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9.2.4. 대통령령 제21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4조제2항이 추계결정의 방법을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그 방법이 일반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객관적, 합리적인 것이고 그 결과가 고도의 개연성과 진실성을 가진 것이라면 이에 의한 포탈세액의 추계도 허용된다. 그러나 위와 같이 법령에 추계방법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구체적 사안에서 그 방법이 불합리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적용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피고인 갑 주식회사의 법인세 포탈세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9.2.4. 대통령령 제21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4조제2항 등의 규정에 따라 단순경비율 방식으로 추계하여야 할 것인데도, 이에 의하여 추계하면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가려보지 아니한 채 검사가 적용한 매출원가 기준 추계방법도 허용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포탈세액 추계방법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3] 구 조세범 처벌법(2010.1.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제1항에 규정된 조세포탈죄의 고의가 있다고 하려면, 피고인에게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매입세액의 환급을 받는다는 인식 이외에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 발행업체들이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을 제외하고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 및 납부세액을 신고·납부하거나 또는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 전부를 신고·납입한 후 매출세액을 환급받는 등으로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면탈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의한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 것이 국가의 조세수입의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4] 구 조세범 처벌법(2010.1.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제1항에 규정된 조세포탈죄에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란 조세의 포탈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 즉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 행위를 말하고, 어떤 다른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한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하는 데에 그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 대법원 2011.4.28. 선고 2011도527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조세범처벌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1 외 1인
♣ 상고인 / 피고인들 및 검사
♣ 원심판결 / 부산고법 2010.12.29. 선고 2010노85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실제 운영자인 피고인 1이 이른바 자료상으로부터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구입한 후 그 세금계산서상의 공급가액에 상당하는 유류를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실제 매입한 것처럼 위장하여 이를 손금에 반영함으로써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법인세 과세표준을 과소신고하고 그 신고서에 위와 같이 위장된 매입액을 반영한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등의 서류를 첨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는 단순히 세법상의 미신고나 허위신고에 그친 것이 아니라 법인세의 부과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 1에게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법인세 포탈에 관한 고의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조세포탈죄에 있어서의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법인세 포탈에 관하여, 검사가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소득금액을 결정함에 있어 ‘필요한 장부 또는 증빙서류가 없거나 그 중요한 부분이 미비 또는 허위인 때’에 해당하여 포탈세액을 추계하기로 결정하고, 피고인 2 주식회사가 폐업한 소기업임에도 피고인들에게 조세탈루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단순경비율 방식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피고인들이 실제로 공급한 유류가 해상선박에 사용되는 면세유인 것을 확인한 후 수협중앙회에서 고시하는 어업용면세유 가격을 기준으로 그 매출원가를 산정하여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법인세 포탈세액을 추계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검사가 적용한 추계방법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그 추계방법에 의한 법인세 포탈세액의 추계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9.2.4. 대통령령 제21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법인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04조제2항은 ‘추계결정 또는 경정을 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1의 방법에 의한다’고 규정하면서 제3호로 ‘조세특례제한법 제7조제1항제2호 (가)목의 규정에 의한 소기업이 폐업한 때에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143조제3항제1호의2의 규정을 준용하는 방법 등 합리적인 방법으로 인정되어 국세청장이 정하는 방법’을 들고 있고, 소득세법 시행령 제143조제3항제1호의2는 수입금액에서 수입금액에 단순경비율을 곱한 금액을 공제한 금액을 그 소득금액으로 결정 또는 경정하는 방법(이하 ‘단순경비율 방식’이라 한다)을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구 법인세법 시행령의 규정이 추계결정의 방법을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그 방법이 일반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객관적, 합리적인 것이고 그 결과가 고도의 개연성과 진실성을 가진 것이라면 그 방법에 의한 포탈세액의 추계도 허용된다(대법원 2005.5.12. 선고 2004도714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이 법령에 추계방법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구체적 사안에서 그 방법이 불합리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방법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법인세 포탈세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구 법인세법 시행령 등의 규정에 따라 단순경비율 방식으로 추계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 2 주식회사의 포탈세액을 단순경비율 방식에 의하여 추계하면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가려보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검사가 적용한 추계방법도 허용된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포탈세액 추계방법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구 조세범 처벌법(2010.1.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조제1항 소정의 조세포탈죄의 고의가 있다고 하려면, 피고인에게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매입세액의 환급을 받는다는 인식 이외에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 발행업체들이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을 제외하고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 및 납부세액을 신고·납부하거나 또는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 전부를 신고·납입한 후 그 매출세액을 환급받는 등으로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면탈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의한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 것이 국가의 조세수입의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0.10.16. 선고 90도1955 판결, 대법원 2010.1.14. 선고 2008도886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1이 이른바 자료상으로부터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구입하면서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지급한 사실, 피고인 1에게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그 세금계산서상의 공급가액을 포함하여 산출한 매출세액을 신고하였고, 그 중 일부 업체들은 신고한 매출세액을 실제로 납부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1에게는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매입세액의 환급을 받는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할 것이나, 이를 넘어서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면탈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고인 1이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의한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 것이 국가의 조세수입의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인식까지도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따라서 피고인 1에게 부가가치세 포탈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조세포탈죄에 있어서의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구 조세범 처벌법 제9조제1항이 규정하는 조세포탈죄에 있어서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라고 함은 조세의 포탈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 즉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어떤 다른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한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1.3.24. 선고 2010도1334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공소외 주식회사의 법인세 포탈과 관련하여, 피고인 1이 공소외 주식회사의 부가가치세를 신고하면서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를 허위 기재하여 제출한 행위 또는 공소외 주식회사의 법인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하지 아니한 행위는 법인세의 포탈을 위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조세포탈죄에 있어서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각 법인세 포탈로 인한 피고인들의 각 조세범 처벌법위반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이 부분과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각 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1개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전부를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되,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