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13.10.17. 선고 2013두9779 판결 [증여세부과처분취소]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동래세무서장
♣ 원심판결 / 부산고법 2013.4.19. 선고 2012누338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7.12.31. 법률 제88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5조의2 제1항 본문은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토지와 건물을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 있어서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1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명의자로 등기 등을 한 날(그 재산이 명의개서를 요하는 재산인 경우에는 소유권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일의 다음 날을 말한다)에 그 재산의 가액을 명의자가 실제소유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면서, 그 단서 제1호에서 ‘조세회피의 목적 없이 타인의 명의로 재산의 등기 등을 하거나 소유권을 취득한 실제소유자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 제1항의 입법 취지는 명의신탁제도를 이용한 조세회피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한다는 취지에서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데에 있으므로, 명의신탁이 조세회피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에서 이루어졌음이 인정되고 그 명의신탁에 부수하여 사소한 조세경감이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면 그와 같은 명의신탁에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나, 위와 같은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명의신탁의 목적에 조세회피목적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만 위 조항 단서를 적용하여 증여의제로 의율할 수 없는 것이므로 다른 주된 목적과 아울러 조세회피의 의도도 있었다고 인정되면 조세회피목적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때 조세회피목적이 없었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명의자에게 있다(대법원 2009.4.9. 선고 2007두19331 판결 등 참조).
2. 먼저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① 원고가 2005.8.25. 소외 1로부터 다단계유통업을 영위하는 업체인 주식회사 하이넷 생활건강(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발행의 주식 300,000주를 양수하고, 2005.9.8. 주식 3,000,000주를 15억 원에 유상증자 받았으며, 2006.2.18. 주식 2,000,000주를 10억 원에 유상증자 받은 사실(이하 위 주식 합계 5,300,000주를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 ② 원고는 2007.7.경까지 이 사건 회사의 지분 52.51%를 보유하다가 2007.7.경 실시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그 지분이 39.61%로 떨어졌고, 한편 소외 2의 처 소외 3이 위 유상증자시 2,000,000주를 인수하여 이 사건 회사의 지분 12.27%를 보유하게 되었던 사실, ③ 관할세무서장은 이후 원고를 이 사건 회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여 부가가치세 등 합계 54,439,000원의 세금을 부과하였다가 원고의 이의에 따라 그 지정을 취소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이 사건 주식의 인수자금은 소외 2가 부담하였고 원고에게는 그 인수자금을 마련할 고유한 재력이 없었으며 원고가 지분 52.51%의 지배주주에 해당함에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를 선임하거나 그 경영에 전혀 관여한 적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주식회사 하이리빙의 대표이사 소외 2가 경업금지의무로 인하여 동종 업체인 이 사건 회사의 주식을 자신의 명의로 취득할 수 없게 되자 형 소외 4와 사돈지간인 원고의 명의를 빌려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보이고, 소외 2가 향후 다른 수탁자 명의로 이 사건 주식을 분산하거나 주식 보유비율이 자연스레 낮아질 경우 실질 주주인 소외 2와 특수관계인 사이의 관계를 은닉함으로써 국세기본법 제39조 소정의 제2차 납세의무를 회피할 여지가 있었던 점, 실제로 소외 2는 이 사건 주식의 명의신탁으로 인하여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제2차 납세의무를 회피한 결과도 발생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소외 2가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의 명의를 신탁한 데에는 경업금지의무를 회피하면서 동종 영업을 하기 위한 주된 목적 외에도 제2차 납세의무를 회피하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보인다는 이유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 제1항을 적용하여 원고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규정과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명의신탁 재산의 증여의제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