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조세법률관계에서 과세관청의 행위에 대하여 구 국세기본법(2010.1.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5, 18조제3항의 규정이 정하는 신의칙 내지 비과세의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하려면 장기간에 걸쳐 어떤 사항에 대하여 과세하지 아니하였다는 객관적 사실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과세관청 자신이 그 사항에 대하여 과세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어떤 특별한 사정에 의하여 과세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있고 이와 같은 의사가 대외적으로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될 것임을 요한다고 해석되며, 같은 법 제18조제3항 규정에서의 일반적으로 납세자에게 받아들여진 세법의 해석 또는 국세행정의 관행이란 비록 잘못된 해석 또는 관행이라도 특정납세자가 아닌 불특정한 일반납세자에게 정당한 것으로 이의 없이 받아들여져 납세자가 그와 같은 해석 또는 관행을 신뢰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라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것을 말한다.

[2] 국내회사가 국내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과의 공급계약에 따라 그 법인이 지정하는 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그 법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금액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지급받는 거래에 대하여 과세관청이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한 사안에서, 국내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 등이 지정한 자에게국내에서 용역 등을 제공하는 경우도 영세율 적용대상으로 규정한 국세청 부가가치세법 기본통칙 11-26-3은 각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2000.12.29. 대통령령 제170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2001.12.31. 대통령령 제174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26조제1항제1호의 취지 등에 부합하는 해석으로 볼 수 있어, 그 거래는 외화획득 거래로서 영세율이 적용되어 온 과세관행에 포섭될 수 있으므로, 위 부과처분은 신의칙 내지 새로운 해석에 의한 소급과세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0.4.15. 선고 200719294 판결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

원고, 피상고인 / 한국○○클 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 ○○세무서장

환송판결 / 대법원 2007.6.14. 선고 200512718 판결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7.8.28. 선고 20071579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구 국세기본법(2010.1.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국세기본법이라 한다) 15조는 납세자가 그 의무를 이행함에 있어서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세무공무원이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또한 같다라고, 18조제3항은 세법의 해석 또는 국세행정의 관행이 일반적으로 납세자에게 받아들여진 후에는 그 해석 또는 관행에 의한 행위 또는 계산은 정당한 것으로 보며, 새로운 해석 또는 관행에 의하여 소급하여 과세되지 아니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조세법률관계에서 과세관청의 행위에 대하여 국세기본법 제15, 18조제3항의 규정이 정하는 신의칙 내지 비과세의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하려면 장기간에 걸쳐 어떤 사항에 대하여 과세하지 아니하였다는 객관적 사실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과세관청 자신이 그 사항에 대하여 과세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어떤 특별한 사정에 의하여 과세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있고 이와 같은 의사가 대외적으로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될 것임을 요한다고 해석되며(대법원 1993.7.27. 선고 9010384 판결 등 참조), 국세기본법 제18조제3항 규정에서의 일반적으로 납세자에게 받아들여진 세법의 해석 또는 국세행정의 관행이란 비록 잘못된 해석 또는 관행이라도 특정납세자가 아닌 불특정한 일반납세자에게 정당한 것으로 이의 없이 받아들여져 납세자가 그와 같은 해석 또는 관행을 신뢰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라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것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6.29. 선고 2005285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가 국내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인 ○○클 코퍼레이션(Oracle Corporation, 이하 미국 ○○이라 한다)과의 공급계약에 따라 1996년 제2기부터 2001년 제1기까지 사이에 국내에 있는 머크 주식회사에게 ○○클 프로그램설치 등 ○○클 서비스를 제공한 다음 미국 ○○클의 중앙결제계정(clearing bank account)을 통하여 미국 ○○클에게 지급할 금액과 차감·정산하는 방법으로 미국 ○○클로부터 위 서비스제공의 대가를 받은(이하 이 사건 거래라 한다) 사실, 국세청은 1983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질의에 대한 회신의 형식을 빌어 국내사업장이 없는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에게 재화 또는 용역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당해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에게 지급할 금액에서 차감하고 받는 경우 영세율이 적용된다는 내용의 예규를 만들어 시행하여 왔고, 1985년 이후에는 같은 내용을 부가가치세법 기본통칙(이하 기본통칙이라 한다) 3-5-2···11(1998.8.1. 개정시 11-26-4로 변경)에 규정하여 시행하여 온 사실, 원고는 198911월경 이후부터 이 사건 부과처분에 이르기까지 미국 ○○클 또는 미국 ○○클이 지정하는 자에게 ○○클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미국 ○○클에게 지급하여야 할 금액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지급받는 거래에 대하여 부가가치세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영세율 적용대상으로 세무신고를 하여 왔는데, 피고를 비롯한 국세청은 이에 대해 영세율 적용을 거부한 적이 없는 사실, 한편 국세청은 기본통칙 11-26-3국내사업장이 없는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이 지정한 자에게 국내에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고 그 대가를 당해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으로부터 외국환은행을 통하여 원화로 받는 경우에 영세율이 적용된다고 규정하여 시행하여 온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대법원 1983.12.27. 선고 83409 판결에서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1982.12.31. 대통령령 제109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26조제1항의 대금을 외국환은행에서 원화로 받는 것’(이와 같은 규정 내용은 이 사건 처분 당시까지도 변경되지 아니하였다)이란 단순히 세무행정의 편의를 위하여 훈시적으로 대금지급방법을 예시한 것이 아니므로 엄격히 해석하여야 할 것이라고 선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세청은 그 이후 거듭되는 예규 및 기본통칙을 통하여 국내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 등에게용역 등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외국환은행에서 원화로 받는 것이 아니라 당해 외국법인 등에 대한 채무와 상계하는 방식으로 지급받는 경우에도 영세율을 적용한다는 의사를 대외에 표시하여 왔고, 오랜 기간 이 사건 거래와 같은 거래를 영세율 적용대상으로 신고하여 온 원고에 대하여도 지속적으로 영세율 적용대상 거래로 보아 과세하지 아니하였으며, 이로써 외국법인 등에게 용역 등을 공급하고 상계방식으로 대금을 지급받는 경우에도 영세율 적용대상 거래가 된다는 것은 원고뿐만 아니라 일반납세자에게도 정당한 것으로 이의 없이 받아들여져 납세자가 그와 같은 해석 또는 관행을 신뢰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라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전제한 후, 실제 외화획득이 된다면 용역 등을 외국법인 등이 지정한 자에게제공한 경우를 외국법인 등에게제공한 경우와 달리 볼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이 사건 거래의 경우도 기본통칙 11-26-311-26-4를 함께 적용하여 비과세관행에 포섭될 수 있다는 이유로 피고의 이 사건 부과처분은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새로운 해석에 의한 소급과세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고, 국내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 등이 지정한 자에게국내에서 용역 등을 제공하는 경우도 영세율 적용대상으로 규정한 기본통칙 11-26-3은 각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2000.12.29. 대통령령 제170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과 2001.12.31. 대통령령 제174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26조제1항제1호의 취지 등에 부합하는 해석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하면, 원심판시는 그 이유 설시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으나,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이 사건 거래가 외화획득 거래로서 영세율이 적용되어 온 과세관행에 포섭될 수 있다고 본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과세관행 등에 관한 법리오해나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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