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여야 하는데(상법 제652조제1항), 여기서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이란 변경 또는 증가된 위험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에 존재하고 있었다면 보험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그 보험료로는 보험을 인수하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사실을 말하고,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란 특정한 상태의 변경이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상태의 변경이 사고발생 위험의 현저한 변경·증가에 해당된다는 것까지 안 때를 의미한다.
[2] 甲이 乙 보험회사와 아들 丙을 피보험자로 하여 丙이 상해로 후유장해를 입을 경우 보험금을 지급받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이후에 丙이 운전면허를 취득하여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두개골 골절 등 상해를 입자 후유장해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乙 회사가 오토바이 운전에 따른 위험의 증가를 통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甲에게 보험계약 해지의사를 표시한 사안에서, 보험청약서에 오토바이 소유 또는 운전 여부를 묻는 질문이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험계약 체결 당시 丙이 오토바이 운전을 하였다면 乙 회사가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그 보험료로는 보험을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점, 丙이 위 사고 이전에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적이 있는 점, 甲은 보험청약서의 오토바이 소유 또는 운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함으로써 오토바이 운전이 보험인수나 보험료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甲은 丙의 오토바이 운전 사실과 그것이 보험사고 발생 위험의 현저한 변경·증가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보이고 丙의 오토바이 운전 사실을 乙 회사에 통지하지 않아 상법 제652조제1항에서 정한 통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乙 회사는 상법 제652조제1항에서 정한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4.7.24. 선고 2012다62318 판결[보험금]
♣ 원고, 상고인 /
♣ 피고, 피상고인 /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2.6.15. 선고 2012나792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법상 통지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여야 하는데(상법 제652조제1항), 여기서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이라 함은 그 변경 또는 증가된 위험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에 존재하고 있었다면 보험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그 보험료로는 보험을 인수하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사실을 말하고(대법원 1997.9.5. 선고 95다25268 판결, 대법원 2004.6.11. 선고 2003다18494 판결 등 참조),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라고 함은 특정한 상태의 변경이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상태의 변경이 사고발생 위험의 현저한 변경·증가에 해당된다는 것까지 안 때를 의미한다.
나.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① 원고(1991.12.생)의 모 소외인은 피고와 사이에, 2001.8.22. 피보험자를 원고, 보험기간을 2001.8.22.부터 2016.8.22.까지로 한 이 사건 제1보험계약을, 2006.3.15. 피보험자를 원고, 보험기간을 2006.3.15.부터 2071.3.15.까지로 한 이 사건 제2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체결 당시 원고는 오토바이를 운전하지 않았고, 소외인은 보험청약서의 이륜자동차 소유 또는 운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 사실, ② 이 사건 제1보험계약 보통약관은 ‘보험계약 체결 후 피보험자가 그 직업 또는 직무를 변경할 때 또는 피보험자의 연령을 정정할 때에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지체 없이 서면으로 회사에게 알려야 하고, 뚜렷한 위험의 증가와 관련된 위 알릴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을 경우 회사는 손해발생의 전후를 묻지 않고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제2보험계약 보통약관은 ‘보험계약 체결 후 피보험자가 그 직업 또는 직무를 변경하거나 이륜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 자전거를 직접 사용하게 된 경우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지체 없이 서면으로 회사에 알려야 하고, 뚜렷한 위험의 증가와 관련된 위 알릴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을 경우 회사는 손해발생의 전후를 묻지 않고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각 보험계약 보통약관은 공통적으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후에 위 알릴 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한 경우 회사는 직업 또는 직무가 변경되기 전에 적용된 보험료율의 직업 또는 직무가 변경된 후에 적용해야 할 보험료율에 대한 비율에 따라 보험금을 삭감하여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③ 원고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보험기간 중인 2007.7.24. 이륜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하였고, 2007.8.29.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으며, 2008.3.22.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승용차와 충돌하여 두개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는 이 사건 사고를 당한 사실, ④ 원고는 2009.3.9.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후유장해에 대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2009.7.7. 손해사정회사로부터 원고가 이륜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오토바이를 운전하였다는 내용의 손해사정보고서를 제출받고는 2009.7.24. 소외인에 대하여 오토바이 운전으로 인한 위험의 증가를 통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해지의사를 표시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먼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보험청약서에 오토바이 소유 또는 운전 여부를 묻는 질문이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체결 당시 원고가 오토바이 운전을 하였다면 피고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그 보험료로는 보험을 인수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원고가 이륜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한 점, 원고가 면허취득 이후 단기간 내에 2회의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보험자인 원고는 오토바이를 계속적으로 운전할 의사로 이륜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이후 오토바이를 계속하여 운전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전에 이미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적이 있는 점, 소외인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체결 당시 보험청약서의 오토바이 소유 또는 운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하였으므로 이로써 소외인은 오토바이 운전이 보험인수 내지 보험료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고 볼 것인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보험계약자인 소외인은 원고의 오토바이 운전 사실 및 그것이 보험사고 발생 위험의 현저한 변경·증가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외인은 원고의 오토바이 운전 사실을 피고에게 통지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로써 소외인은 상법 제652조제1항에 정한 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다.
원심 판시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으나, 원심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있어 상법 제652조제1항에 정한 통지의무 위반을 인정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상법 제652조제1항 통지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보험약관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는 이 사건 제2보험계약 보통약관의 계약 후 알릴 의무 조항은 피고의 설명의무 위반으로 위 보험계약의 내용이 되지 아니하므로 위 약관조항에 정한 알릴 의무 위반은 인정될 수 없다는 취지이나, 위 약관조항은 상법 제652조제1항의 통지의무를 구체화하여 규정한 것으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2보험계약에 있어서 상법 제652조제1항에 정한 통지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이상, 설령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 그 주장과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해지권행사의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가 손해사정회사로부터 손해사정보고서를 제출받은 2009.7.7.에서야 비로소 원고가 계속하여 오토바이를 운전하였음에도 소외인이나 원고가 이를 피고에게 통지하지 아니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피고는 그로부터 상법 제652조제1항에 정한 제척기간인 1월 내에 적법하게 해지권을 행사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상법 제652조제1항에 정한 해지권 행사의 제척기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등의 잘못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보험료율의 비율에 따라 삭감하여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서 위험의 변경·증가 이전 및 이후에 적용될 보험료율의 비율에 따라 보험금을 삭감하여 지급하도록 규정한 약관조항은 ‘직업 또는 직무 변경’의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지 ‘오토바이 운전’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사실관계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보험약관의 해석을 잘못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