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구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2015.1.28. 법률 제130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제10호, 제39조제1항제2호는 ‘사용공차(使用公差)를 벗어나 정량에 미달되게 판매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수단이 계량기 등 기계 조작에 의한 것을 구성요건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석유판매자 등이 계량기의 오차를 달리 설정하거나 그 표시를 조작하는 등 기타의 방법으로 실제 판매한 석유의 양이 계량기의 사용공차를 벗어나 정량에 미달되게 판매하는 경우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다.
[2] 석유판매업자인 피고인이 경유 탱크의 경유를 보일러로 보내 국제기준온도 15℃보다 훨씬 높은 평균 32℃~38℃로 가열하여 20ℓ당 평균 270㎖(약 1.35%)의 부피를 증가시킨 다음 이를 성명불상의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방법으로 정량을 속여 판매하였다고 하여 구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2015.1.28. 법률 제130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석유사업법’이라 한다)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관련 법령 규정들을 체계적으로 종합하면 구 석유사업법 제46조제10호, 제39조제1항제2호의 ‘사용공차(使用公差)를 벗어나 정량에 미달되게 판매하는 행위’는 ‘석유를 검정기준상 최대허용오차의 1.5배를 초과하여 정량에 미달되게 판매하는 행위’를 의미하고, ‘주유기의 사용공차’는 ‘최대허용오차의 1.5배 값인 ± 0.75%’이며, 석유의 정량을 계량하기 위한 기준온도는 15℃가 되므로, 피고인이 온도 조건을 32℃~38℃로 변동시킨 상태에서 경유 20ℓ를 판매한 경우, 위 경유를 다시 기준온도인 15℃로 변화시켰을 때 20ℓ를 기준으로 한 사용공차가 약 150㎖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측정되면 사용공차 범위를 초과하여 정량에 미달하는 것으로서, 한국석유관리원 검사보고서의 기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경유는 기준온도 15℃를 기준으로 온도 1℃가 증가할 때마다 0.08~0.09%의 부피가 증가하는데, 피고인은 주유소 사업장 내에 급속가열장치를 설치하고 가열된 경유를 탱크(경유용)를 통해 주유기로 연결하여 부피가 팽창된 경유를 소비자에게 판매하였고, 피고인의 주유기 등 4곳에서 채취된 경유 시료의 온도는 32℃~38℃였으며, 이를 기준온도 15℃에 가까운 온도로 조건을 변화시키고자 상온 상태에서 약 50분~80분 정도 방치한 이후 경유 온도 약 22℃~25℃에서 측정한 결과 모두 20ℓ당 정량에 210㎖가 미달하는 것이 확인되었으므로, 피고인이 인위적으로 경유를 가열하여 경유의 부피를 증가시켜 판매한 행위는 ‘사용공차를 벗어나 정량에 미달하여 석유를 판매한 행위’에 포함되고, 한편 구 석유사업법이 2015.1.28. 개정되면서 제39조제1항제3호로 ‘인위적으로 열을 가하는 등 부당하게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의 부피를 증가시켜 판매하는 행위’를 신설하여 2015.7.29.부터 시행되었는데, 이는 하위 법령에 순차 위임되었던 구 석유사업법 제46조제10호, 제39조제1항제2호의 요건을 법률에 규정함으로써 구성요건을 명백히 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그와 같은 처벌조항이 신설되었더라도 구 석유사업법 시행 당시의 행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구 석유사업법 제46조제10호, 제39조제1항제2호로 처벌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구 석유사업법 위반죄에서의 정량 미달 판매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9.12.13. 선고 2017도20752 판결】
• 대법원 2019.12.13. 선고 2017도20752 판결 [사기·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검사
• 원심판결 / 대구지법 2017.11.17. 선고 2017노149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부분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석유판매업자로서, 석유판매업자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를 계량기의 사용오차를 벗어나 정량에 미달되게 판매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피고인은 2015.1.1.경부터 같은 해 3.9.경까지 4번 경유 탱크의 경유를 보일러로 보내 국제기준온도 15℃보다 훨씬 높은 평균 32℃~38℃로 가열하여 20ℓ당 평균 270㎖(약 1.35%)의 부피를 증가시킨 다음 이를 성명불상의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방법으로 정량을 속여 판매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은, ① 구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2015.1.28. 법률 제130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석유사업법’이라 한다) 제46조제10호, 제39조제1항제2호(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한다)는 석유판매자 등이 계량기의 오차를 달리 설정하거나 그 표시를 조작하는 등 기타의 방법으로 실제 판매한 석유의 양이 계량기의 사용공차를 벗어나 계량기에 측정된 석유의 양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처벌하기 위한 것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가 ‘계량기의 사용공차를 벗어나 정량에 미달하여 석유를 판매한 행위’에 정확히 포섭된다고 볼 수 없고, ② 열을 가하여 부피를 증가시켜 판매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은 구 석유사업법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가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이르러 비로소 신설되었는데, 그 처벌조항이 신설된 경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벌조항만으로는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처벌할 수 없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이 사건의 쟁점은 ‘석유를 가열하여 부피를 증가시켜 판매한 행위’가 구 석유사업법이 정하는 ‘정량 미달 판매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라. 관련 법령의 규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처벌조항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용공차(使用公差)를 벗어나 정량에 미달되게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그 위임에 의한 구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령(2015.6.15. 대통령령 제263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석유사업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42조의4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용공차(使用公差)란 계량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 17]에 따른 계량기의 사용오차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구 계량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7.12.12. 대통령령 제284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별표 17]은 계량기의 사용오차에 관하여 주유기의 경우 ‘법 제23조제2항에 따른 계량기의 검정기준에서 정하는 최대허용오차의 1.5배의 값’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 계량에 관한 법률(2017.3.21. 법률 제146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제2항은 검정의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구 계량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0조제2항은 검정의 기준에 관한 세부 내용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14-282호인 액체용 계량기(주유기, LPG미터, 오일미터) 기술기준 제1장 2.1.14 기준조건(base conditions)[측정된 액체의 체적을 환산하기 위해 규정한 조건(예: 기준온도 및 기준압력)] 조항은 기준조건으로 선정한 값은 15℃, 101 325 Pa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3) 구 석유사업법 시행령 제45조제8항제5호는 석유판매업자 등에 대한 정량 미달 판매행위 금지의 준수 여부 확인 권한을 한국석유관리원에 위탁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한국석유관리원 규정인 석유유통검사업무규정 제3조제4호는 “사용공차란 법 제39조제1항제2호의 정량 미달 판매행위를 확인하기 위한 판단기준으로써, 영 제42조의4의 계량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 17]에 따른 사용오차의 범위[주유기: ± 0.75%, 눈새김 탱크: ± 2%]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마. 이 사건 처벌조항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다.
1) 이 사건 처벌조항은 ‘사용공차(使用公差)를 벗어나 정량에 미달되게 판매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수단이 계량기 등 기계 조작에 의한 것을 구성요건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석유판매자 등이 계량기의 오차를 달리 설정하거나 그 표시를 조작하는 등 기타의 방법으로 실제 판매한 석유의 양이 계량기의 사용공차를 벗어나 정량에 미달되게 판매하는 경우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다.
2) 앞서 본 관련 법령 규정들을 체계적으로 종합하면 이 사건 처벌조항의 ‘사용공차(使用公差)를 벗어나 정량에 미달되게 판매하는 행위’는 ‘석유를 검정기준상의 최대허용오차의 1.5배를 초과하여 정량에 미달되게 판매하는 행위’를 의미하고 ‘주유기의 사용공차’는 ‘최대 허용오차의 1.5배의 값인 ± 0.75%’이며, 석유의 정량을 계량하기 위한 기준온도는 15℃가 되는바, 피고인이 온도 조건을 32℃~38℃로 변동시킨 상태에서 경유 20ℓ를 판매한 경우, 위 경유를 다시 기준온도인 15℃로 변화시켰을 때 20ℓ를 기준으로 한 사용공차가 약 150㎖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측정되면 사용공차 범위를 초과하여 정량에 미달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3) 그런데 한국석유관리원 검사보고서의 기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경유는 기준온도 15℃를 기준으로 온도 1℃가 증가할 때마다 0.08~0.09%의 부피가 증가하는데, 피고인은 주유소 사업장 내에 급속가열장치를 설치하고 가열된 경유를 4번 탱크(경유용)를 통해 주유기로 연결하여 부피가 팽창된 경유를 소비자에게 판매하였고, 피고인의 주유기 등 4곳에서 채취된 경유 시료의 온도는 32℃~38℃였으며, 이를 기준온도인 15℃에 가까운 온도로 조건을 변화시키고자 상온 상태에서 약 50분~80분 정도 방치한 이후 경유 온도 약 22℃~25℃에서 측정한 결과 모두 20ℓ당 정량에 210㎖가 미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4) 따라서 피고인이 인위적으로 경유를 가열하여 경유의 부피를 증가시켜 판매한 행위는 ‘사용공차를 벗어나 정량에 미달하여 석유를 판매한 행위’에 포함된다.
바. 구 석유사업법이 2015.1.28. 개정되면서 제39조제1항제3호로 ‘인위적으로 열을 가하는 등 부당하게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의 부피를 증가시켜 판매하는 행위’를 신설하여 2015.7.29.부터 시행되었는데,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하위 법령에 순차 위임되었던 이 사건 처벌조항의 요건을 법률에 규정함으로써 구성요건을 명백히 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그와 같은 처벌조항이 신설되었다고 하더라도 구 석유사업법 시행 당시의 행위인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행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 사건 처벌조항으로 처벌할 수 있다.
사. 그런데도 이와 달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석유사업법 위반죄에서의 정량 미달 판매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사기 부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원심판결 중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