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2022.12.1. 선고 2016가합50814 등 판결】
• 인천지방법원 제11민사부 판결
• 사 건 / 2016가합50814 근로자지위확인
2016가합53004(병합) 근로에관한소송
2016가합59743(병합) 근로에관한소송
2019가합65411(병합) 근로에관한소송
• 원 고 / 별지1 목록 기재와 같다.
• 피 고 / A 주식회사
• 변론종결 / 2022.11.10.
• 판결선고 / 2022.12.01.
<주 문>
1. 별지2 목록 기재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2. 피고는 별지3 목록 기재 원고들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3. 별지4 목록 기재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4. 별지2, 3 목록 기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고, 별지4목록 기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비용은 위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 제1, 2항 및 피고는 별지4 목록 기재 원고들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제철, 제강, 압연, 강관, 주조, 단조재의 생산 및 판매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로, 인천, 순천 및 당진에 공장을 두고 있다.
2) 원고들은 피고의 B제철소와 관련하여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한 협력업체들(이하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주식회사의 경우 ‘주식회사’ 표시를 생략하기로 하고, 이 사건과 관련된 협력업체를 총칭하여 ‘이 사건 협력업체’라고 한다)에 소속된 근로자들로서, 구체적인 입사일 및 소속업체, 담당 업무의 변동내역은 별지2 내지 4 목록 중 각 ‘업무내역’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나. 피고 B제철소의 생산공정 개관
1) 피고가 당진시 C 일원에서 운영하는 B제철소는 원료 투입부터 최종 철강제품 출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이 위 제철소에서 이루어지는 이른바 일관제철법에 따른 제철공장으로, ‘고로(용광로)’ 방식과 ‘전기로’ 방식에 의하여 철강제품을 생산한다.
2) ‘고로’ 방식은 아래 제선공정, 제강공정, 연주공정, 압연공정을 거쳐 후판(두꺼운 강판), 열연강판, 냉연강판 등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① 제선공정: 원료(철광석, 석탄, 석회석 등)를 고로에 투입·용해하여 용선(쇳물)을 생산하는 공정
② 제강공정: 용선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 용강(불순물을 제거한 쇳물)을 생산하는 공정
③ 연주공정: 용강을 주형(틀)에 주입하여 고체상태의 슬래브 등 중간 소재를 생산하는 공정
④ 압연공정: 슬래브 등 중간소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압연하여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제품의 종류 및 생산방식에 따라 후판공정(두꺼운 강판인 후판을 제작), 열연공정(열연강판을 제작), 냉연공정(냉연강판을 제작)으로 구분됨
3) ‘전기로’ 방식은 아래 제강공정, 연주공정, 압연공정을 거쳐 철근 등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① 제강공정: 철스크랩(고철 등)을 용해하여 쇳물을 생산하는 공정
② 연주공정: 고로 방식의 연주공정과 거의 유사하나 생산되는 중간 소재가 주로 빌릿(billet)과 박판용 슬래브임
③ 압연공정: 고로 방식의 압연공정과 마찬가지로 중간소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압연하여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철근류를 생산하는 봉강공정과 박판코일을 생산하는 판재공정으로 구분됨
다. 이 사건 협력업체의 지원업무 등
피고가 운영하는 B제철소에서 철강제품의 생산에 필요한 지원공정·업무 중 원고들과 관련된 것은 정비, 조업, 운송, 크레인 운전 등으로 구분된다.
1) 정비 업무
정비 업무는 위 B제철소 내에서 기계설비 및 전기설비의 정비를 담당하는 업무로, ① 문제 예방을 위한 일상적 점검인 ‘일상정비’, ② 문제 예방을 위해 생산라인 가동을 중지하고 점검하는 ‘정기수리’, ③ 문제가 발생한 경우 문제를 해결하는 ‘돌발수리’로 구분되는데, 이 사건 협력업체 중 정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업체는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2) 조업 업무
조업 업무는 위 B제철소에서 철강 생산 작업에 요구되는 각종 부수적인 공정과 관련된 업무로, 이와 관련된 이 사건 협력업체는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3) 운송 업무
운송 업무는 위 B제철소 내에서 지게차, 덤프트럭, 각종 특수차량 등을 이용하여 원자재, 부원료, 폐자재 등을 운송하는 업무로, 이와 관련된 이 사건 협력업체는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4) 크레인 운전 업무
크레인 운전 업무는 용선, 용강, 반제품 및 완제품 등을 크레인을 이용하여 운반하고 크레인 설비의 정비를 지원하는 업무로, 이와 관련된 이 사건 협력업체는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라. 관련 법령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282, 841호증, 을 제15 내지 17, 246, 270, 292, 316, 334, 354, 364, 396, 413, 437, 651, 674, 730, 753, 797, 83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현장검증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1)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한 이 사건 협력업체에 소속되어 위 B제철소에서 철강제품 등의 생산 업무에 종사하였는데, 피고와 이 사건 사내협력사업체 사이에 체결된 용역도급계약은 형식적으로는 도급의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
2) 따라서 사용사업주인 피고는 파견근로자인 원고들을 계속 사용하였으므로, 별지2 목록 기재 원고들(2005.6.30. 이전에 파견근로를 개시한 원고들)의 경우 제정 파견법 제6조제3항 본문의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따라 2년의 사용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피고의 근로자로 고용되었다.
3) 또한, 사용사업주인 피고는, 별지3, 4 목록 기재 원고들(2005.7.1.부터 파견근로를 개시한 원고들) 중 ① 2010.8.1. 이전에 파견근로를 개시한 원고들의 경우 2년의 사용기간이 만료된 다음날부터, ② 2010.8.2. 이후 2012.8.2.까지 파견근로를 개시한 원고들의 경우 2012.8.2.부터, ③ 2012.8.3. 이후부터 파견근로를 개시한 원고들의 경우 파견근로개시일(입사일)부터 해당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피고는 B제철소를 운영함에 있어 주요 생산공정·업무 외의 지원공정·업무의 경우에는 협력업체와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외부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피고는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이하 ‘MES’라고 한다)를 통해 이 사건 협력업체에 작업을 발주하고 작업결과를 확인하는 데 그치고,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직접적,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지 않는다. 또한, 피고가 수행하는 업무와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게 도급을 준 업무는 장소적, 시간적, 기능적으로 명확히 구별되고, 피고의 근로자들과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혼재하여 근무하고 있지 않으며, 이 사건 협력업체는 근로자배치, 업무수행방법 등의 근태관리 및 휴가, 채용, 징계 등의 인사관리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권한을 행사한다. 따라서 위 용역도급계약은 근로자파견에 해당되지 않는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제정 파견법은 제6조제3항 본문에서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라고 하여(이하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라고 한다)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한 경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 성립이 간주되도록 하였다.
개정 파견법은 직접고용간주 규정을 대체하여 제6조의2 제1항제4호에서 ‘사용사업주가 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에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구 파견법은 일정한 파견근로에 대하여 2년 초과의 요건을 삭제하여 제6조의2 제1항제4, 5호에서 ‘사용사업주가 제6조제4항을 위반하여 단기간의 근로자파견기간을 초과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나 제7조제3항을 위반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다(이하 ‘직접 고용의무 규정’이라고 한다).
제정 파견법이 정한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개정 파견법 및 구 파견법이 정한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의 제한을 위반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행정적 감독이나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사용사업주와 파견 근로자 사이의 사법관계에서도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을 간주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고 그에 따른 파견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9.8.29. 선고 2017다219072 등 판결 참조).
2) 제정 파견법 등에서 규정한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2.26. 선고 2010다93707 판결 등 참조).
나.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사실, 앞서 본 증거, 갑 제4 내지 281, 283 내지 575, 577, 578, 581 내지 833호증, 을 제1 내지 4, 6 내지 11, 19 내지 245, 247 내지 269, 271 내지 291, 293 내지 315, 317 내지 333, 335 내지 353, 355 내지 363, 365 내지 395, 397 내지 412, 414 내지 436, 438 내지 631, 634 내지 650, 652 내지 673, 675 내지 729, 731 내지 752, 754 내지 796, 798 내지 833, 835 내지 117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이 사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이 사건 협력업체와 사이에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한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사실상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명령을 받으며 피고를 위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과 피고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피고가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는지 여부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정비 업무 중 일상정비 및 정기수리의 경우, 피고의 정비사업부에서 정비작업계획을 수립한 후 피고 전산시스템인 AX 프로그램에 작업내역, 작업대상, 작업예정일, 예상인원, 예상시간 등을 포함한 정비의뢰 내용을 입력하면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이를 작업지시서의 형태로 출력한 다음 피고 사무실로 가서 피고 소속 근로자로부터 작업지시서의 확인을 받고는 주의사항 등을 들은 후 작업 현장에 가서 정비업무를 수행하였다.
② 조업 업무의 경우,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실제로 수행한 조업 엄무의 구체적인 태양이 매우 다양하기는 하지만, 이들이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 작업의 내용은 이 사건 협력업체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용역도급계약에 의해 구체적으로 특정된 것이 아니라 MES, 무전기, 유선전화, 카카오톡 등 메신저, 작업지시서 등을 통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지시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특정되었고,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위 지시에 따라 해당 업무를 수행하였다.
③ 운송 업무의 경우, 운송 차량에 설치된 PDA를 통하여 피고 소속 근로자가 이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작업내용(어디에서 무엇을 싣고, 어디에 가서 하역 작업을 하라는 등)을 지시하면,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는 그 지시에 따라 해당 업무를 수행하였다.
④ 크레인 운전 작업의 경우 피고 소속 근로자가 구체적인 작업 내용을 결정한 후 이를 크레인에 설치된 단말기 모니터, 무전기 또는 작업현황판 등을 통하여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작업 의뢰를 하면,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는 위와 같이 요청된 내용에 따라 크레인을 운전하면서 운반 작업을 수행하였다.
⑤ 이와 같이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비록 피고 주장과 같이 피고 소속 근로자가 직접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지시를 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현장대리인을 통하여 작업 요청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협력업체의 현장대리인은 소장, 반장이라는 직함만 가지고 일반 근로자들과 같이 작업을 하면서 단지 피고의 작업의뢰서를 전달하거나 피고가 지시·결정한 사항을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전달한 것에 불과할 뿐이고, 이들이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고 근로자들의 작업에 대한 지휘·감독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⑥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피고로부터 작업방법에 관하여 명시적인 지시를 받지 않고 종래와 같은 방법으로 작업을 계속 수행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이미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작업표준 내지 작업지시를 숙지하고 있었던 때문으로 보일 뿐이고, 피고의 지시나 관여 없이 임의로 해당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⑦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MES를 구축하여 작업물량, 작업위치 등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작업해야 할 구체적인 범위를 정해주었고,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등 MES 등을 통하여 이 사건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고 이들의 업무수행 상태를 관리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MES는 단지 도급업무를 발주하고 완료된 업무를 검수하며,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 사이에 작업정보를 공유하고, 업무가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반 정보가 기록, 처리되는 자동전산시스템으로, MES를 통해 근로자들에게 지시하거나 업무를 관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만약 이 사건 협력업체가 철강제품 생산에 반드시 필요함에도 피고가 보유하지 못한 기술을 가진 업체이거나, 피고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철강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이기 때문에 철강제품 생산에 참여한 것이라면,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가 가진 기술이나 작업방식 등에 관하여 지시나 관여를 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MES는 피고의 주장과 같이 발주·검수에 초점이 맞춰진 시스템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 협력업체의 업무는, 피고로부터 의뢰받은 업무를 독자적인 기술과 작업방식을 가지고 일을 완성하여 결과물을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철강제품 생산공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피고가 정한 작업내용과 작업시간, 작업장소의 틀 안에서 피고로부터 전수받은 기술을 이용하여 철강제품을 생산하기 위하여 필요한 노무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이 사건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 특성과 MES를 통해 이루어지는 피고의 작업 요청의 내용과 빈도, 앞서 살펴본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이 사건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의 업무관계 등으로 보았을 때, MES는 단순히 도급업무를 발주하고 일의 결과에 대한 검수를 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고 확인하는 PDA 단말기와 같은 기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고가 이 사건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에 대한 작업을 지시하고 관리·감독할 수 있는 측면의 기능이 강화된 시스템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⑧ 이 사건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의 작업장소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장소와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다거나,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사무실과 이 사건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의 사무실이 분리되어 있다는 사정은, 피고의 지휘·명령권 행사를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
⑨ 피고는, 도급인으로서 수급인의 근로자들에게 도급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지시를 하거나 도급업무의 발주·검수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가 이 사건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에게 한 지시의 내용과 빈도에 비추어 볼 때, 이를 단순히 도급목적 지시 또는 도급업무의 발주·검수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협력업체는 B제철소의 철강제품 생산공정에 필요한 각종 지원업무·공정을 담당하였다. 이 사건 협력업체가 담당한 업무·공정들은 원자재 입고에서부터 완제품 출하까지 피고가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주요 공정의 생산라인 진행과 연동되어 함께 작업이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어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시간, 휴게시간, 식사시간, 연장·야간근무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정해졌다. 즉, 이 사건 협력업체가 작업시간, 작업방식, 작업속도, 작업장소 등에 관하여 피고의 생산공정의 흐름과 연동되는 범위를 벗어나 독자적인 방식으로 일의 결과만을 완성하도록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재량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비록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철강제품 생산에 필요한 주요 공정의 업무를 하고, 이 사건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은 지원업무·공정 작업을 하여 서로 업무범위가 구분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철강제품의 주요 생산공정과 이 사건 협력업체의 업무·공정은 원자재가 B제철소에 입고되어 여러 단계를 거쳐 완제품으로 출하되기까지 필요한 여러 공정 또는 공정 중 세분화된 작업이 맞물려 있어서, 각 공정별로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각 공정의 해당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③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동일한 작업을 같이 수행하거나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업무를 대신 수행하기도 하였고,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는 용역도급계약에서 정한 업무 이외의 작업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④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ID를 이용하여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로그인하여 업무를 처리하기도 하였으며, 수시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회의에 참석하여 작업내용에 관한 지시를 받기도 하였다.
3) 이 사건 협력업체가 원고들의 인사 및 근태상황에 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는지 여부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인사·근태상황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협력업체가 원고들에 대하여 채용, 작업조 편성, 작업·휴게시간,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① 이 사건 협력업체는 직접 소속 근로자들을 선발하였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업무에 관한 교육을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소속 근로자들의 승진, 해고 등 인사 관리와 조퇴, 휴가, 징계 등의 근태관리 역시 이 사건 협력업체가 주관하였다. 하지만 파견법이 정하는 파견사업주(제2조제3호)의 개념은 이미, 그 조직적·물적 실체를 갖추고 그 소속 근로자에 대해 인사권 등의 권한을 가지는 법적 존재를 상정하고 있다. 즉 파견법 등의 법령에 따르면, 소속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해고하며, 임금을 지급하고 휴가를 부여하는 주체는 원칙적으로 파견사업주이다. 파견법상 파견사업주는 소속 근로자들을 위해 교육훈련기회를 확보할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들만 들어 파견근로자에 해당한다는 것을 손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이 사건 협력업체는 피고와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하고 B제철소에서 업무를 한 이래, 담당 공정의 내용이나 작업방식이 크게 변경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협력업체가 폐업하고 새로운 협력업체가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업무를 하는 경우에도 실질적인 작업내용의 변경 없이 기존 근로자를 승계하여 기존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는 등 협력업체가 소속 근로자들에게 업무수행과 관련된 업무배치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체계, 임금 수준, 근로조건, 근태상황, 휴직자 및 산재자 등을 비공식적으로 점검하였고, 이 사건 협력업체의 재무제표, 경영상태 등도 비공식적으로 점검하였다. 또한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파업 시 대체인력의 투입, 단체교섭 상황 등도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수립하기도 하는 등 이 사건 협력업체의 인사·노무관리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4) 이 사건 협력업체의 업무에 전문성·기술력이 있는지 등의 여부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협력업체가 피고와 체결한 용역도급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협력업체가 피고로부터 도급받은 업무에 관하여 피고와 구분되는 전문성·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① 이 사건 협력업체가 피고와 체결한 용역도급계약을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협력업체가 수행해야 하는 업무가 개괄적으로 나열되어 있을 뿐이고, 구체적인 업무 내용이 확정되어 있지는 않다. 결국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하게 되는 구체적인 업무는 이 사건 협력업체가 피고와 체결한 용역도급계약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작업표준서, 피고의 MES 등을 통한 구체적인 지시 등에 따라 비로소 특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협력업체가 피고와 체결한 용역도급계약의 목적과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②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행한 업무는 특별한 전문성·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업무가 아니고, 일부 기술이 필요한 업무의 경우에도 피고가 보유한 기술을 전수받아 대행한 것에 불과하다.
③ 일부 원고들은 소속 협력업체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기존에 하던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하기도 하였고, 협력업체 중에는 1개의 업무 또는 공정만을 도급받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서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여러 업무를 담당한 협력업체도 있다.
④ 이 사건 협력업체가 피고로부터 도급받아 수행하는 업무는 철강제품 생산에 필요한 세부적으로 구분된 업무 중 일부를 수행하는 것인데, 이는 수급인이 독자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완성시켜 그 결과물을 도급인에게 이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기보다, 단순히 철강제품 생산과정에 필요한 노동력의 제공을 목적으로 한 것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5) 이 사건 협력업체가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협력업체가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① 이 사건 협력업체는 사무용품, 개인 수공구 등 자재들을 제외하면, 별다른 물적시설 및 고정자산을 갖추지 아니한 채 대부분 현장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정비 업무를 담당하는 원고들의 경우 이 사건 협력업체가 제공하는 개인 수공구 이외에 정비 작업을 하는데 필요한 각종 소모품은 피고로부터 제공받았고, 조업 업무나 크레인 운전 업무를 담당하는 원고들의 경우에도 업무에 필요한 장비나 크레인을 피고로부터 제공받았다.
② 이 사건 협력업체 중 운송 업무를 담당하는 협력업체의 경우, 해당 협력업체가 지게차, 덤프트럭, 각종 특수차량 등 운송차량의 소유자로 등록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협력업체가 피고와 체결한 용역도급계약에는 (i) 신규 운송차량의 계약기간은 용 역도급계약의 계약기간(보통 1년)에도 불구하고 6년(해당 차량의 감가상각기간에 해당하는 기간)으로 하고, (ii) 용역도급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운송차량의 추가 사용여부는 피고가 계약만료일 이후 30일 이내에 결정하고, 그 기간 동안 사내협력업체는 피고의 서면동의 없이 해당 운송차량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으며, (iii) 용역도급계약이 중도에 해지되었을 경우 사내협력업체는 피고에 운송차량을 기 지급받은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금액에 양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결국 일단 협력업체의 자금으로 운송차량을 매수하고 등록하여 협력업체가 운송차량의 소유자인 외관을 만들어 놓고는 피고가 협력업체에게 운송차량의 매수대금을 도급대금의 형태로 보전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즉, 운송 업무를 담당하는 사내협력업체가 해당 운송차량의 실질적인 처분권한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③ 이 사건 협력업체는 일견 기업조직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그 현장대리인 등으로부터 독자적이고 자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현장대리인은 대부분 피고의 업무지시를 소속 근로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거나 업무에 그대로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협력업체가 외견상 기업조직을 갖추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④ 이 사건 협력업체는 대부분 그 설립 및 폐업과정에서 피고와의 용역도급계약을 위하여 설립되었다가 용역도급계약 해지 이후에는 곧바로 폐업한 것으로 보이고, 협력업체가 변경될 경우에는 새로운 협력업체가 기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대부분을 고용승계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존 협력업체가 용역 수행을 위해 구비한 유형 자산을 인수하기도 하였다.
다. 직접고용간주 및 피고의 직접고용의무에 대한 판단
1) 제정 파견법 제6조제3항에 따른 직접고용간주(별지2 목록 기재 원고들)
①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용역도급계약은 그 실질에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고, 그에 따라 원고들은 이 사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던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② 앞서 본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별지2 목록 기재 원고들은 각 ‘입사일’로부터 2년을 초과하여 피고 B제철소에 계속 근무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별지2 목록 기재 원고들은 제정 파견법 제6조제3항의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따라 파견근로를 개시한 입사일로부터 2년이 지난 위 목록 중 ‘고용간주 시점’란 기재의 각 해당 일자에 직접고용이 간주됨으로써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근로자 지위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2)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제3호에 따른 직접고용의무(별지3 목록 기재 원고들 중 2012.8.2. 이전에 입사한 사람들)
①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용역도급계약은 그 실질에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고, 그에 따라 원고들은 이 사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던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② 앞서 본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별지3 목록 기재 원고들 중 2012.8.2. 이전에 입사한 원고들의 경우 각 ‘입사일’로부터 2년을 초과하여 피고가 운영하는 B제철소에 계속 근무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개정 파견법에서 정한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한 사용사업주인 피고는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제3호의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의하여 파견근로자인 위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는 위 원고들에 대해 각 입사일로부터 2년이 만료되는 날의 다음날인 별지3 목록 중 ‘고용의무 시점’란 기재의 각 해당 일자에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3) 구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제1호 또는 제3호에 따른 직접고용의무(별지3 목록 기재 원고들 중 2012.8.2. 이후 입사한 사람들)
①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용역도급계약은 그 실질에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고, 그에 따라 원고들은 이 사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던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② 앞서 본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협력업체는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지 않았으며, 이 사건 협력업체에 소속된 위 원고들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구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제1호 또는 제5호의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파견근로자인 위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으므로, 위 원고들에 대해 별지3 목록 중 ‘고용의무 시점’란 기재의 각 해당 일자에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4) 정년이 도과한 근로자들의 경우(별지4 목록 기재 원고들)
앞서 본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 AY은 AZ생이고, 원고 BA는 BB생인 사실, ② 피고의 취업규칙은 정년에 관하여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 연말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는 사실이 각 인정된다.
그렇다면 위 원고들의 경우에는 변론종결일 현재 이미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정년에 도달하였음이 명백하므로, 피고에게 위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별지2, 3 목록 기재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별지4 목록 기재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창근(재판장) 정승진 박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