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외국법인 간의 합병에 따라 소멸하는 피합병법인이 자산으로 보유하던 내국법인의 발행주식을 합병법인에 이전하는 것이 구 법인세법(2007.12.31. 법률 제88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3조제10호 (가)목에서 말하는 ‘주식의 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 법인세법의 해석상 합병에 따른 주식의 이전을 계기로 당해 주식에 내재된 가치증가분이 양도차익으로 실현되었다고 보아 이를 과세대상 소득으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갑 외국법인이 모 회사인 을 외국법인에 흡수합병되었고 병 외국법인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는데, 합병 당시 갑 법인이 보유한 정 내국법인 발행 주식이 갑 법인에서 병 법인으로 이전되자, 과세관청이 병 법인에 법인세 및 증권거래세 등 부과처분을 한 사안에서, 내국법인의 경우 구 법인세법(2007.12.31. 법률 제88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0조제1항, 제4항,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8.2.22. 대통령령 제206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2조제1항, 제14조제1항제1호 (가)목, (다)목은 합병에 따른 자산의 이전도 양도차익이 실현되는 자산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보아 그 양도차익의 산정방법을 규정하면서, 예외적으로 구 법인세법 제44조제1항제1호 및 제2호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피합병법인이 대가로 받은 주식의 액면가액을 양도대가로 의제함으로써 사실상 양도차익이 산출되지 않도록 하여 합병법인이 당해 자산을 처분하는 시점까지 그에 대한 과세를 이연하는 정책적 특례를 제공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합병에 따른 주식의 이전은 구 법인세법 제93조제10호 (가)목에서 말하는 ‘주식의 양도’에 해당하고, 구 증권거래세법(2008.12.26. 법률 제92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본문, 제2조제3항의 문언 내용 및 취지, 2001.12.29. 법률 제6538호로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 제117조제1항제14호가 ‘법인세법 제44조제1항 각 호의 요건을 갖춘 합병을 위하여 주식을 양도하는 경우’를 증권거래세의 면제 대상으로 새로이 규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합병으로 인한 주식의 이전이 위 규정에서 말하는 ‘주권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 대법원 2013.11.28. 선고 2010두7208 판결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
♣ 원고, 피상고인 / ○○○우스 ○○○그룹 에스에이
♣ 피고, 상고인 / 남대문세무서장 외 1인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0.4.1. 선고 2009누2779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구 법인세법(2007.12.31. 법률 제88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3조제10호 (가)목은 법인세 과세대상인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의 하나로 ‘내국법인이 발행한 주식 또는 출자증권과 기타 유가증권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증권거래세법(2008.12.26. 법률 제92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조 본문은 “주권 또는 지분의 양도에 대하여는 이 법에 의하여 증권거래세를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제2조제3항은 “이 법에서 ‘양도’라 함은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원인에 의하여 유상으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원심은 제1심판결의 이유를 인용하여, ① 스페인 법인인 ○○○우스 ○○○그룹 에스에이(Amadeus IT Group S.A., 이하 ‘구 ○○○우스’라 한다)는 2006.8.1. 그 발행주식의 60.83%를 보유하고 있던 모회사인 더블유에이엠 포트폴리오 에스에이(WAM Portfolio S.A.)에 흡수합병되었고(이하 ‘이 사건 합병’이라 한다), 그 후 더블유에이엠 포트폴리오 에스에이는 법인명을 구 ○○○우스의 명칭을 따라 원고(Amadeus IT Group S.A.)로 변경한 사실, ② 이 사건 합병 당시 구 ○○○우스는 내국법인인 ○○○여행정보 주식회사가 발행한 주식의 32%에 해당하는 256,374주(이하 ‘이 사건 쟁점주식’이라 한다)를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합병으로 인하여 이 사건 쟁점주식의 소유권이 구 ○○○우스에서 원고에게 이전된 사실, ③ 피고 남대문세무서장은 2007.10.1. 이 사건 쟁점주식의 이전으로 인하여 구 ○○○우스에게 구 법인세법 제93조제10호 (가)목이 규정한 주식의 양도로 인한 국내원천소득이 발생하였다고 보아 원고에게 그에 대한 원천징수분 법인세 545,225,910원(가산세 포함)을 납세고지하고, 아울러 이 사건 쟁점주식의 이전이 구 증권거래세법 제1조 본문, 제2조제3항이 규정한 ‘주권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에게 그에 대한 증권거래세 136,568,600원(가산세 포함)을 부과한 사실, ④ 피고 서울특별시 중구청장은 2007.10.29. 피고 남대문세무서장의 위 원천징수분 법인세 납세고지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법인세할 주민세 54,522,590원을 납세고지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하여, 외국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내국법인의 주식이 외국법인 간의 흡수합병으로 인하여 존속하는 합병법인으로 이전되는 경우 이를 구 법인세법상 주식 기타 유가증권의 양도로 보아 그 소득에 대하여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점, 법인 간 합병이 있는 경우 소멸하는 피합병법인의 권리의무는 합병으로 인하여 존속하는 합병법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합병의 효과로서 발생하는 주식 기타 유가증권의 승계는 매매, 교환 등을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이 유상으로 이전되는 ‘주식의 양도’와 구별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외국법인 간의 흡수합병에 의하여 외국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내국법인의 주식이 이전되는 것은 주식의 양도와는 그 법적 성질 및 효과 등을 달리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쟁점주식이 원고에게 이전된 것을 구 법인세법 제93조제10호 (가)목이 규정한 ‘주식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구 증권거래세법 제1조 본문, 제2조제3항이 규정한 ‘주권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이와 다른 전제 아래 한 피고들의 위 원천징수분 법인세 및 법인세할 주민세의 납세고지와 증권거래세 부과처분은 모두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할 수 없다.
가. 먼저 외국법인 간의 합병에 따라 소멸하는 피합병법인이 자산으로 보유하던 내국법인의 발행주식을 합병법인에게 이전하는 것이 구 법인세법 제93조제10호 (가)목에서 말하는 ‘주식의 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 법인세법의 해석상 합병에 따른 주식의 이전을 계기로 당해 주식에 내재된 가치증가분이 양도차익으로 실현되었다고 보아 이를 과세대상 소득으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구 법인세법 제80조제1항은 내국법인이 합병으로 인하여 해산하는 경우 그 청산소득의 금액은 ‘피합병법인의 주주 등이 합병법인으로부터 받은 합병대가의 총합계액에서 피합병법인의 합병등기일 현재의 자기자본의 총액을 공제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제4항의 위임에 따라 ‘합병대가의 총합계액’의 계산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8.2.22. 대통령령 제206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22조제1항은 ‘법 제16조제1항제5호의 규정에 의한 합병대가의 총합계액’(제1호)과 ‘법 제80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가산하는 금액’(제2호) 등을 합한 금액을 ‘합병대가의 총합계액’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법인세법 제16조제1항제5호, 제2항,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4조제1항제1호 (가)목, (다)목은 합병대가로 취득하는 재산이 주식인 경우에는 취득 당시의 시가에 의하되, 다만 구 법인세법 제44조제1항제1호 및 제2호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액면가액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구 법인세법 제44조제1항은 제1호에서 ‘합병등기일 현재 1년 이상 계속하여 사업을 영위한 내국법인 간의 합병일 것’을, 제2호에서 ‘피합병법인의 주주 등이 합병법인으로부터 합병대가를 받은 경우에는 동 합병대가의 총합계액 중 주식 등의 가액이 100분의 95 이상일 것’을 각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내국법인의 경우 구 법인세법 제80조제1항, 제4항,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22조제1항, 제14조제1항제1호 (가)목, (다)목은 합병에 따른 자산의 이전도 양도차익이 실현되는 자산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보아 그 양도차익의 산정방법을 규정하면서, 예외적으로 구 법인세법 제44조제1항제1호 및 제2호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피합병법인이 대가로 받은 주식의 액면가액을 양도대가로 의제함으로써 사실상 양도차익이 산출되지 않도록 하여 합병법인이 당해 자산을 처분하는 시점까지 그에 대한 과세를 이연하는 정책적 특례를 제공하고 있는 점, 이에 비하여 외국법인의 경우에는 구 법인세법 제93조제10호 (가)목 등에서 내국법인이 발행한 주식 등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을 과세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외국법인 간의 합병에 따른 주식 등의 이전에 대하여 과세를 이연하는 정책적 특례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외국법인 간의 합병에 따른 국내 자산의 이전을 내국법인 간의 합병에 따른 국내 자산의 이전과 달리 양도차익이 실현되는 자산의 양도로 보지 않을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합병에 따른 이 사건 쟁점주식의 이전은 구 법인세법 제93조제10호 (가)목에서 말하는 ‘주식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그리고 구 증권거래세법 제1조 본문, 제2조제3항의 문언 내용 및 취지, 2001.12.29. 법률 제6538호로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 제117조제1항제14호가 ‘법인세법 제44조제1항 각 호의 요건을 갖춘 합병을 위하여 주식을 양도하는 경우’를 증권거래세의 면제 대상으로 새로이 규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합병으로 인한 주식의 이전이 위 규정에서 말하는 ‘주권의 양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볼 이유도 없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합병에 따른 이 사건 쟁점주식의 이전이 구 법인세법 제93조제10호 (가)목이 규정한 ‘주식의 양도’나 구 증권거래세법 제1조 본문, 제2조제3항이 규정한 ‘주권의 양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위 원천징수분 법인세 및 법인세할 주민세의 납세고지와 증권거래세 부과처분이 모두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법인세법 제93조제10호 (가)목이 규정한 ‘주식의 양도’나 구 증권거래세법 제1조 본문, 제2조제3항이 규정한 ‘주권의 양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