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경정청구제도에 관한 국세기본법의 개정 경과와 경정청구제도의 취지 및 관련 법리 등에 비추어 보면,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 내에 제출한 납세자가 그 후 이루어진 과세관청의 결정이나 경정으로 인한 처분에 대하여 소정의 불복기간 내에 다투지 아니하였더라도 3년의 경정청구기간 내에서는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에 대한 경정청구권을 행사하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보아야 하며, 구 국세기본법(2007.12.31. 법률 제8830호로 개정되고 2010.12.27. 법률 제104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의2 제1항에 의하여 경정청구기간이 이의신청·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 기간으로 제한되는 ‘세법에 따른 결정 또는 경정이 있는 경우’란 과세관청의 결정 또는 경정으로 인하여 증가된 과세표준 및 세액 부분만을 뜻한다.
◆ 대법원 2014.6.26. 선고 2012두12822 판결 [상속세등부과처분취소]
♣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원고 1 외 3인
♣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 동작세무서장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2.5.4. 선고 2011누3729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1) 구 국세기본법(2010.1.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2조의2 제1항은 “세법의 규정에 의하여 당초 확정된 세액을 증가시키는 경정은 당초 확정된 세액에 관한 이 법 또는 세법에서 규정하는 권리·의무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에 당초 신고나 결정은 증액경정처분에 흡수됨으로써 독립한 존재가치를 잃게 되므로, 원칙적으로는 증액경정처분만이 항고소송의 심판대상이 되고 납세자는 그 항고소송에서 당초 신고나 결정에 대한 위법사유도 함께 주장할 수 있다. 그렇지만 위 규정의 문언과 아울러, 위 규정의 입법 취지가 증액경정처분이 있더라도 불복기간이나 경정청구기간의 경과 등으로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된 당초 신고나 결정에서의 세액에 대하여 불복을 제한하려는 것에 있음에 비추어 보면, 불복기간이나 경정청구기간의 도과로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된 세액에 관하여는 그 취소를 구할 수 없고, 증액경정처분에 의하여 증액된 세액의 범위 내에서만 취소를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5.14. 선고 2006두17390 판결, 대법원 2011.4.14. 선고 2010두9808 판결, 대법원 2012.3.29. 선고 2011두4855 판결 등 참조).
(2) 한편 2007.12.31. 법률 제8830호로 개정되고 2010.12.27. 법률 제104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이하 ‘개정 전 규정’이라 한다)은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내에 제출한 자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최초신고 및 수정신고한 국세의 과세표준 및 세액(각 세법에 따른 결정 또는 경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해 결정 또는 경정 후의 과세표준 및 세액을 말한다)의 결정 또는 경정을 법정신고기한 경과 후 3년(각 세법에 따른 결정 또는 경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의신청·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 기간을 말한다) 이내에 관할 세무서장에게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2007.12.31. 법률 제88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은 과세관청의 결정 또는 경정이 있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경정청구기간을 3년으로 규정하고 있었고, 2010.12.27. 법률 제10405호로 개정된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도 과세관청의 결정 또는 경정이 있는 경우에 그로 인하여 증가된 과세표준 및 세액에 대하여는 90일 내에 경정청구를 하여야 하지만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 및 세액에 대하여는 3년의 경정청구기간을 허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국세기본법이 여러 차례 개정되면서도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 및 세액에 대한 3년의 경정청구기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납세자의 절차적 권익을 보장하려는 것이다. 개정 전 규정이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 및 세액에 대하여 3년간 경정청구할 수 있음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인 경우에 이의신청·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 기간(이하 ‘이의신청 등 기간’이라 한다)으로 경정청구기간이 제한되는 입법 형식을 취한 것도 마찬가지의 취지로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개정 전 규정에 의하여 경정청구기간이 이의신청 등 기간으로 제한되는 ‘세법에 따른 결정 또는 경정이 있는 경우’는 위와 같은 경정청구제도의 취지에 적합한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하여 해석함이 타당하다.
감액경정처분이 있더라도 이는 당초의 신고나 결정의 일부를 취소하는 것으로서 당초의 신고 등과 독립된 것이 아니어서 감액경정처분에 대하여 이의신청 등의 불복이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이를 납세자의 경정청구기간이 제한되는 ‘세법에 따른 결정 또는 경정이 있는 경우’로 볼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에 당초의 신고 등은 증액경정처분에 흡수되는 것이지만 경정청구나 부과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은 모두 정당한 과세표준과 세액의 존부를 정하고자 하는 동일한 목적을 가진 불복수단이므로 납세의무자는 증액경정처분에 대하여 소정의 불복기간 내에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정청구기간 내에서는 경정청구로도 다툴 수 있다(대법원 2013.4.18. 선고 2010두1173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런데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 내에 제출한 납세의무자에게 결정이나 경정으로 인한 처분을 불복대상으로 삼아 하나의 불복절차에서 다툴 수 있도록 한 것은 소송경제나 납세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것이지 납세자의 경정청구권을 제한하려는 것은 아니고, 당초의 신고 등에 관한 경정청구기간이 남아 있는 도중에 과세관청의 결정이나 경정이 있다고 하여 납세자가 당초의 신고 등에 관하여 가지는 별개의 불복수단인 경정청구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보는 것도 불합리하며, 조세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개정 전 규정의 입법 목적은 새로이 증가된 과세표준과 세액에 관한 경정청구권의 행사만을 제한하는 것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경정청구제도에 관한 국세기본법의 개정 경과와 경정청구제도의 취지 및 관련 법리 등에 비추어 보면,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 내에 제출한 납세자가 그 후 이루어진 과세관청의 결정이나 경정으로 인한 처분에 대하여 소정의 불복기간 내에 다투지 아니하였더라도 3년의 경정청구기간 내에서는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에 대한 경정청구권을 행사하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보아야 하며, 개정 전 규정에 의하여 경정청구기간이 이의신청 등 기간으로 제한되는 ‘세법에 따른 결정 또는 경정이 있는 경우’란 과세관청의 결정 또는 경정으로 인하여 증가된 과세표준 및 세액 부분만을 뜻한다고 할 것이다.
나. 원심은, 원고들이 2008.9.1.자 이 사건 당초 처분에 대하여 불복기간 안에 이의신청, 심판청구 등의 절차를 밟지 않음으로써 이 사건 당초 처분은 불가쟁력이 발생하였고, 그 이후인 2009.4.8. 이 사건 증액경정처분이 내려졌으므로, 이 사건 증액경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당초 처분 세액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우선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당초 처분에 대하여 불가쟁력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그 불복기간이나 경정청구기간이 모두 경과하여야 할 것인데, 원심이 이 사건 당초 처분에 대한 불복기간이 경과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불가쟁력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하겠다.
또한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당초 처분은 원고들을 포함한 망 소외 1의 공동상속인들이 최초 신고 및 수정신고한 과세표준 및 세액을 그대로 부과한 처분인 사실, 원고들의 상속세 법정신고기한으로부터 3년의 경정청구기간이 경과하기 전인 2009.4.8. 이 사건 증액경정처분이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증액경정처분에 의하여 증액된 세액뿐만 아니라 이 사건 당초 처분에 의하여 부과된 세액에 대해서도 그 위법을 주장하여 취소를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위와 같이 잘못된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당초 처분 세액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 부분을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국세기본법 제22조의2 제1항 및 개정 전 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상속개시 당시 망 소외 2와 원고들 공유로 등기되어 있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그들의 지분이 그 등기 명의와 달리 피상속인인 망 소외 1의 소유로서, 망 소외 2 명의 지분이 명의신탁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등기추정력 복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