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 조세범 처벌법 제9조제1항의 조세포탈죄에서 고의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유류도매업체로부터 유류를 공급받은 것처럼 허위의 매입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다음 그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을 매입금액에 포함시켜 부가가치세 신고를 함으로써 매입세액을 공제받는 방법으로 부가가치세를 포탈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구 조세범 처벌법 제9조제1항이 규정하는 조세포탈죄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3] 구 조세범 처벌법 제11조의2 4항의 무거래 세금계산서 교부 및 수수죄는 각 세금계산서마다 하나의 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대법원 2010.1.14. 선고 20088868 판결 [조세범처벌법위반]

피고인 / 피고인

상고인 / 피고인

원심판결 / 부산고법 2008.9.24. 선고 200819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가가치세 포탈의 점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유류도매업체로부터 실제 유류를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류를 공급받은 것처럼 허위의 매입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다음 그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을 매입금액에 포함시켜 부가가치세 신고를 함으로써 매입세액을 공제받는 방법으로 부가가치세를 포탈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구입하여 마치 세금계산서상의 가공의 공급자로부터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은 것처럼 가장하여 매입세액을 공제받는 행위는 구 조세범 처벌법(2010.1.1. 법률 제9919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9조제1항 소정의 조세포탈죄를 구성하고 피고인의 조세포탈의 고의도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 피고인에게 구 조세범 처벌법 제9조제1항 소정의 조세포탈죄의 고의가 있다고 하려면, 피고인에게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매입세액의 환급을 받는다는 인식 이외에 위 유류도매업체들이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을 제외하고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 및 납부세액을 신고·납부하거나 또는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 전부를 신고·납입한 후 그 매출세액을 환급받는 등으로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상의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면탈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위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의한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 것이 국가의 조세수입의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1.2.9. 선고 992358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유류도매업체로부터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구입하면서 그 공급가액의 11~13%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였는데 그 중 10%에 해당하는 금액은 유류도매업체의 매출 부가가치세 납부용이었다고 주장하여 왔고, 실제 제1심법원의 각 세무서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대부분의 유류도매업체들이 그 세금계산서상의 공급가액을 포함하여 산출된 세액을 매출세액으로 신고하였고, 그 중 상당수 업체들이 신고한 세액을 실제 납부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위 유류도매업체들이 피고인으로부터 교부받은 세액 전부를 매출세액으로 신고·납부할 것으로 피고인이 믿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의한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 것이 국가의 조세수입의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더 나아가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유류도매업체들로부터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구입하면서 그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지급하였는지, 위 유류도매업체들이 피고인으로부터 교부받은 세액 전부를 매출세액으로 신고·납부할 것으로 피고인이 믿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한 후 피고인의 조세포탈죄의 고의 유무를 판단했어야 할 것임에도, 원심이 그에 이르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조세포탈죄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한 데에는 조세포탈죄에 있어서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법인세 포탈의 점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추계방법에 의해 피고인의 법인세 포탈금액을 산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추계과세에 관한 법리오해나 사실오인,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3.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의 점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구 조세범 처벌법(2004.12.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1조의2 4항 및 구 조세범 처벌법(2010.1.1. 법률 제9919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11조의2 4항 소정의 무거래 세금계산서 교부 및 수수로 인한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는 각 세금계산서마다 하나의 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6.10.26. 선고 20065147 판결, 대법원 2007.6.29. 선고 20072076 판결 등 참조), 원심이 피고인의 범죄사실 중 각 허위 매입세금계산서 수수행위의 경우 각 세금계산서마다 하나의 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4. 장물취득의 점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러시아 선박의 선원으로부터 매수한 벙커씨유가 장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장물취득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장물취득죄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5. 파기의 범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 중 부가가치세 포탈로 인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죄 및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은 위 각 부분과 피고인의 나머지 각 범죄사실을 포괄일죄 또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인정하여 피고인에 대해 각 하나의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되어야 한다.

 

6.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신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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