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가 납부하여야 할 지방세 등 지방자치단체의 징수금을 제3자가 납세자 명의로 납부한 경우,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이는 지방세 등을 징수하기 위한 체납처분압류가 무효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 대법원 2015.11.12. 선고 2014다36221 판결 [부당이득금]
♣ 원고, 피상고인 /
♣ 피고, 상고인 / 용인시
♣ 피고보조참가인 / 경기도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4.5.1. 선고 2013나6379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피고의 준비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지방세기본법 제70조제1항, 구 지방세법(2010.3.31. 법률 제1022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0조는 제3자가 납세자를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징수금을 납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지방세기본법 제70조제2항, 구 지방세법 시행령(2010.9.20. 대통령령 제2239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지방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47조제1항은 그 납부를 납세자의 명의로만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지방세기본법 제70조제3항, 구 지방세법 시행령 제47조제2항은 제3자가 납세자의 명의로 납부를 한 경우에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그 반환을 청구하거나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납세자가 납부하여야 할 지방세와 가산금 및 체납처분비 등 지방자치단체의 징수금을 제3자가 납세자의 명의로 납부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납세자의 조세채무에 대한 유효한 이행이 되고, 지방자치단체의 조세채권은 만족을 얻어 소멸한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징수금을 납부받은 것에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지방세기본법 제70조제3항, 구 지방세법 시행령 제47조제2항에 따라 제3자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1998.10.9. 선고 98다27579 판결 참조). 그리고 이러한 납부에 따른 조세채무 이행의 효력은 지방세 등을 징수하기 위한 체납처분 절차 진행 여부와 관련이 없으므로 체납처분압류가 무효인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다르지 아니하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2011.7.1. 주식회사 ○○앙(이하 ‘○○앙’이라 한다)이 체납한 지방세를 징수하기 위하여 ○○앙이 주식회사 하나○○신탁에 신탁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압류하였다(이하 ‘이 사건 압류’라 한다).
나. 원고는 2013.3.26.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송금인을 원고로 표시하여 피고가 ○○앙으로부터 지방세를 받기 위하여 개설한 체납계좌에 ○○앙이 체납한 주민세, 자동차세, 사업소세, 지방소득세 106,178,290원을 송금하였다.
다. 피고는 2013.3.26. 이 사건 압류를 해제한 후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압류등기의 말소등기를 마쳤다.
3. 위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판단된다.
가. 원고가 송금인을 원고로 표시하여 체납계좌에 송금하는 방법으로 실제 납부행위를 하였다는 것만으로, 원고가 자기의 명의로 체납액을 납부하였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원고는 자신이 소유권을 취득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이 사건 압류를 해제하기 위하여 이 사건 압류의 원인인 ○○앙의 체납액을 유효하게 납부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원고가 송금인을 원고로 표시하였지만 이는 그 납부가 원고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과 관련이 있음을 명확히 하기 위해 부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피고도 ○○앙으로부터 지방세를 받기 위하여 개설한 체납계좌를 통하여 위 체납액을 납부받았고, 그 후 ○○앙의 조세채무가 소멸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압류를 해제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비롯하여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지방세기본법 제70조제2항, 구 지방세법 시행령 제47조제1항에 따라 ○○앙의 체납액을 ○○앙의 명의로 납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이와 같이 원고가 납세자인 ○○앙의 명의로 피고에게 체납액을 납부한 것은 조세채무의 이행으로서 유효하고, 이로 인하여 피고의 ○○앙에 대한 조세채권은 소멸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압류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체납액을 납부받은 것에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할 수 없고, 지방세기본법 제70조제3항, 구 지방세법 시행령 제47조제2항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4.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위 체납액이 납세자인 ○○앙이 아닌 원고의 명의로 납부되었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이 사건 압류가 무효라는 등의 원심판시 이유만으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위 체납액을 납부받는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제3자의 조세채무 납부 또는 부당이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며,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김용덕(주심) 박보영 권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