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출입국관리법은 제94조제9호에서 “제18조제3항을 위반하여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을 고용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제18조제3항에서 누구든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출입국관리법이 제94조제9호의 “고용한 사람”은 외국인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모두 포함한다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출입국관리법 제99조의3에서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한 행위의 이익귀속주체인 사업주를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지만, 주식회사의 경우 대표이사가 아니라 회사가 위 규정의 적용대상인 점,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형벌법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 점, 출입국관리법의 입법취지와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게 된 입법경위 등을 종합하면, 주식회사의 종업원이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한 행위와 관련하여, 그 대표이사가 종업원의 그와 같은 행위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출입국관리법 제94조제9호에서 정한 “고용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피고인이 대표이사인 주식회사의 종업원이 신축공사에 단순 노무활동에 종사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사건에서, 원심은 피고인이 대표이사로서 그 종업원이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여 근로자를 고용하는 행위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사정을 들어 유죄로 판단하였으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출입국관리법 제94조제9호의 “고용한 사람”에 해당할 수 없으므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한 경위를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한 사안.
◆ 대법원 제1부 2017.06.29. 선고 2017도3005 판결 [출입국관리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피고인
♣ 원심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2.9. 선고 2016노431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출입국관리법은 제94조제9호에서 “제18조제3항을 위반하여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을 고용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제18조제3항에서 누구든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출입국관리법이 제94조제9호의 “고용한 사람”은 외국인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모두 포함한다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출입국관리법 제99조의3에서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한 행위의 이익귀속주체인 사업주를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지만, 주식회사의 경우 대표이사가 아니라 회사가 위 규정의 적용대상인 점,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형벌법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 점, 출입국관리법의 입법취지와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게 된 입법경위 등을 종합하면, 주식회사의 종업원이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한 행위와 관련하여, 그 대표이사가 종업원의 그와 같은 행위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출입국관리법 제94조제9호에서 정한 “고용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원심은, ➀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고 한다)가 이 사건 다세대주택 신축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인력’으로부터 인력을 공급받아 왔고,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에도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적이 있는 점, ➁ 공소외 1 회사는 ‘○○인력’으로부터 근로자들의 주민등록번호 또는 외국인등록번호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았으므로 그 근로자들이 외국인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점, ➂ 피고인이 이 사건 발생 이전에 이미 ‘○○인력’으로부터 외국인 근로자를 소개받아 고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그들이 단순 노무활동에 종사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단순노무활동에 종사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공소외 2를 고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아, 공소외 2를 고용한 사람이 피고인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을 전반적으로 관리·감독하기는 하였으나 일용직 근로자의 수급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공소외 1 회사의 부사장 공소외 3 또는 그를 대리하여 현장소장으로 일했던 직원이 일용직 근로자들을 모집하여 일을 시켰으며, 피고인은 일반적으로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할 때 비로소 그 인적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였음을 알 수 있다.
4.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외국인인 공소외 2가 단순 노무활동에 종사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지 아니한 채 공소외 1 회사의 다세대주택 신축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고,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이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출입국관리법 제94조제9호에서 정한 “고용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심으로서는 공소외 2가 공소외 1 회사의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게 된 경위와 피고인이 이에 관여한 구체적인 내용을 심리하여, 피고인이 공소외 2를 고용한 사람에 해당한다는 점이 증명되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는 출입국관리법 제94조제9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채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은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