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피고 법인은 통상의 경우와 같이 일부의 자격 미달자를 재임용심사 절차를 통해 배제한 것이 아니라, 객관성과 합리성이 결여되어 해당 대학의 연구 내지 교육여건 등을 감안할 때 다수의 교원들이 현실적으로 재임용심사를 통과하기 곤란할 만큼 엄격한 평가기준을 설정한 다음 일차적으로 탈락된 교원들 중 상당수를 구제하거나 신규 채용하는 방식으로 최종 재임용 탈락자를 선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피고 법인은 다수의 기준 미달자 중에서 재임용 대상자 등을 선정할 기준에 대해서는 사전에 어떠한 내용이나 원칙도 정해두지 않았다. 이는 학칙이 정한 객관적인 사유에 근거하여 교원의 재임용 여부를 심의하도록 한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 전문의 규정과 그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 법인이 심사기준에 미달한 교원들 중에서 재임용 대상자를 선정할 기준으로 삼은 ‘학교가 운영하는 프로젝트 팀에의 참여한 교원’ 등은 학교법인이 그 참여대상의 선정이나 활동 등에 관여하게 되므로 이를 이유로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학교법인이 자의적으로 재임용 대상을 선정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일부 기준이 그 자체로는 합리성이 없거나 부당해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전에 그 기준의 내용이나 원칙을 전혀 정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심의 결과가 사후적으로 보았을 때 외관상 합리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그 객관적 정당성이 상실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학교법인의 자의적 심사를 용인하는 셈이 되어 수긍하기 어렵다.

한편 피고 법인은 2013년 이전에도 매년 적지 않은 수의 교원들이 재임용 기준에 미달하는 상황이 발생하였으나 기준에 미달한 교원들을 전원 구제하여 왔고, 이 사건 재임용거부처분 전까지 업적평가점수 미달을 이유로 재임용거부를 한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 역시 업적평가점수가 재임용 기준에 미달된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계속하여 재임용 되었다.

이와 같이 피고 법인이 객관성과 합리성이 결여되어 다수의 교원들이 현실적으로 재임용심사를 통과하기 곤란할 만큼 엄격한 재임용 평가기준을 설정한 다음 자의적인 기준으로 다수의 기준 미달자 중 상당수를 구제하거나 신규 채용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재임용 심사절차를 진행하면서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재임용 거부처분을 한 것은 그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 ○○대학교 조교수로 재직 중이던 원고들이 2013.12.24. 재임용거부처분을 받자 학교법인 등을 상대로 재임용거부처분의 무효확인과 재산적 손해배상 및 위자료 청구를 한 사건에서, 피고 법인은 객관성과 합리성이 결여되어 다수의 교원들이 현실적으로 재임용심사를 통과하기 곤란할 만큼 엄격한 재임용 평가기준을 설정한 다음 자의적인 기준으로 다수의 기준 미달자 중 상당수를 구제하거나 신규 채용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재임용 심사절차를 진행하면서 원고들에 대하여 재임용거부처분을 한 것으로 이는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 중 재산적 손해에 관한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한 사안임.

 

【대법원 2021.2.10. 선고 2015다254231 판결】

 

• 대법원 제2부 판결

• 사 건 / 2015다254231 재임용거부무효확인청구

•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 원고 1 외 1인

•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학교법인 ○○학원

• 피고, 피상고인 / 피고 2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5.11.18. 선고 2015나2032767 판결

• 판결선고 / 2021.02.10.

 

<주 문>

원심판결 중 재산적 손해에 관한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 및 피고 1의 상고를 각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2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1(이하 ‘피고 법인’이라고 한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재임용거부처분은 재임용심사기준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고, 일부 기준이 합리성을 잃었으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사립학교 교원의 재임용 조건 및 그 평가기준, 사립학교 교원의 재임용 평가기준에 대한 재량심사,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구제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재산적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1) 기간임용제 대학교원에 대한 학교법인의 재임용거부결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평가되어 그 사법적 효력이 부정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불법행위를 구성함을 이유로 학교법인에게 재산적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해당 재임용거부가 학교법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법인이 보통 일반의 대학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재임용 거부결정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이어야 하며,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재임용거부사유의 내용과 성질, 그러한 거부사유 발생에 있어서 해당 교원의 기여(관여) 정도, 재임용심사절차에서 해당 교원의 소명 여부나 그 정도, 명시된 재임용거부사유 외에 학교법인이 재임용거부 판단에 실질적으로 참작한 사유의 유무 및 그 내용, 재임용심사의 전체적 진행 경과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의 배상책임을 대학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판단을 거쳐 학교법인의 불법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적법한 재임용심사를 받았더라면 재임용을 받을 수 있었던 사립대학 교원은, 대학에 대하여 그러한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교원으로 임용되어 재직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 임금 상당의 재산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0.7.29. 선고 2007다42433 판결 참조).

2) 한편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 전문은, 교원인사위원회가 같은 조제6항의 규정에 의하여 해당 교원에 대한 재임용 여부를 심의함에 있어서는 ‘학생교육에 관한 사항, 학문연구에 관한 사항, 학생지도에 관한 사항’에 관한 평가 등 객관적인 사유로서 학칙이 정하는 사유에 근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을 비롯한 사립학교법 관련 규정의 개정 경위, 대학교원 재임용의 법적 성격과 사립학교법이 규정한 대학내 재임용 심의의 구조, 재임용거부결정에 대한 사후구제절차와 사법심사의 범위 등과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 전문에서 재임용 심의사유를 학칙이 정하는 객관적인 사유에 근거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대학교원으로서의 재임용자격 내지 적격성의 유무가 임용권자의 자의가 아니라 학생교육에 관한 사항, 학문연구에 관한 사항과 학생지도에 관한 사항에 관한 평가 등 객관적인 사유에 의하여 심의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해당 교원에게 사전에 심사방법의 예측가능성을 제공하고 사후에는 재임용거부결정이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심사할 수 있도록 재임용 심사기준이 사전에 객관적인 규정으로 마련되어 있어야 함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1.13. 선고 2010두1835 판결 등 참조).

3)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법인이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재임용거부처분을 한 것은 보통 일반의 대학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이러한 피고 법인의 행위는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 법인이 설치·운영하는 △△대학교의 교원인사규정 제25조는 소속 교원들에 대한 재임용 조건에 대하여 정하고 있으나, 원고들과 같은 계약제 교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심사기준에 대한 언급을 생략한 채 개별 임용약정서에 정한 의무조건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나) 원고들은 최초 임용시점인 2005.3.경부터 매년 △△대학교와 사이에 교원임용약정서를 작성하면서, 계약기간 1년 동안 국내외 저명학술지에 논문을 150% 이상 게재하여야 하고, △△대학교에서 실시하는 업적평가(연구중심형)에서 연구부문 점수 54점 이상, 합계 업적평가점수 85점 이상을 취득하는 것을 재임용 조건으로 하였다. 이는 △△대학교 교원인사규정 제25조에서 2001.12.31. 이전에 임용된 조교수의 재임용조건을 계약기간 3년 동안 연구실적 200% 이상 및 업적평가점수 70점 이상만 취득하면 되도록 정한 것과 비교하여 연구실적은 2배 이상, 업적평가점수는 15점 이상 높은 재임용 조건을 부여한 것이다.

다) △△대학교 교원업적평가규정은, 연구중심형 교원의 경우 교육영역 20점, 연구영역 60점, 봉사영역 20점으로 하여 총 100점을 만점으로 하되, 가산점이 있는 경우 100점을 초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때 연구실적의 경우 ‘제출된 모든 연구실적물을 인정하되, 모든 연구실적은 100%까지는 기본점수로 평가하고, 초과 300%까지는 기본점수의 1/2, 이후 초과분은 기본점수의 1/4로 평가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는 연구의 수준이나 질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정 양을 초과하는 실적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하향평가를 하는 내용으로서, 연구영역에서의 높은 점수 취득을 어렵게 한다.

2007년 이후에는 재임용대상 교원의 연구영역에서의 점수 취득을 제한하는 정도가 강화되었다. 원고 1이 전공하는 연극·영화 분야의 경우, 종래 국내 연극·영화의 연출 또는 주연으로 참가한 때에는 이를 ‘국내연극 A’로 보아 2등급의 점수를, 미술 분야의 경우 해외 대형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한 때에는 이를 ‘국제전시회 A’로 보아 1등급의 점수를 부여하였으나, 2007년을 기점으로 연극·영화 분야에서는 서울국제연극제, 전국연극제 등에 ‘초청’ 출품한 경우, 미술 분야에서는 G8 국가의 전문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한 경우(전시실 면적 1,000㎡ 이상 또는 300평 이상)만을 같은 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제한하였다. 또한 2008년까지는 재임용 대상 교원이 다수 작품을 출품하여 각각 다른 등급의 점수를 부여받게 되면 해당 등급의 100%까지는 점수를 모두 부여하였으나, 2009년부터는 각각 다른 등급의 점수를 받더라도 초과된 부분에 따라 해당 점수의 1/2 내지 1/4만을 인정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라) 업적평가 중 봉사영역의 경우 20점의 기본점수에 별도 항목에 따른 점수를 가감하는 방식으로 점수를 산정하고, 그 중 기본점수는 학과 및 전공 운영 협조(2점), 단과대학 운영 협조(5점), 학교기여, 참여 및 근무성실도(13점)로 구성되는데, 객관적이고 세부적인 평가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그 평가가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교원으로서는 어떠한 기준과 방법으로 점수를 부여받을 지를 예측하기 어렵다. 또한 봉사영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기여, 참여 및 근무성실도’ 항목과 관련하여 피고 법인이 그 평가의 기초로 삼았다고 주장하는 ‘평정표’는, 이를 원고들에게 사전에 알리거나 공개하였다는 사정이 확인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근무일수미달’, ‘시험감독불참’ 등 주로 감점사유들을 명시하고 있는바, 결국 봉사영역의 평가는 재임용대상 교원이 가산점 항목에 해당되는 사항이 없는 이상 점수를 취득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마) 위와 같은 연구실적의 차등평가규정이나 봉사영역의 평가방식 등으로 인해 교원들이 업적평가에서 고득점을 취득하는 것이 어려워진데다가, 2002.1.1. 이전 임용자와 비교하여 재임용을 위한 연구실적은 두 배 이상, 업적평가점수는 15점 이상이 높은 사정 등으로, 매년 적지 않은 수의 교원들이 재임용 기준에 미달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2013년 재임용을 신청한 내국인교원 72명의 경우 원고들을 포함한 21명(29.2%), 외국인교원 74명의 경우 40명(54.1%)이 재임용기준에 미달되었다(원고 1은 연구점수 55.88점을 포함하여 업적평가점수 83.78점을, 원고 2는 연구점수 34.90점을 포함하여 업적평가점수 66.90점을 받았다).

바) 피고 법인의 교원인사위원회는 재임용기준에 미달한 21명의 내국인교원 중에서, 신규임용 후 1년차인 교원은 8개월간의 업적으로 평가되었다는 이유로, 간호학과 소속 교원은 학과가 새로 생겨 정착을 위해 노력한다는 이유로, 학장 등 보직을 맡은 교원은 학교발전에 공헌했다는 이유로, 또 다른 교원은 휴직을 하여 업적평가 준비를 못하였다거나 또는 총점 기준을 통과하였으나 현재 논문이 심사 중이고 다수의 논문발표 등 연구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하였다는 이유 등으로 총 14명의 교원을 추가로 재임용 대상에 포함하기로 하였고, 그 결과 원고들을 포함한 7명의 교원만이 재임용 제청 탈락 대상자로 남게 되었다. 피고 법인의 이사회는 ‘대학이 운영하는 교원업적평가제도 개선 프로젝트팀에 참여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위와 같이 재임용 탈락이 제청된 7명의 교원들 중 3명을 다시 재임용하기로 심의·의결함으로써, 최종적으로는 원고들을 포함한 4명만이 재임용에서 탈락되었다. 업적평가점수가 29.4점에 불과하여 원고들과 함께 재임용거부처분을 받은 수학과 소속 교원은 2014년 1학기에 신규임용 형식으로 해당 학과에 채용되었다.

사) 결국 피고 법인은 통상의 경우와 같이 일부의 자격 미달자를 재임용심사 절차를 통해 배제한 것이 아니라, 객관성과 합리성이 결여되어 해당 대학의 연구 내지 교육여건 등을 감안할 때 다수의 교원들이 현실적으로 재임용심사를 통과하기 곤란할 만큼 엄격한 평가기준을 설정한 다음 일차적으로 탈락된 교원들 중 상당수를 구제하거나 신규 채용하는 방식으로 최종 재임용 탈락자를 선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피고 법인은 다수의 기준 미달자 중에서 재임용 대상자 등을 선정할 기준에 대해서는 사전에 어떠한 내용이나 원칙도 정해두지 않았다. 이는 학칙이 정한 객관적인 사유에 근거하여 교원의 재임용 여부를 심의하도록 한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 전문의 규정과 그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 법인이 심사기준에 미달한 교원들 중에서 재임용 대상자를 선정할 기준으로 삼은 ‘학교가 운영하는 프로젝트 팀에 참여한 교원’ 등은 학교법인이 그 참여대상의 선정이나 활동 등에 관여하게 되므로 이를 이유로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학교법인이 자의적으로 재임용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사전에 그 기준의 내용이나 원칙을 전혀 정하지 아니한 채 심의가 이루어진 이상 그 심의 결과가 사후적으로 보았을 때 외관상 합리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그 객관적 정당성이 상실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학교법인의 자의적 심사를 용인하는 셈이 되어 수긍하기 어렵다.

아) 한편, 피고 법인은 2013년 이전에도 매년 적지 않은 수의 교원들이 재임용 기준에 미달하는 상황이 발생하였으나 기준에 미달한 교원들을 전원 구제하여 왔고, 이 사건 재임용거부처분 전까지 업적평가점수 미달을 이유로 재임용거부를 한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 역시 업적평가점수가 재임용 기준에 미달된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계속하여 재임용 되었다.

4) 이와 같이 피고 법인이 객관성과 합리성이 결여되어 다수의 교원들이 현실적으로 재임용심사를 통과하기 곤란할 만큼 엄격한 재임용 평가기준을 설정한 다음 자의적인 기준으로 다수의 기준 미달자 중 상당수를 구제하거나 신규 채용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재임용 심사절차를 진행하면서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재임용거부처분을 한 것은 그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재임용거부처분이 피고 법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켜야 할 정도로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단정한 나머지 피고 법인의 불법행위책임을 부정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학교법인의 재임용거부결정으로 인한 불법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위자료 청구에 관하여

1) 사립대학 교원이 위법한 재임용거부로 인하여 재산적 손해 외에 별도의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을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학교법인이 재임용을 거부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해당 교원을 대학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다른 명목을 내세워서 재임용을 거부하였거나, 재임용거부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인사규정 등 소정의 재임용 여부의 심사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재임용거부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재임용거부에 나아간 경우 등 재임용 여부 심사에 관한 대학의 재량권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0.7.29. 선고 2007다42433 판결 참조).

2) 원심은, 재임용을 거부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원고들을 대학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피고들이 고의로 다른 명목을 내세워 재임용을 거부하였다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교수협의회 활동을 방해하는 등 불법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를 배척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위자료, 명예훼손, 모욕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재산적 손해에 관한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 및 피고 법인의 상고를 각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2 사이에 생긴 부분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환(재판장) 박상옥 노정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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