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조세채권자들 사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적용하는 압류선착주의로 말미암아 저당권자의 선순위 조세채권자에 대한 대위권이 침해될 수는 없으므로, 납세의무자 소유의 일부 부동산에 관한 선행 공매절차의 매각대금 배분과정에서 저당권자에 우선하는 조세채권자에 대하여 저당권자에 우선하여 배분절차를 진행한 이상, 비록 조세채권자에게 배분된 금액이 압류선착주의에 따라 압류일이 빠른 다른 조세채권에 흡수됨으로써 실제로는 그 금액을 배분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선순위 조세채권자의 우선변제권 행사에 의한 배분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하고, 납세의무자 소유의 다른 부동산에 관한 후행 경매절차 등에서 저당권자에 대하여 선순위 조세채권자에게 그와 같은 배분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할 수 없다.
[2] 민법 제368조제2항 후문에 따라 선순위자인 조세채권자를 대위하는 저당권자는 민사집행법 제268조에 의하여 담보권의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 준용되는 민사집행법 제88조제1항, 제84조제1항에 의하여 배당요구의 종기까지 적법하게 배당요구를 하였다면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선순위 조세채권자가 나중에 경매 또는 공매절차를 통하여 매각되는 부동산에 관하여 미리 압류를 해 두었거나 그 부동산의 경매 또는 공매절차에 참가하여 교부청구 또는 배분요구를 한 경우에만 후순위 저당권자가 선순위 조세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15.4.23. 선고 2011다47534 판결 [부당이득금반환]
♣ 원고, 상고인 / 주식회사 에스비아이저축은행
♣ 피고, 피상고인 / 대한민국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1.5.13. 선고 2010나9665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조세우선변제권은 일정한 범위 내에서는 조세채무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이른바 법정 담보물권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따라서 조세채무자의 부동산이 여럿인 경우에는 마치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한 공동저당권자와 유사한 지위에 서게 되므로, 납세의무자 소유의 여러 부동산에 대하여 조세우선변제권이 행사된 경우에는 공동저당권에 관한 민법 제368조가 유추 적용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5.26. 선고 2003다1840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납세의무자 소유의 여러 부동산 중 일부가 먼저 경매되어 과세관청이 조세우선변제권에 의하여 조세를 우선변제받은 결과 그 경매 부동산의 저당권자가 민법 제368조제1항에 의하여 위 여러 부동산으로부터 조세채권이 동시 배당되는 경우보다 불이익을 받은 경우에는 민법 제368조제2항 후문을 유추 적용하여, 위 저당권자는 과세관청이 위 여러 부동산으로부터 동시에 배당받았다면 다른 부동산의 매각대금에서 변제를 받을 수 있었던 금액의 한도 내에서 선순위자인 조세채권자를 대위하여 다른 부동산의 경매절차에서 우선하여 배당받을 수 있다(대법원 2001.11.27. 선고 99다2231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기서 저당권자가 대위하는 선순위 조세채권자의 권리는 민법 제368조제2항 후문에서 정한 선순위 저당권에 대한 대위와 마찬가지로, 선순위 조세채권자의 조세채권이 아니라 그에 붙어 있는 법정 담보물권적 성격을 가진 우선변제권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11.12. 선고 2009다53017, 53024 판결 참조).
나. 한편 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관하여 저당권 설정일 전에 법정기일이 도래하여 압류를 마친 조세채권과 저당권 설정일 전에 법정기일이 도래하였으나 압류를 마치지 아니한 조세채권 및 저당권 설정일 후에 법정기일이 도래하여 압류를 마친 조세채권 등에 관하여 공매절차에서 매각대금을 배분하는 경우에, 당해세를 제외한 조세채권과 저당권 사이의 우선순위는 그 법정기일과 저당권 설정일의 선후에 의하여 결정하고 이와 같은 순서에 의하여 매각대금을 배분하되, 조세채권자들 사이에서는 저당권 설정일과의 선후를 가리지 아니하고 압류선착주의에 따라 우선순위를 결정하여 그 순위에 의하여 배분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11.24. 선고 2005두9088 판결 참조).
그런데 조세채권자들 사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적용하는 압류선착주의로 말미암아 저당권자의 선순위 조세채권자에 대한 대위권이 침해될 수는 없으므로, 납세의무자 소유의 일부 부동산에 관한 선행 공매절차의 매각대금 배분과정에서 저당권자에 우선하는 조세채권자에 대하여 저당권자에 우선하여 배분절차를 진행한 이상, 비록 그 조세채권자에게 배분된 금액이 압류선착주의에 따라 압류일이 빠른 다른 조세채권에 흡수됨으로써 실제로는 그 금액을 배분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선순위 조세채권자의 우선변제권 행사에 의한 배분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하고, 납세의무자 소유의 다른 부동산에 관한 후행 경매절차 등에서 저당권자에 대하여 선순위 조세채권자에게 그와 같은 배분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할 수 없다.
다. 이와 같이 민법 제368조제2항 후문에 따라 선순위자인 조세채권자를 대위하는 저당권자는 민사집행법 제268조에 의하여 담보권의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 준용되는 민사집행법 제88조제1항, 제84조제1항에 의하여 배당요구의 종기까지 적법하게 배당요구를 하였다면 배당을 받을 수 있고(대법원 2005.9.29. 선고 2005다34391 판결 참조), 선순위 조세채권자가 나중에 경매 또는 공매절차를 통하여 매각되는 부동산에 관하여 미리 압류를 해 두었거나 그 부동산의 경매 또는 공매절차에 참가하여 교부청구 또는 배분요구를 한 경우에만 후순위 저당권자가 선순위 조세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주식회사 한승종합건설(이하 ‘한승종합건설’이라 한다)은 이 사건 제1 내지 제12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원고는 이 사건 제1 부동산에 관하여 2007.5.25. 채권최고액 450,000,000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였고, 이 사건 제2 부동산에 관하여 2007.4.20. 채권최고액 910,000,000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나. 피고 산하 성남세무서(이하 ‘피고’라고 한다)는 이 사건 제1, 2 부동산에 관하여는 압류를 하지 않고 공매절차(이하 ‘이 사건 선배당절차’라고 한다)에서 교부청구를 하였는데, 2008.5.29. 이 사건 제1 부동산의 배분할 금액 851,225,680원은 원고의 근저당권 설정일인 2007.5.25.보다 앞서는 대전광역시 및 피고에 대한 체납세금이 4,485,581,730원(= 대전광역시 1,659,733,360원 + 피고 2,825,848,370원)에 이르러 그 각 조세채권액에 비례하여 대전광역시에 305,728,692원, 피고에게 520,531,158원이 1차로 배분되었다가, 피고에게 배분된 금액 중 277,896,418원은 압류선착주의에 의하여 피고의 조세채권보다 압류일이 빠른 대전광역시에 흡수되어 추가 배분되었고, 나머지 242,634,740원은 압류선착주의에 의하여 원고의 근저당권 설정일보다 법정기일이 늦지만 피고의 조세채권보다 압류일이 빠른 이천시에 20,141,200원, 유성구에 142,949,260원, 대전광역시에 79,544,280원이 각 흡수되어 배분되었다.
다. 또한 이 사건 제2 부동산의 배분할 금액 2,203,390,050원은 원고의 근저당권 설정일인 2007.4.20.보다 앞서는 의정부시, 대전광역시, 피고에 대한 체납세금이 4,062,459,000원(= 의정부시 626,820,190원 + 대전광역시 1,641,049,690원 + 피고 1,794,589,120원)에 이르러 그 각 조세채권액에 비례하여 의정부시에 334,066,122원, 대전광역시에 874,603,458원, 피고에게 956,432,860원이 1차로 배분되었다가, 피고에게 배분된 금액 중 292,754,068원과 201,504,792원은 압류선착주의에 의하여 피고의 조세채권보다 압류일이 빠른 의정부시와 대전광역시에 각 흡수되어 추가 배분되었고, 나머지 462,174,000원은 압류선착주의에 의하여 원고의 근저당권 설정일보다 법정기일이 늦지만 피고의 조세채권보다 압류일이 빠른 의정부시에 175,604,240원, 안동시에 36,330,470원, 대전광역시에 250,239,290원이 각 흡수되어 배분되었다.
라. 피고는 그 후 순차로 매각된 한승종합건설 소유의 이 사건 제3 내지 제12 부동산의 공매절차와 경매절차(이하 ‘이 사건 후배당절차’라고 한다)에서 제1심판결 별지 배당현황표 기재와 같이 모두 1,929,748,061원을 배분 또는 배당(이하 공매절차에서의 ‘배분’도 편의상 ‘배당’이라고 한다)받았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후배당절차에서 ‘한승종합건설의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매각대금이 동시에 배당되었다면 이 사건 제1, 2 부동산의 근저당권자로서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원에 대하여 선순위 조세권자를 대위한다’는 취지로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 신청을 하였으나, 배당을 받지 못하였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1) 원고의 이 사건 제2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 설정일인 2007.4.20.보다 법정기일이 앞서는 조세채권자인 의정부시(조세채권액 626,820,190원)와 대전광역시(조세채권액 1,641,049,690원) 및 피고(조세채권액 1,794,589,120원)가 이 사건 제1 내지 제12 부동산으로부터 동시에 배당받았다면 그 배분할 금액의 합계액이 8,057,759,711원에 이르고 있어 체납체분비와 당해세 등을 제외하더라도 위 조세채권 합계액을 넘으므로, 이 사건 제2 부동산의 배분할 금액과 관련하여 원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위 선순위 조세채권자들을 제외한 조세채권자보다는 앞서는 근저당권자로서 배당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며, (2) 이에 의하면, 이 사건 제1, 2 부동산이 먼저 매각되고 위와 같이 의정부시와 대전광역시 및 피고가 조세우선변제권에 의하여 조세를 우선변제받은 결과 원고는 이 사건 선배당절차에서 전혀 배당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후배당절차에서 위와 같이 적법하게 배당요구를 마친 원고로서는 의정부시와 대전광역시 및 피고가 이 사건 제1 내지 제12 부동산으로부터 동시에 배당받았다면 이 사건 제3 내지 제12 부동산의 매각대금에서 조세우선변제권에 의하여 변제받을 수 있었던 금액의 한도 안에서 원고의 저당권보다 선순위 조세채권자인 의정부시와 대전광역시 및 피고를 대위하여 우선변제권을 주장하여 이 사건 후배당절차에서 배당받을 수 있고, 피고는 이와 같이 이 사건 후배당절차에서 의정부시와 대전광역시 및 피고를 대위하는 원고에 대하여 압류선착주의로 인하여 이 사건 선배당절차에서 배당받지 못하였음을 내세워 피고 등을 대위한 원고의 우선변제권 행사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4.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선배당절차에서 원고에 우선하는 피고 등의 조세채권으로 인하여 배당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선배당절차에서 조세우선변제권에 기하여 1차로 배당되었다가 압류선착주의에 의하여 실제로 배당을 받지 못한 피고를 대위하여 이 사건 후배당절차에서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조세우선변제권, 민법 제368조의 공동저당권의 유추 적용 및 조세우선변제권의 대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고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