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구 국민건강보험법(2016.2.3. 법률 제13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국민건강보험법’이라 한다) 제57조제1항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보험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이란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받기 위하여 허위의 자료를 제출하거나 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국민건강보험법령과 그 하위 규정들에 따르면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를 모두 포함한다(대법원 2020.6.25. 선고 2019두52980 판결 등 참조).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제2항, 구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2018.9.28. 보건복지부령 제5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제1항 [별표1] 제1호 마.목, 제5조제2항의 위임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2008.1.24. 보건복지부 고시 제2008-5호)은 Ⅰ. ‘일반사항’ 중 ‘요양기관의 시설·인력 및 장비 등의 공동이용 시 요양급여비용 청구에 관한 사항’ 부분에서 “의료법 제39조(시설 등의 공동이용) 및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1]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 제1호 마.목에 의하여 요양기관의 시설·인력 및 장비 공동이용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동 시설·장비 등을 공동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요양기관은 공동이용기관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요양기관 대표자의 확인이 되어 있는 공동계약서 사본 등)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한 후 공동 이용하여야 하며, 해당 항목의 요양급여비용은 실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요양기관에서 청구하여야 함”(제1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고시 규정’이라 한다).
이 사건 고시 규정은 상위법령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요양급여의 세부적인 적용기준’의 일부로 상위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 있는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에 해당하므로, 요양기관이 이 사건 고시 규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준수하여 요양급여를 실시한 경우에 한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요양기관이 이 사건 고시 규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준수하지 아니하고 요양급여를 실시한 다음 그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았다면 국민건강보험법령과 그 하위 규정들에 따르면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로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에서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해당한다.
[2] 이 사건 고시 규정 제1항은 ‘시설·장비 등을 공동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요양기관은 공동이용기관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한 후 공동 이용하여야 하며 해당 항목의 요양급여비용은 실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요양기관에서 청구하여야 함’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제1항은 요양급여의 종류를 진찰·검사, 약제·치료재료의 지급, 처치·수술 및 그 밖의 치료, 예방·재활, 입원, 간호, 이송으로 구분하고 있으므로,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 중 이 사건 고시 규정 제1항을 위반하여 공동이용의 대상이 된 해당 항목의 요양급여비용이 부당이득징수대상이 된다.
▣ 원고가 이 사건 고시 규정 제1항을 위반하여 입원실 공동이용을 신고하지 않은 채 다른 의원의 병상을 이용하여 입원치료를 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의 부당이득징수처분을 받은 사안에서, 원고가 이 사건 고시 규정을 위반한 것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에서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해당하고 원고가 이 사건 고시 규정 제1항을 위반하여 공동이용한 부분은 시설에 해당하는 입원실에 한정되므로 ‘입원료’ 부분만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으로서 부당이득징수대상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여, 다른 의원의 입원실에 입원시킨 환자들에 대한 일체의 요양급여비용을 전부 부당이득징수대상이라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한 사안임.
【대법원 2021.1.14. 선고 2020두38171 판결】
• 대법원 제2부 판결
• 사 건 / 2020두38171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국민건강보험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20.4.29. 선고 2019누57024 판결
• 판결선고 / 2021.1.14.
<주 문>
원심판결 중 입원실 미신고 공동이용 관련 요양급여비용 954,789,700원 징수처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당이득징수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상고이유 제1점 내지 제4점)
가. 구 국민건강보험법(2016.2.3. 법률 제13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국민건강보험법’이라 한다) 제57조제1항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보험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이란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받기 위하여 허위의 자료를 제출하거나 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국민건강보험법령과 그 하위 규정들에 따르면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를 모두 포함한다(대법원 2020.6.25. 선고 2019두52980 판결 등 참조).
나.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제2항, 구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2018.9.28. 보건복지부령 제5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제1항 [별표1] 제1호 마.목, 제5조제2항의 위임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2008.1.24. 보건복지부 고시 제2008-5호)은 Ⅰ. ‘일반사항’ 중 ‘요양기관의 시설·인력 및 장비 등의 공동이용 시 요양급여비용 청구에 관한 사항’ 부분에서 “의료법 제39조(시설 등의 공동이용) 및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1]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 제1호 마.목에 의하여 요양기관의 시설·인력 및 장비 공동이용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동 시설·장비 등을 공동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요양기관은 공동이용기관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요양기관 대표자의 확인이 되어 있는 공동계약서 사본 등)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한 후 공동 이용하여야 하며, 해당 항목의 요양급여비용은 실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요양기관에서 청구하여야 함”(제1항), “다만, 물리치료, 검체검사 및 FULL PACS 등과 같이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등에서 별도의 시설·장비 및 인력에 대한 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항목에 대하여는 이를 우선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타 요양기관과 시설·장비 및 인력의 공동이용은 인정하지 아니함”(제2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고시 규정’이라 한다).
이 사건 고시 규정은 상위법령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요양급여의 세부적인 적용기준’의 일부로 상위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 있는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에 해당하므로, 요양기관이 이 사건 고시 규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준수하여 요양급여를 실시한 경우에 한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법은 국민보건이나 국민 건강 보호·증진을 위한 법률이라는 점에서는 목적이 같지만, 국민건강보험법은 국가공동체가 구성원인 국민에게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인 국민건강보험 제도의 적정한 운영과 그에 필요한 요양급여의 실시에 관하여 규정하는 법률임에 비하여, 의료법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의료인, 의료기관 및 의료행위 등에 관하여 규정하는 법률로서, 입법 목적과 규율대상이 다르다(대법원 2019.5.30. 선고 2015두36485 판결 참조).
비록 의료법 제39조제1항에서 의료기관의 시설 등에 대한 공동이용을 규정하면서 의료법 하위법령에 관련 사항을 위임하고 있지는 않으나, 이 사건 고시 규정이 상위법령인 국민건강보험법의 위임에 근거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특정 의료행위 내지 진료방법이 의료법상 허용되는 의료행위에 포함되는지 여부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따라서 요양급여비용과 관련한 이 사건 고시 규정 등이 공동이용기관 신고 및 물리치료와 관련하여 의료법에서 정하지 아니한 절차적인 부분을 규정하고 있더라도 이를 무효로 볼 수 없다.
결국 요양기관이 이 사건 고시 규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준수하지 아니하고 요양급여를 실시한 다음 그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았다면 국민건강보험법령과 그 하위 규정들에 따르면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로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에서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해당한다.
라. 같은 취지에서 원심은, 재활의학과의원을 개설·운영하는 원고가 이 사건 고시 규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위반하여 공동이용기관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미리 제출하지 않은 채 같은 건물 내에 있는 내과의원의 입원실을 이용하고 내과의원 소속 물리치료사로 하여금 재활의학과의원의 환자에게 물리치료를 실시하도록 하였음에도 그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은 것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에서 정한 부당이득징수사유인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에서 정한 부당이득징수의 처분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부당이득징수의 범위에 관하여(상고이유 제5, 6점)
가. 갑 제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에서 정한 요양급여비용 징수금액은 총 996,616,970원인데, 그중 41,827,270원은 원고가 내과의원 소속 물리치료사로 하여금 재활의학과의원의 환자에게 물리치료를 실시하도록 한 후 청구한 물리치료비에 상당하는 금액이고(이하 ‘물리치료비 부분’이라 한다), 나머지 954,789,700원은 물리치료비를 제외하고 원고가 내과의원의 입원실에 입원시킨 환자들에 대한 일체의 요양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임을 알 수 있다(이하 ‘입원실 미신고 공동이용 관련 요양급여비용 부분’이라 한다).
나. 이 사건 고시 규정 제2항은 물리치료의 경우 타 요양기관과 시설·장비 및 인력의 공동이용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물리치료비 부분은 전부 이 사건 고시 규정 제2항 위반으로서 부당이득징수대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다. 이 사건 고시 규정 제1항은 ‘시설·장비 등을 공동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요양기관은 공동이용기관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한 후 공동 이용하여야 하며 해당항목의 요양급여비용은 실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요양기관에서 청구하여야 함’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제1항은 요양급여의 종류를 진찰·검사, 약제·치료재료의 지급, 처치·수술 및 그 밖의 치료, 예방·재활, 입원, 간호, 이송으로 구분하고 있으므로,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 중 이 사건 고시 규정 제1항을 위반하여 공동이용의 대상이 된 해당 항목의 요양급여비용이 부당이득징수대상이 된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이 사건 고시 규정 제1항을 위반하여 공동이용한 부분은 시설에 해당하는 입원실이고 입원실 외 다른 시설, 인력(앞서 본 물리치료사 부분은 제외함) 및 장비 등을 공동이용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입원료’ 부분만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으로서 부당이득징수대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원고의 경우 내과의원의 입원실을 공동 이용하기 위하여 사전 신고절차를 거치지 않아 이 사건 고시 규정 제1항을 위반하였다는 점 외에는 진찰·검사, 약제의 지급, 처치, 간호 등의 요양급여와 관련하여 국민건강보험법령 및 그 하위 규정들에서 정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을 위반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설령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별도의 요양급여 적용기준 위반을 이유로 부당이득징수대상이 되는 것일 뿐, 이 사건 고시 규정 제1항 위반을 이유로 부당이득징수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내과의원의 입원실에 입원시킨 환자들에 대한 일체의 요양급여비용을 전부 부당이득징수대상이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의 적용기준과 부당이득징수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입원실 미신고 공동이용 관련 요양급여비용 954,789,700원 징수처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