708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14, 21, 23, 37, 38호증, 을가 제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에 의하면, ①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 사이의 단체협약 제28조의2 제1항에서는 “징계는 회사 취업규칙에 따라 징계대상자가 조합원일 경우는 조합 대표가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징계에 대하여 소명할 수 있도록 하며, 징계위원회 개최 10일 전 통보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갑 제14호증), ② 원고는 2019.3.4.경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원서를 제출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 위원장인 E은 2020.11.10. 원고가 2019.3.4.자로 조합원으로 가입하였다는 취지의 가입확인서를 작성한 사실(갑 제21, 38호증), ③ E은 재심 징계위원회 개최 전 피고 인사부 소속 직원 F에게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므로, 단체협약에 따라 자신이 징계위원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점을 고지한 사실, ④ E은 2019.7.1. 원고에 대한 재심 징계위원회에 노동조합 대표자로서 참석하려 하였으나, F은 원고가 조합원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E의 참석을 거부한 사실, ⑤ 이에 E은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맞고, 이 사건 노동조합이 피고에게 조합원 지위를 통보할 의무가 없다며 항의하였지만, F이 “위원장님 계시면 못하고, 나가주세요”라며 퇴장을 요청하여 E이 퇴장하였고, 재심 징계위원회는 이 사건 노동조합 대표자의 참여 없이 진행된 사실, ⑥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의 단체협약 제11조제1항에서는 “회사는 급료지급 시 조합회비를 징수하여 조합에 송금한다. 단, 조합은 조합원의 명단을 급료일 10일 전에 회사에 제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조합회비 징수를 위한 조합원의 명단 통지가 조합원 자격의 요건이 되는 것은 아니고, 조합원 명단의 통지를 이 사건 노동조합의 피고에 대한 통지의무(단체협약 제6조의2)의 하나로서 규정하고 있지는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 및 이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2019.3.4.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원서를 제출하였고 그 즉시 노동조합 가입이 승인되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재심 징계위원회 개최 당시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지위를 가지고 있었던 점, ② 재심 징계위원회 개최 무렵 이 사건 노동조합의 대표자인 E은 원고의 조합원 지위를 확인해주었으나, 피고는 조합비 징수를 위한 조합원 명단에 원고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E의 재심 징계위원회 참여를 거부한 점, ③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의 단체협약에서는 ‘조합원’에 대한 노동조합 대표자의 징계위원회 참여권을 규정하고 있을 뿐, 위 조합원의 범위를 피고가 조합원 명단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한 조합원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단체협약에서 규정한 노동조합 대표자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아니한 채 노동조합원인 원고에 대한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제2호, 제4호 단서 (가)목에서 정한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37호증, 을가 제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의 주요 의사결정은 임원 내지 경영진으로 구성된 G 혹은 H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G 및 H의 구성원이 아니었던 점, ② 원고의 직무기술서(을가 제12호증)에는 원고의 주요 책임으로 ‘리더십’, ‘의료 전략 기획’, ‘이해관계자 관리’, ‘인사 관리 및 인재 개발’ 등이 기재되어 있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이 부서장으로서의 책임을 규정한 것을 넘어 피고 소속 다른 근로자들에 대해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나 업무상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사업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려운 점, ③ 원고는 피고 전문의약품 사업부의 의학부서장이긴 하였으나 위 부서에는 원고 외의 팀원 1명만이 소속되어있었고, 원고가 그 소속 팀원에 대한 근로관계 결정에 참여하였다는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④ 원고는 ‘이사’라는 직함으로 불리고 의학부서장으로 근무하였으나, 이는 원고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경력을 갖추어 입사한 것이 반영된 직함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노동조합법 제2조제2호, 제4호 단서 (가)목에서 정한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따라서 피고는 단체협약에서 규정한 노동조합 대표자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아니한 채 원고에 대한 재심 징계위원회를 진행하였고, 이는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그에 따라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 실체적 하자의 존재 여부
1) 이 사건 징계사유 제1점의 존재 여부
가) 2018.4.6.자 및 2018.6.4.자 식사비용 등
(1) 인정사실
갑 제5, 40, 41호증, 을가 제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원고는 2018.4.6. 원고의 전 직장(주식회사 I, 이하 ‘I’라 한다) 동료들과 ‘J(서초방배점)’에서 식사하였고, 식사비용 246,000원과 대리운전비 33,000원을 법인카드를 사용하여 각 결제하였으며, 다만 위 식사비용 영수증에 ‘Medical 회식: 원고, K, L’이라고 기재하여 피고에 제출하였다.
(나) 원고는 2018.6.4. I 동료들과 ‘M(서래마을점)’에서 식사하였고, 식사비용 101,000원과 택시비 14,700원을 법인카드를 사용하여 각 결제하였으며, 다만 위 식사비용 영수증에 ‘Medical 회식: 원고, K’이라고 기재하여 피고에 제출하였다.
(다) 피고의 준법감시부서장 N은 2019.3.18. K, L에게 위 일자에 위 식당에서 원고와 회식을 한 적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메일을 보냈는데, K은 ‘2018.4.6. 및 2018.6.4. 원고와 식사한 적이 없고 식당 이름도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하였고, L은 ‘원고와 개별적으로 식사한 것은 고속터미널에 있는 스시집에서 점심식사를 한 것이 유일하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2) 판단
위 인정사실, 갑 제2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위 각 식사비용 영수증에 K, L과 회식을 하였다고 기재하였으나, K, L은 해당 일자에 해당 식당에서 원고와 회식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고 원고 역시 이를 자인하는 점, ② 피고의 비용처리규정에 의하면, 피고가 지원하는 모든 경비는 업무와의 관련성이 있어야 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I 동료들의 식사가 원고 업무와 관련이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한 점, ③ 원고와 I 동료들의 식사는 피고의 비용처리규정 4.2.1.조에서 정한 고객 혹은 잠재적인 고객과의 ‘접대식사’ 혹은 피고가 주최하는 ‘HCP(전문의료인) 식사 초대’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2018.4.6. 및 2018.6.4. 법인카드로 결제한 식사비용, 택시비 등은 업무와 관련하여 지출된 비용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나) 2018.10.10.자 식사비용
피고는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 기재된 ‘2018.10.10.’자 식사비용 부분은 ‘2018.9.10.’의 오기라고 주장하며, 2018.9.10.자 식사비용이 이 사건 징계사유 제1점에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주장은 당초의 징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새로운 징계사유를 추가하는 것이 되어 허용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다) 야근 식사비용 5건
(1) 인정사실
갑 제5호증, 을가 제4,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원고는 아래 표 ‘결제일시’란 기재 각 일시에 아래 표 ‘상호명’란 기재 각 식당에서 아래 표 ‘결제금액’란 기재 각 금액을 야근식대 명목으로 법인카드로 결제하였다. <표 생략>
(나) 피고의 건물 출입기록(을가 제4호증)상으로, 원고가 위 각 일자에 출입카드를 이용하여 건물에서 퇴실한 시간은 아래와 같다. <표 생략>
(2) 판단
(가) 먼저 2018.5.8. 지출한 야근 식사비용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건물 출입기록상으로도 원고가 19:40경 피자를 주문한 후 2시간 30분여가 지난 22:08경까지 피고의 건물에서 야근을 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이는 업무와 관련하여 지출된 비용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 나아가 나머지 야근 식사비용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의 건물 출입기록상으로, 원고는 야근 식사비용을 지출한 2018.4.17., 2018.10.30., 2018.11.22. 및 2018.12.13. 모두 저녁 8시 넘어서까지 피고의 건물에서 야근을 하였고, 식사비용은 모두 원고가 피고의 건물에서 퇴실한 직후에 결제된 점, ② 피고 건물의 출입카드는 근로자들의 근태관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건물 보안을 위한 것이고, 다수가 함께 출입하는 경우 출입기록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건물 출입기록에 나타난 퇴실 시간이 곧 원고의 퇴근시간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③ 피고의 비용처리규정은 4.2.1.조에서 정산 가능한 식대 유형으로 ‘특근 식대’에 관하여 정하면서, 저녁식사 후 사무실에 돌아와서 근무하는 경우에만 야근 식대 정산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은 점, ④ 근무시간 종료 후 ‘18:00경 저녁식사를 하고 야근을 하는 경우’와 ‘식사시간 없이 연속하여 야근을 하다가 20:00 이후 저녁식사를 하는 경우’를 비교하면 식사와 업무의 관련성에 양자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⑤ 피고는 특근 식대의 경우 정규 업무시간 종료 후 적어도 21:00까지 초과 근무를 하는 직원에게만 지원가능하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아니한다.
라) 공휴일(2018.6.6.) 식사비용 등
(1) 갑 제5호증, 을가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공휴일인 2018.6.6. 피고 사무실에 12:48경 들어와 12:57경 나간 사실, 원고가 같은 날 택시비 16,40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하였고, 같은 날 13:34 ‘R’에서 식사비용 25,20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 원고가 위 식사비용 영수증에 ‘본사 출장준비, 원고’라고 기재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2) 원고는 해외출장에 대비하여 노트북을 가지고 가기 위하여 피고 사무실에 출근한 것으로, 위 각 비용 지출과 업무와의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비용처리규정 4.1.1.조는 “업무용 식사와 접대는 회사 업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두고 온 물건을 가져가기 위하여 회사 사무실에 10여분 머문 것이 휴일근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더러, 사회통념상 이를 수행하는 데 택시를 타거나 식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위 택시비, 식사비용 지출은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마) 학술대회 관련 비용
(1) 인정사실
갑 제5, 6, 18, 22, 24, 32, 39, 47호증, 을가 제1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 증인 S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C학회는 2018.4.27. 및 4.28. 경주시 T센터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였고 2018.4.27. 13:00부터 17:55까지, 2018.4.28. 8:30부터 11:50까지 ‘Board Review’를, 2018.4.28. 12:00부터 18:00까지 본 학술대회를 진행하였다. ‘Board Review’에서는 내과전문의 시험 형태의 문제풀이를 주요 내용으로 하였고, 소화기, 순환기, 호흡기, 신장, 혈액 등의 강의가 개설되었다(갑 제6, 22호증).
(나) 원고는 C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진행되던 2018.4.27. 및 4.28. 기간 동 안 아래와 같이 법인카드를 결제하였고(갑 제5호증의1), 자신의 차량으로 2018.4.27. 13:05경 한국도로공사 건천영업소(경주시 소재)를, 2018.4.28. 16:23경 한국도로공사 서울영업소를 각 통과하였다. <표 생략>
(다) D학회는 2018.10.17.부터 10.19.까지 경주시 Z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였는데, 그중 2018.10.18. 10:00부터 12:00까지 “AA”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이 진행되었다(갑 제47호증).
(라) 원고는 D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진행되던 2018.10.17.부터 10.20. 기간 동안 아래와 같이 법인카드를 결제하였다(갑 제18호증의2). <표 생략>
(라) 원고는 2018.10.17. 서울역에서 D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하는 의사 AI를 만났고, 2018.10.18. 위 학술대회장에서도 의사 S, AI를 만났다.
(마) 의학 관련 학술대회의 경우 사전에 혹은 현장에서 등록비를 지급하고 학술대회에 등록하여 학회로부터 자료나 식사를 제공받는 경우가 많으나, 발표자가 아닌 단순 참석자의 경우 등록하지 않고도 학술대회 강의를 청강하는 사례도 있다. D학회 추계학술대회 역시 등록 절차가 존재하긴 하였으나, 등록하지 않은 참석자의 청강을 막지는 않았다.
(바) 원고는 C학회, D학회에서 개최한 위 각 학술대회에 등록한 사실이 없고, 위 각 학술대회에서 복귀한 이후에도 학술대회의 내용을 피고 소속 직원들과 특별히 공유하지는 않았다. 다만 피고의 비용처리규정에서는 학술대회에 등록할 것 또는 학술대회 내용을 다른 직원들과 공유할 것을 경비지원의 요건으로 삼고 있지는 않다.
(사) 의료인은 의료법 시행규칙 제20조제1항, 제2항에 따라 연간 8평점 이상의 보수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원고는 C학회 춘계학술대회가 개최되기 전인 2018.4.21. 이미 13평점을 이수한 상태였다.
(아) 원고는 예방의학 박사학위를 소지한 전문의로서 피고에 입사하여 ‘빅데이터를 이용한 AJ(항혈소판제)의 효과와 안전성 연구’를 수행하였다. 예방의학 분야는 보건의료정책과 연구방법론에 특화된 분야이며, 그중 의약품의 효과성·안정성과 기존 의약품과의 경쟁력, 가격의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데 기여한다.
(2) 판단
(가) 먼저, C학회, D학회에서 개최한 각 학술대회가 원고 업무와 관련성을 갖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위 인정사실, 을가 제12,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직무기술서에 의하면, 원고는 의학부서장으로서 의료진 및 간접적 통찰에 기반을 둔 정보 수집을 이행하여야 하고, 의료연구 사업을 수행하거나 그 이행 방법을 발굴해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는 점, ② C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순환기와 혈액 등에 관한 강의가 포함되어 있었는바, 위 강의의 내용이 원고의 업무와 전혀 무관한 것이라 보기 어려운 점, ③ 피고 역시 C학회춘계학술대회에 홍보부스를 설치하여 자사의 의약품을 홍보하고자 했던 점(을가 제17호 증의1, 2), ④ D학회 추계학술대회 중 “AA”라는 심포지엄의 경우 원고가 수행하고 있는 업무와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 강의 역시 앞서 본 예방의학의 특성과 역할을 고려하였을 때 원고의 업무와 무관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⑤ 예방의학 전문의인 S도 빅데이터를 이용한 의약품의 효과성·안전성 연구를 수행하는 원고의 업무와 위 학술대회는 관련성이 있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C학회, D학회에서 개최한 각 학술대회는 원고 업무와 관련된 학술대회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 다음으로, 원고가 위 각 학술대회에 실제로 참석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위 각 학술대회가 개최된 시기에 경주시에 체류하고 있었던 점, ② 원고가 경주시에 도착한 시점과 경주시에서 출발한 시점은 위 각 학술대회의 시작·종료시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바, 원고는 위 각 학술대회 참석을 목적으로 경주시로 이동한 것으로 보이고, 개인적인 용무를 위해 경주시로 갔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원고는 연간 보수교육 평점을 모두 채운 상태였기 때문에 위 각 학술대회에 등록하지 않았으나, 당시 등록하지 않은 참석자도 청강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도 학술대회 등록 여부를 경비 지원의 요건으로 삼지 않은 점, ④ D학회 추계학술대회의 경우 학술대회장에서 원고와 대화를 나눈 다른 의사도 존재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위 각 학술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① 피고 취업규칙 제10조제1항에 의하면 피고의 모든 직원은 성실의무를 부담하는데, 이는 업무와 관련된 학술대회 참석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② 그럼에도 원고는 C학회 춘계학술대회 중 2018.4.27.자 소화기 강의(13:00 ~ 14:15), D학회 추계학술대회 중 2018.10.17.자 강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는 점, ③ 앞서 원고의 식대 결제시간과 택시 이동시간을 종합하면, 원고의 식사 시간이 위 각 학술대회 강의시간 중 일부와 겹쳐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식사시간과 겹친 일부 강의를 수강하였는지 여부가 상당히 의심스러운 점 등을 종합하면, 비록 원고가 위 각 학술대회에 참석은 하였다고 하더라도, 성실하게 수강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그렇다면, 원고는 업무와 관련된 위 각 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숙박비, 교통비 및 식대를 결제하였으므로, 이는 원칙적으로 피고 비용처리규정상 경비 지원 대상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앞서 본바와 같이 원고가 법인카드를 사용해 결제한 식대, 택시비 중 아래와 같은 내역은 위 각 학술대회 참석과 별다른 관련이 없거나 위 각 학술대회에 참석해야할 시간에 이탈하여 식사를 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업무수행과 관련된 경비로 인정하기 어렵다. <표 생략>
따라서 위와 같이 각 학술대회와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는 식대, 택시비 87,10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점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나머지 법인카드 사용 부분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2) 이 사건 징계사유 제2점의 존재 여부
원고가 업무와 관련된 C학회, D학회의 각 학술대회에 참석한 사실은 앞서 본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학술대회에 참석하느라 피고 사무실로 출근하지 못한 것을 무단결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3) 이 사건 징계사유 제3점의 존재 여부
가) 인정사실
갑 제8 내지 12, 34, 35, 48, 49호증, 을가 제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의 취업규칙(을가 제24호증) 제16조제4항에서는 “휴일근무 시에는 대체휴무를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는 휴일근무 보상 기준 등(이하 ‘이 사건 보상기준’이라 한다)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공지하였다(갑 제8호증). <표 생략>
(2) 원고는 주말인 2018.3.3., 2018.3.4., 2018.3.31., 2018.4.1., 2018.4.7., 2018.10.6., 2018.10.7. 각 심포지움에 4시간 내지 6시간 참석하였다고 기재하여 대체휴가를 신청하였으나(갑 제35호증), 위 각 일자에 개최된 심포지움 아젠다 진행시간은 모두 3시간 내지 3시간 40분으로 4시간에 미치지 못하였다(갑 제9 내지 12호증). 구체적인 원고의 기재 시간과 실제 아젠다 시간은 아래 표와 같다. <표 생략>
(3) 피고 소속 직원인 AK, AL, AM, AN, AO, AP, AQ, AR은 원고가 참석한 심포지움에 참석하여 아래 표와 같이 4시간 내지 6시간 참석하였다고 기재하여 대체휴가를 신청하였고, 모두 피고의 승인을 얻었다(갑 제48, 49호증). 심포지움의 아젠다 시간과 위 직원들이 기재한 시간이 서로 달라 대체휴가를 부당하게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위 직원들이 징계를 받았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표 생략>
(4) 이 사건 노동조합 위원장 E은 2017.4.18. 이 사건 보상기준에 관한 해석에 대하여 노사합의 사항임을 전제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공지를 하였다(갑 제34호증). <표 생략>
나) 판단
(1) 피고는 이 사건 보상기준을 ‘아젠다 기준 참석 시간으로 당일행사의 경우 4시간 혹은 그 이상의 행사에 해당하여야 대체휴가가 주어진다.’고 해석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제하에 원고가 참석한 심포지움은 아젠다 시간이 모두 4시간 미만이므로 대체휴가를 신청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피고는 실제 참석시간이 4시간 이상이여야 대체휴가 신청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하나, 이 사건 보상기준의 문언상 그 기준은 ‘아젠다 기준 참석 시간’이 되어야 함이 타당하다).
(2)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18년에 피고가 개최한 심포지엄의 아젠다 시간은 모두 4시간 미만으로 보이는바, 피고의 주장처럼 아젠다 시간이 4시간 이상이 되어야만 대체휴가가 주어진다고 해석할 경우 근로자의 대체휴가 신청을 예정하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보상기준은 피고 주최 심포지움에 대하여 “아젠다 기준 참석 시간으로 당일행사 4시간, 1박 2일 6시간”이라 규정하고 있는데, 그중 “4시간”과 “6시간”을 당일행사 혹은 1박 2일 행사에 대하여 피고가 근로자에게 인정하는 근무시간으로 볼 여지가 큰 점, ③ 피고는 다른 직원들에 대해서는 아젠다 시간이 4시간 미만이더라도 대체휴가를 승인하였고, 이후에도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아니하였는바, 피고 역시 아젠다 시간이 4시간 이상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당일행사에 대해서는 대체휴가를 부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노동조합은 노사 간의 합의사항이라는 점을 부각하여 아젠다 시간 기준으로 당일행사라면 4시간의 근무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공지를 하였으나, 피고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보상기준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당일행사라면 4시간의 근무시간을, 1박 2일 행사라면 6시간의 근무시간을 인정받기 위해 대체휴가를 신청하는 것이 피고의 업무처리 사례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그렇다면, 원고가 참석한 2018.3.3., 2018.3.4., 2018.3.31., 2018.4.1., 2018.4.7., 2018.10.6., 2018.10.7. 각 심포지움이 아젠다 시간 기준으로 당일 행사에 해당하고, 각 행사시간도 3시간 내지 3시간 30분으로 4시간에 가까우므로, 원고가 위 각 심포지움에 참석하고 대체휴가를 신청한 것이 부정한 대체휴가 신청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부정하게 대체휴가를 수령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4)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를 할 때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12.24. 선고 2012다116864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해고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을가 제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라고 보기 어려워 그 징계사유에 비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징계권자에게 맡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위법한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부분은 2018.4.6., 2018.6.4., 2018.6.6. 업무상 관련성 없이 법인카드를 사용하여 식대, 택시비 등 총 436,300원을 지출한 부분, 학술대회와 관련하여 업무상 관련성 없이 법인카드를 사용하여 식대, 택시비 총 87,100원을 지출한 부분이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들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
② 원고는 C학회, D학회 각 학술대회에서 강의시간에 식사를 하는 등 업무와 별다른 관련 없이 87,10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가 위 각 학술대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각 학술대회는 원고의 업무와 관련도 없다는 전제하에 최고 수위의 징계양정을 하였는데, 앞서 본바와 같이 원고는 업무와 관련된 위 각 학술대회에 실제 참석을 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징계양정은 과도하다.
③ 피고는 2018.11.5. 원고에 대한 비위제보를 입수한 후 2019.3.28. 관련 조사를 마치면서 원고에 대하여 2018.1.부터 2018.12.까지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을 전부 조사한 것으로 보이는데(을가 제11호증), 그중 위 학술대회 부분을 제외한 법인카드 부당사용 회수는 3차례에 불과하고 그 액수 역시 크다고 보기 어려운바, 위와 같은 징계사유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가 유지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피고 비용처리규정 1.4.8.조에 의하면 경비청구는 발생일 기준으로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하므로, 원고는 법인카드 사용에 따른 영수증을 꾸준히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피고는 그동안 원고가 제출한 영수증 및 경비처리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승인하였다.
⑤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이전까지 별다른 징계를 받은 전력도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는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있다.
4.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지급의무의 발생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2.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는 2019.7.11.자 이 사건 해고로 인하여 2019.7.12.부터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고,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점은 앞서 본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9.7.1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구체적 산정
1)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연간 기본급 165,000,000원을 12개월로 나눈 13,750,000원을 매달 지급받기로 약정하였고, 위 기본급에는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이 포함되어 있었던 사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 기본급 이외에도 매월 차량유지비 1,200,000원을 지급받았던 사실(이는 피고가 근로의 대가로 원고에게 지급한 금품으로서 임금에 해당한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이후 2019.9.1.부터 AS협회에 취업하여 2019.9.부터 2019.12.까지 매월 8,800,000원의, 2020.1.부터 2020.8.까지는 총합 70,40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은 사실(원고는 그 이후에도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의 30%를 초과하는 중간수입을 얻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 피고 취업규칙 제34조는 “직원의 월 급여는 1년 연봉을 12등분하여 매월 1등분씩으로 하여 지급한다(제2항)”, “급여는 월력에 의하여 매월 1일부터 당월 말일까지 계산하여 매월 24일에 지급된다(제4항)”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호증, 을가 제22, 2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된다.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2019.7.1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기본급 13,750,000원 및 차량유지비 1,2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원고는 2019.9.1.부터 AS협회에 취업하여 매월 급여를 받고 있으므로 2019.9.1. 이후 위 급여를 중간수입으로서 공제하여야 하는데, 그 급여의 액수는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의 30%를 초과하는바, 근로기준법 제46조의 취지에 따라 중간수입 공제액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의 30%를 초과할 수는 없다.
이에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기본급은 중간수입 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2019.7.12.부터 2019.8.31.까지 22,620,967원과 중간수입 공제가 이루어져야하는 2019.9.1.부터 2020.5.11.까지 80,415,323원의 합계 103,036,290원 및 2020.5.1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기본급 중 중간수입을 공제한 나머지인 매월 9,625,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이다.
또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차량유지비는 중간수입 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2019.7.12.부터 2019.8.31.까지 1,974,193원과 중간수입 공제가 이루어져야 하는 2019.9.1.부터 2021.6.22.까지 18,246,064원의 합계 20,220,257원 및2021.6.23.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차량유지비 중 중간수입을 공제한 나머지인 매월 84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이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① 이 사건 해고 이후인 2019.7.12.부터 2020.5.11.까지의 미지급 기본급 103,036,290원과 2019.7.12.부터 2021.6.22.까지의 미지급 차량유지비 20,220,257원의 합계인 123,256,547원 및 그중 2019.7.12.부터 2020.4.30.까지의 미지급 기본급 99,620,968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0.5.12.부터, 2020.5.1.부터 2020.5.11.까지의 미지급 기본급 3,415,322원에 대하여는 2020.5.분의 임금 지급시기가 도래한 날 다음날인 2020.5.25.부터, 2019.7.12.부터 2021.5.31.까지 미지급 차량유지비 19,604,257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2021.6.23.자 청 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1.6.24.부터, 2021.6.1.부터 2021.6.22.까지 미지급 차량유지비 616,000원에 대하여는 2021.6.분의 임금 지급시기가 도래한 날 다음날인 2021.6.25.부터, 각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8.2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② 2020.5.12.부터 원고가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미지급 기본급 상당액인 9,625,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여야 하며, ③ 2021.6.23.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미지급 차량유지비 상당액인 84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해야 한다.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일부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의 피고에 대한 부분 중 해고무효 확인 부분 및 위에서 인정한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확인하며, 피고에게 위 금액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전지원(재판장) 이재찬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