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요지>

노동조합이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가리키므로, 노동조합원들의 단결이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행위는 원칙적으로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채권자의 수급인 내지 협력업체인 서울○○ 소속 근로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채권자의 직원으로 직접 채용될 것인지 아니면 채권자의 자회사 직원으로 채용될 것인지 여부는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경제적 지위의 향상과 관련된 문제라 봄이 상당하므로, 채무자들의 집회나 선전행위 등이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8.9.19. 선고 2018카합50305 결정 [업무방해금지등가처분]

채권자 / 한국월드

채무자 / 1.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2. ○○7

 

<주 문>

1.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신청취지>

1. 채무자들은 성남시 분당구 분당수서로 소재 한국월드건물 내에서 별지 목록 기재 각 행위를 직접 하거나 소속 조합원 또는 제3자로 하여금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집행관은 신청취지 제1항의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3. 신청취지 제1항의 명령을 위반할 경우 채권자에게, 채무자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이하 채무자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위반행위 1회당 5,000,000원씩, 채무자 이○○, ○○, ○○, ○○, ○○, ○○, ○○, ○○은 위반행위 1회당 1,000,000원씩 각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소명된다.

 

. 당사자들의 지위 등

1) 채권자는 고용정책기본법 제18조의2에 따라 한국고용정보원 산하에 설립되어 직업관련 자료·정보의 전시 및 제공, 직업체험프로그램 개설·운영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인데, 주식회사 서울○○(이하 서울○○라 한다)에 전시·체험관 운영관리 업무를 도급하였다.

2) 채무자 노동조합은 공공·운수·사회서비스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가입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채무자 노동조합의 경기지역본부 한국월드 분회(이하 한국월드 분회라고만 한다)는 채권자의 전시·체험관 운영관리 업무를 하는 서울○○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3) 채무자 이○○는 채무자 노동조합의 경기지역본부 본부장, 채무자 조○○는 채무자 노동조합의 경기지역본부 사무국장, 채무자 박○○은 채무자 노동조합의 경기지역본부 조직국장, 채무자 박○○는 한국월드 분회 분회장, 채무자 이○○, ○○, ○○은 각 한국월드 분회 부분회장, 채무자 안○○은 한국월드 분회 사무장이다(이하 위 채무자들 8명을 통틀어 채무자 박○○ 이라 한다).

 

. 채무자들의 집회, 선전행위 등

1) 채권자는 2017.8.경부터 노사전문가 협의회 등을 거쳐 서울○○를 비롯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채권자가 출자하는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채용(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채무자들은 자회사가 아닌 채권자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반발하였다.

2) 채무자 박○○ 등은 채무자 노동조합 소속 다른 조합원들과 함께 2018.4.경부터 채권자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면서 다음과 같은 방법 등으로 집회, 선전행위 등을 하고 있다.

- 오전 8:30경부터 오전 8:50경까지 사이에 채권자 사옥(전시·체험관) 인근 노상, 사옥 입구 등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

- 채권자 사옥 앞 광장에서 집회 개최

- 채권자 사옥 내 게시판 등에 벽보 게시

- 다수의 조합원들이 출근시간 직전이나 점심시간 중에 채권자 사옥 내 로비 또는 중앙계단에서 현수막을 들고 확성기, 마이크, 음향장치, 스피커 등을 사용하면서 구호를 외치고 음악을 송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선전행위를 하고, 방문객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는 취지의 서명운동(서명요청)

- 사옥 부지 내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

3) 성남시 분당구 분당수서로 501에 위치한 채권자 사옥(전시·체험관)의 공간배치는 다음과 같다. (다음생략)

 

2. 채권자의 주장 요지

 

. 채권자는 채무자들의 사용자가 아니고, 업무수행에 관하여 채무자들을 지휘·감독하지도 않는다. 채무자들의 사용자인 서울○○가 아닌 채권자를 상대로 한 채무자들의 집회나 선전행위 등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으로 볼 수 없다.

. 채권자가 수급업체의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자회사를 설립하여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방법과 채권자가 직접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방법 중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 여부는 채권자의 고유권한인 경영권과 인사권에 관한 사항이다. 따라서 채무자들의 집회나 선전행위 등은 노동조합 활동의 정당한 목적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 채무자들의 집회나 선전행위 등은 과도한 소음을 발생시키고 방문객들의 시설이용에 큰 불편과 피해를 초래하는 등 집회나 시위의 목적 달성의 범위를 넘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채권자의 업무를 방해하고 점유권과 시설관리권을 침해하고 있다.

. 이에 채권자들은 채무자들을 상대로 업무방해 등 권리침해의 정도가 특히 심각한 채권자 사옥 내에서의 집회·시위·소음발생행위 등의 금지를 위하여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3. 판 단

 

. 채권자를 상대로 한 집회나 선전행위 불가 주장에 대하여

채무자들이 채권자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 또는 그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이 아님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채무자 박○○, ○○, ○○, ○○, ○○을 비롯한 채무자 노동조합 한국월드 분회의 회원들은 채권자의 수급인인 서울○○ 소속 근로자들로서, 채권자 사옥에 위치한 채권자가 운영하는 전시·체험관에서 운영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점, 채무자들이 집회, 선전행위 등을 하는 목적은 채권자가 추진하는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의견을 표명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것인 점, 채권자가 개최한 노사전문가 협의회에 서울○○ 소속 근로자 대표 중 한 명으로 채무자 박○○가 참석하기도 하는 등 채권자와 채무자들은 정규직 전환 문제에 관한 실질적 이해당사자들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채무자들로서는 위 채무자 박○○를 비롯한 서울○○ 소속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채권자를 상대로 정당한 집회 및 표현의 자유의 범위 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와 달리 채권자가 채무자들의 사용자가 아니라고 하여 곧바로 채무자들이 채권자를 상대로 노동조합 활동을 전혀 할 수 없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채권자의 주장은 이유 없다.

 

. 노동조합 활동의 정당한 목적범위 일탈 주장에 대하여

노동조합이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제4)를 가리키므로, 노동조합원들의 단결이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행위는 원칙적으로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1.2.24. 선고 200829123 판결, 대법원 2017.8.18. 선고 201722732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채권자의 수급인 내지 협력업체인 서울○○ 소속 근로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채권자의 직원으로 직접 채용될 것인지 아니면 채권자의 자회사 직원으로 채용될 것인지 여부는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경제적 지위의 향상과 관련된 문제라 봄이 상당하므로, 채무자들의 집회나 선전행위 등이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 따라서 채권자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 채권자의 업무방해 및 점유권과 시설관리권 침해 주장에 대하여

1) 사용자는 기업시설에 대한 방해배제 내지 방해예방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노동조합과 소속 조합원을 상대로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을 구하거나 같은 내용의 본안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때 헌법이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고, 노동쟁의의 유동성에 비추어 법적 간섭은 최소한도에 그치는 것이 분쟁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노사의 이해 대립은 노사대등의 원칙에 입각하여 자주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보전의 필요성이나 방해배제 내지 방해예방청구의 필요성을 판단할 때에는 고도의 신중함을 요한다(대법원 2011.2.24. 선고 201075754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소명사실과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채무자들의 행위 태양 및 정도, 채권자가 이 사건 신청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채무자들이 채권자의 영업시간 중에 자신들의 근무공간일 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을 위한 전시·체험공간인 채권자 사옥 내에서 방문객들의 눈에 잘 띄는 중앙계단과 로비, 안내데스크 주변에 모여 채권자의 의사에 반하는 집회나 선전행위 등을 함으로써 채권자의 업무수행에 영향을 미치거나, 채권자의 점유권 내지 시설관리권을 제한하고 있는 점은 소명된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위 소명사실 및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별지 목록 기재 각 행위와 같은 채무자들의 집회 또는 선전행위 등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명할 정도의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있음을 소명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소명할 자료가 없다.

채무자 박○○를 포함하여 한국월드 분회 회원들은 영업시간 중 계속하여 집회, 선전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각자의 점심시간 등을 이용하여 20~30분씩 돌아가면서 집회, 선전행위에 참여하고 있고(채무자들의 사옥 내 집회, 선전행위는 하루에 약 한 시간 정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시·체험관 강사활동 등 자신들의 업무 자체는 계속 수행하고 있다.

채무자들의 영업시간 중 채권자 사옥 내 집회, 선전행위로 인하여 중앙계단 및 로비 일부 등이 점거되어 방문객들의 통행 경로가 일부 제한되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채무자들이 중앙계단 등을 전면적으로 막은 것은 아니고, 다수의 관람객은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통해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채무자들이 관람객 등의 눈에 잘 띄는 장소에서 집회, 선전행위를 하고 있기는 하나, 관람객들의 통행이나 관람 자체를 저지하거나 현저하게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채무자들이 피켓, 현수막 등에 기재한 문구 중에는 사기행각, 꼼수등 일부 부적절한 표현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채무자들이 정당화하기 어려운 허위사실에 관한 주장을 하고 있다거나,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하여 지나치게 공격적인 수준의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가처분을 통해 즉시 금지를 명해야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채무자들의 채권자 사옥 내 집회, 선전행위로 인하여 소음이 발생하는 등 평소보다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되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리고 만약 채무자들의 집회, 선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소음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초과할 경우 채권자는 채무자들을 상대로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소음피해의 제거나 예방을 위한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며, 이 때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소음의 발생 여부는 소음을 직접 규제대상으로 삼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내용을 일응의 기준으로 하여 판단함이 상당하다.

그런데 채권자가 소음발생과 관련하여 제출한 측정자료는 채권자가 임의로 휴대전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측정한 결과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그 정확한 측정시점과 주기, 측정 지속시간, 측정장소(소음원으로부터의 거리, 측정높이 등 포함)가 불분명한 점, 채권자가 제출한 영상자료에 녹음된 음향만으로는 그 소음이 관련 법령에서 정한 기준을 초과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관련 법령에서 정한 측정방법 및 기준에 따른 객관적 측정결과가 함께 제출되어야 할 것이다) 등의 사정에 비추어,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채무자들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소음·진동관리법 등 관련법령에서 정한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켰음을 소명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채무자들이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켰음을 소명할 자료가 없으며, 그와 같은 소명이 부족한 이상 확성기 기타 인공음향증폭장치의 사용 자체를 금지시킬 수는 없다.

채권자가 제출한 관람객의 민원 내용, 채권자가 운영하는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알 수 있는 관람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더라도 채무자들의 집회, 선전행위로 인하여 채권자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현저하게 방해받고 있다거나, 사옥에 대한 점유 및 시설관리권이 완전히 배제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채무자들이 영업시간 전 또는 후에 실시한 집회, 선전행위 등은 채권자의 업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채무자들이 게시한 벽보의 내용, 숫자, 장소 등을 고려할 때 이로 인하여 채권자의 업무가 실질적으로 방해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채무자들이 채권자 사옥 외부에 천막을 설치하고 집회, 선전행위 등을 한 사실은 소명되나, 채권자 사옥 내부에 천막을 설치하여 농성한 적은 없고, 채권자 사옥 내부에 천막을 설치하려 시도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신청은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이재근(재판장) 김주관 조형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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