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4.2.2. 선고 2018가합403955 판결】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3민사부 판결
• 사 건 / 2018가합403955 손해배상
• 원 고 / 주식회사 A
• 피 고 / 1. B, 2. C, 3. D
• 변론종결 / 2024.01.19.
• 판결선고 / 2024.02.02.
<주 문>
1. 원고에게,
가. 피고 B은 18,949,204원과 그 중 4,051,914원에 대하여는 2018.5.29.부터 2024.2.2.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 14,261,640원에 대하여는 2018.5.29.부터 2019.5.31.까지는 연 1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 635,650원에 대하여는 2023.4.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
나. 피고 C은 3,448,437원, 피고 D은 2,943,39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18.5.29.부터 2024.2.2.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가.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이 각 부담하고,
나. 원고와 피고 C,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의 9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C, 피고 D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원고에게, 피고 B은 150,000,000원, 피고 C은 130,000,000원, 피고 D은 100,00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1968.2.28. 설립되어 토목 공사업, 해외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피고 B은 2000.8.1.경부터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의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기업 내 통합정보시스템) 사업부에서 개발 담당 차장 및 2007.3.경부터 ERP 사업부 총괄 임원으로 근무하다 2008.12.5.경 퇴직하여 2008.12.8. 원고에 입사한 뒤 ERP팀 총괄 업무를 담당하였다.
3) 피고 C은 2000.10.2.경 E에 입사하여 ERP/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 일정한 요금을 받고 소프트웨어를 임대하는 서비스이다) 사업 담당 이사 등으로 근무하다 2008.12.31.경 퇴직하고 2009.1.2. 원고에 입사하여 ERP 회계 부분 개발을 담당하였다.
4) 피고 D은 2006.9.28. E에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하여 ERP/ASP 사업부에서 개발담당 직원으로 근무하다 2008.12.4.경 퇴직하고 2008.12.8. 원고에 입사하여 프로그램 운영, 네트워크 및 홈페이지 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피고들의 원고 입사 경위
원고는 원래 자사의 ERP 시스템을 외부 업체에 용역을 맡겨 구축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가, 이를 변경하여 자체적으로 위 시스템을 개발하여 구축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2008.12.8. 및 2009.1.2. 피고들을 채용하여 피고 B에게 ERP팀 총괄 업무를, 피고 C에게 회계 부분 ERP 개발 업무를, 피고 D에게 ERP 관련 프로그램 운영과 네트워크 및 홈페이지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다. 피고들의 ERP 시스템 개발과 E의 고소로 인한 형사사건 경과
1) 피고들은 원고에 입사한 후 원고의 ERP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그런데 피고들은 위 ERP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종전에 E에서 퇴사하면서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은 채 가지고 있던 E의 자료들을 참조·사용하였다.
2) E은 2010.4.경 피고들이 E에 재직하면서 보유한 프로그램 자료들을 복제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피고들과 원고, 원고의 당시 대표이사 F, 상무 G를 업무상배임죄 및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위반죄로 고소하였다. 이에 대하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2011.7.29.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범죄가 인정되지 않아 혐의 없다는 이유로 모두에 대하여 불기소 결정(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11년 형제6445호)을 하였다.
3) 그런데 E이 위 불기소 결정에 대하여 항고하였고, 그 결과 피고들에 대해서만 업무상배임죄와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위반죄로 각 기소가 이루어져 형사재판이 진행되었다.
4)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4.6.11. 피고들에 대한 아래와 같은 업무상배임죄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 B에게 징역 6월, 피고 C, 피고 D에게 각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각 선고하고(서울남부지방법원 2012고단3736호) 피고 B을 법정구속하였다. 검사와 피고들은 위 판결에 불복하여 모두 항소하였다. <아래 생략>
5) 또한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4.9.2. 피고들에 대한 아래와 같은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위반죄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 B에게 벌금 7,000,000원, 피고 C, 피고 D에게 각 벌금 5,000,000원을 각 선고하였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1고정2799호). 피고들은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다. <아래 생략>
6)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위 4)항 및 5)항 기재 각 사건을 항소심에서 병합하여 심리하였고[서울남부지방법원 2014노1071, 2014노1623(병합)] 2015.1.9. 2012고단3736호에 대한 검사와 피고들의 항소는 모두 기각하면서 2011고정2799호 사건 중 ‘프로그램 저작권을 침해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복제물을 취득하여 업무상 사용한 행위로 인한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였으며, ‘피고들(피고 B, C, D)은 E이 개발한 COC'S 프로그램을 2006년경 O건설 등에 제작·납품할 목적으로 일부 수정하여 창작한 COC'S 프로그램을 개작한 후 원고에서 사용하기로 공모하고, 각 E에서 퇴사하면서 복제하여 가져나온 E의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인 COC'S 파일과 사용자 매뉴얼 자료를 이용하여, 2009년 5월경부터 그 COC'S 소스를 대부분 그대로 사용하여 원고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그 COC'S 프로그램을 개작함으로써 정당한 권원 없이 E의 프로그램 저작권을 개작하였다.’라는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위반죄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 B을 벌금 5,000,000원, 피고 C, 피고 D을 각 벌금 3,000,000원에 각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들과 검사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모두 상고하였다.
7) 대법원은 2017.8.18. 검사와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대법원 2015도1877호).
라. E의 원고와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진행 경과
1) E은 2011.9.9.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가합95477호로 원고와 피고들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를 이유로 2,475,000,000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8.10.26. ‘원고와 피고들은 공동하여 E에 1,50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하였다.
2)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2018나2068682호)은 2022.9.1. ‘원고와 피고들은 공동하여 E에 40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하였고, 대법원은 2023.2.2. E, 원고와 피고들 등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여(대법원 2022다278662호)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마.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대기발령과 피고들의 부당대기발령 구제신청 등
1) 원고는 2015.1.22. 피고들에게 ‘2015.1.23.부터 2015.4.22.까지 3개월간 자택에서 대기하라.’는 취지의 대기발령(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을 하였고, 2015. 2월부터 4월까지 매월 피고 B, 피고 C에게 각 1,807,170원, 피고 D에게 1,562,300원을 각 지급[기본급(직책수당)만 지급]하였다.
2) 피고들은 2015.3.18. 이 사건 대기발령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Q로 부당 대기발령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5.14. ‘이 사건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로 인한 피고들의 생활상 불이익은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이 사건 대기발령에 이를 무효로 만들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정당하다.’라는 이유로 피고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3) 피고들은 2015.5.24. 위 2)항에 기재된 초심판정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 R로 재심 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9.10. ‘이 사건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나 이로 인한 피고들의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크게 벗어나며 대기발령 과정에서 피고들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근로조건 등에 관해 아무런 협의도 하지 않은 하자가 있어, 이 사건 대기발령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대기발령을 부당대기발령으로 인정하며 원고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을 취소하고 그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피고들에게 지급하라.’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4) 원고는 2015.11.18. 이 사건 재심판정에 따라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중 피고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으로 피고 B에게 10,005,390원, 피고 C에게 7,651,920원, 피고 D에게 6,131,490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5) 원고는 2015.10.27. 서울행정법원 2015구합77776호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6.9.22. ‘이 사건 대기발령은 원고의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로서 적법하고 원고가 피고들에게 ERP 시스템과 관련한 업무를 계속 맡기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정이 있어 이 사건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며,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피고들이 입는 생활상 불이익이 원고의 업무상 필요성을 상쇄시킬 만큼 크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한다는 판결(이하 ‘이 사건 취소판결’이라 한다)을 하였다.
6) 피고들(이 사건 취소판결의 피고인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에 보조참가하였다)은 이 사건 취소판결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2016누68931호로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7.1.26.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이 대법원 2017두36281호로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7.5.31.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이 사건 취소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바. 원고의 인사규정, 급여규정
피고들에게 적용되는 원고의 인사규정(이하 ‘인사규정’이라 한다), 급여규정 중 각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8, 13 15, 16, 23, 24호증, 을 제8~10, 13, 15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과 판단
가. 2008.12.경부터 이 사건 대기발령 전까지 피고들에게 지급한 급여 상당액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들이 ERP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전문 기술을 가진 것으로 믿고 피고들을 채용하여 다른 직원들보다 많은 급여를 지급하였으며, 피고들에게 오로지 ERP 시스템 개발 업무만을 전담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피고들은 사실 ERP 시스템을 개발할 능력을 가지지 않았음에도 원고를 속여 입사한 뒤 ERP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E의 영업비밀을 무단으로 도용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또한 피고들이 개발하였다는 ERP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조차 되지 않은 채 폐기되었다. 만약 원고는 피고들에게 독자적으로 ERP 시스템을 개발할 능력이 없음을 알았더라면 피고들을 채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들의 입사일부터 이 사건 대기발령 전일까지 피고들에게 지급한 급여 상당액은 모두 피고들의 불법행위(기망행위)로 인하여 입은 손해이므로, 원고에게 피고 B은 400,832,840원(= 월 5,416,660원 × 74개월), 피고 D은 339,166,420원(= 월 4,583,330원 × 74개월), 피고 C은 273,750,000원(= 월 3,750,000원 × 73개월)과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하여야 한다(주위적 주장).
설령 위 주위적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원고는 피고들이 ERP 시스템을 개발하는 대가로 피고들이 해외 현장에서 근무하지 않았음에도 피고들에게 입사일부터 이 사건 대기발령 전일까지 ‘해외수당’ 및 ‘해외휴일수당’을 지급하였다. 그런데 피고들이 ERP 시스템을 개발할 능력이 없었음에도 위와 같이 원고를 기망한 이상, 원고에게 피고 B은 128,882,840원[= (해외수당 1,300,000원 + 해외휴일수당 441,660원) × 74개월], 피고 D은 42,846,000원(= 해외수당 또는 해외휴일수당 합계 579,000원 × 74개월), 피고 C은 66,308,090원(= 해외수당 또는 해외휴일수당 합계 908,330원 × 73개월)과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하여야 한다(예비적 주장).
2) 주위적 주장(지급한 급여 전액)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에 의하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ERP 시스템을 개발할 능력이 없었음에도 원고를 기망하여 입사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원고는 2008.12. 이전 ERP 시스템을 외부 업체에 용역을 맡겨 개발하려 하였다가 자체적으로 개발하기로 하였고, 그 과정에서 당시 원고의 재경팀 차장 S은 피고 B에게 입사 지원을 권유하였으며 원고 상무 G를 통하여 원고 경영진들에게도 피고 B에 대한 보고를 하였다. 이후 원고 내부적으로 인력 채용 및 운용에 관한 협의를 하였고, 원고의 회장, 부회장은 피고들을 직접 면접한 뒤 채용하였다. 또한 피고들이 E에서 ERP 시스템 개발 업무 등을 담당하였던 경력과 피고들의 입사일 무렵 원고가 ERP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려고 계획을 바꾸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의 입사는 원고가 피고들의 종전 경력을 고려한 결과 자체 ERP 시스템 개발에 피고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 B은 E에 근무하면서 E이 개발한 건설산업 ERP 시스템 프로그램인 COC’S를 적용하여 H건설, I건설, J건설 및 K건설로부터 수주받아 납품한 ERP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였다. 피고 C은 E이 L건설, M건설, N산업, O건설로부터 수주받아 납품한 ERP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였고, 피고 D은 E이 O건설, P건설로부터 수주받아 납품한 ERP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였다. 이러한 피고들의 경력 비추어 볼 때,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들이 원고에 입사할 당시 ERP 시스템을 개발할 능력이 전혀 없었음에도 입사 과정에서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제출되지 않았다.
③ ‘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모든 금품을 말하고(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 6호), 근로자의 임금청구권은 특별한 약정이나 관습이 없으면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고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이상 그 대가관계인 임금청구권을 갖지 못한다(대법원 2002.8.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들이 원고에 입사한 날 이후부터 이 사건 대기발령 전일까지 원고에 대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피고들은 원고에 대한 임금청구권을 가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이 입사 이후 원고 경영진의 업무지시에 따라 원고의 ERP 시스템 개발 업무 등을 수행한 이상, 설령 피고들이 그 과정에서 E의 자료들을 참조하였거나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피고들의 임금청구권이 부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
3) 예비적 주장(해외수당 및 해외휴일수당)에 관한 판단
위 2)항에서 살핀 사정들 및 원고가 피고들에게 ERP 시스템 개발에 따른 보상 명목으로 ‘해외수당’ 및 ‘해외휴일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볼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들이 원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 전일까지 ‘해외수당’ 및 ‘해외휴일수당’을 지급받았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원고의 주장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예비적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동안 피고들에게 초과 지급된 급여 상당 부당이득반환 청구에 관하여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 따라 피고 B에게 10,005,390원, 피고 C에게 7,651,920원, 피고 D에게 6,131,490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취소판결에 따라 이 사건 재심판정이 취소되었고 이로써 이 사건 대기발령은 적법한 것으로 인정되었으며, 또한 이 사건 대기발령은 피고들의 귀책사유(불법행위)에 따른 것일 뿐 사용자인 원고의 귀책사유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이 위와 같이 원고로부터 추가로 지급받은 급여 상당액은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이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위 각 돈을 반환하여야 한다.
2)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발생
근로기준법 제46조제1항에서 정하는 ‘휴업’에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데도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되므로, 이는 ‘휴직’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인데,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에서 정하는 ‘휴직’은 어떤 근로자를 그 직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적당하지 아니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두면서 일정한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사용자의 처분을 말하는 것이고, ‘대기발령’은 근로자가 현재의 직위 또는 직무를 장래에 계속 담당하게 되면 업무상 장애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를 의미하므로, 대기발령은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에서 정한 ‘휴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자신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개별 근로자들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하였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46조제1항에서 정한 휴업을 실시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는 그 근로자들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3.10.11. 선고 2012다1287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46조제1항에서 말하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는 민법 제538조제1항의 규정과 관련지어 볼 때 사용자가 기업의 경영자로서 불가항력이라는 주장을 할 수 없는 모든 사유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일반적이다(대법원 2013.10.11. 선고 2012다13491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더해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원고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실시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는 피고들에게 근로기준법 제46조제1항에서 정한 바에 따라 평균임금 중 100분의 70 이상의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며, 피고들은 원고로부터 앞서 본 바와 같이 지급받은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동안의 급여 중 위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만큼을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아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손해를 가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주장은 이러한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① 피고들에 대한 유죄판결로 피고들의 ERP 시스템 개발 업무 수행에 하자가 발생하였고, 이는 원고가 피고들에게 ERP 시스템과 관련한 업무를 계속 맡기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에 피고들이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던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원고는 피고들을 ERP 개발 담당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로 이동시켜 근로를 제공하도록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록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이 피고들의 범죄행위로 인한 것이라 하더라도, 원고는 자신의 경영상·업무상 필요성에 따라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불가항력에 따른 것이라고 볼 다른 증거는 없다.
② 원고는, 이 사건 취소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어 그 적법성이 인정된 이상 이 사건 대기발령은 피고들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들에게 피고들 주장과 같은 휴업수당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대기발령이 적법하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바로 근로기준법 제46조제1항에서 정한 원고의 휴업수당 지급 의무가 부정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근로기준법 제46조제2항에 비추어 보면, 사업자가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에 못 미치는 휴업수당을 지급하거나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관할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 관할 노동위원회에 피고들에 대한 휴업수당 미지급 승인을 받은 것으로 볼 자료도 없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3) 부당이득반환의 범위
원고가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인 2015. 2월부터 4월까지 매월 피고 B, 피고 C에게 각 1,807,170원, 피고 D에게 1,562,300원을 각 지급한 사실, 원고는 2015.11.18. 이 사건 재심판정에 따라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중 피고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였는데, 그 지급액은 피고 B 10,005,390원, 피고 C 7,651,920원 및 피고 D 6,131,49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동안 근로기준법 제46조제1항에 따라 산정된 피고들의 법정휴업수당액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피고 B의 경우 3,791,662원, 피고 C의 경우 3,208,331원 및 피고 D의 경우 2,625,000원인 점을 알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피고들이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할 휴업수당을 초과한 급여 상당액을 계산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음이 계산상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 B은 4,051,914원, 피고 C은 3,448,437원, 피고 D은 2,943,390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로부터 지급받아 이익을 얻고 원고는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위 각 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아래 생략>
다. 피고 B이 구속된 기간 동안 지급된 급여 상당 부당이득반환 청구에 관하여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 B이 2014.6.11. 서울남부지방법원 2012고단3736호 사건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어 2014.12.10.까지 복역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한편 원고가 그 기간 동안 피고 B에게 급여 명목으로 합계 14,897,290원을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2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근로자의 임금청구권은 특별한 약정이나 관습이 없으면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고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이상 그 대가관계인 임금청구권을 갖지 못한다(대법원 2002.8.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는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B이 2014.6.11.부터 2014.12.10.까지 구속되어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이상 원고로부터 수령한 위 14,897,290원의 급여는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이득한 것이므로, 피고 B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부당이득금을 반환하여야 한다.
2) 피고 B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 B의 주장
원고가 위 복역기간 동안 지급한 14,897,290원은 원고가 자발적으로 지급한 위자료 명목의 돈이므로 이를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위 돈이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이라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 B에게 임금을 지급할 채무가 없다는 점을 알면서 스스로 위 돈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돈은 악의의 비채변제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위 돈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나) 구체적 판단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B에게 위자료 명목으로 위 14,897,290원을 지급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민법 제742조 소정의 비채변제에 관한 규정은 변제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변제를 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어서 채무 없음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 과실 유무를 불문하고 적용되지 않으며, 변제자가 채무 없음을 알았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반환청구권을 부인하는 측에 있는데(대법원 2012.11.15. 선고 2010다68237 판결 등 참조),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피고 B에게 위 돈을 변제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 B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작은 결론
피고 B은 원고에게 부당이득금 14,897,29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라. 중간결론
원고에게, 피고 B은 18,949,204원(= 휴업수당을 초과한 부당이득금 4,051,914원 + 구속된 기간 동안 받은 임금 상당 부당이득금 14,897,290원)과 그 중 휴업수당을 초과한 부당이득금 4,051,914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 B에게 송달된 다음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8.5.29.부터 피고 B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2.2.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구속된 기간 동안 받은 임금 상당 부당이득금 14,897,290원 중 14,261,64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 B에게 송달된 다음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8.5.29.부터 2019.5.31.까지는 위 법에서 정한 연 1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위 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나머지 임금 상당 부당이득금 635,650원(= 14,897,290원 - 14,261,640원)에 대하여는 위 돈의 지급을 구하는 취지가 기재된 원고의 2023.3.30.자 준비서면이 피고 B에게 송달된 다음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3.4.8.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위 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또한 원고에게, 피고 C은 3,448,437원, 피고 D은 2,943,39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 C, 피고 D에게 송달된 다음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8.5.29.부터 피고 C, 피고 D이 각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2.2.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하여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앞서 인정한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진숙(재판장) 류봉근 유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