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목을 잡으면서 자고가라는 말을 하여 희롱으로 볼 수 있는 언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그러한 행위를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대법원 제1부 2014.12.24. 선고 2014도6416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 피고인 / A
♣ 상고인 / 피고인
♣ 원심판결 / 춘천지방법원 2014.5.14. 선고 2013노40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추행이라 함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세탁공장 소장으로서, 2011.6. 초순 일자불상 20:00경 강원 정선군 B아파트 204동303호에서 피고인과 함께 거주하던 직장동료로부터 밥상을 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신제품 밥상을 들고 찾아온 세탁공장 세탁보조 직원인 피해자 C(여, 52세)에게 캔맥주 1개를 건네주며 침대방으로 유인한 후, 피해자가 거절하였음에도 그래야 친해진다며 담배를 권하고, 어색함을 느낀 피해자가 돌아가겠다고 말하면서 일어서는 순간 한손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손목을 세게 움켜쥐고 피고인 앞으로 당기면서 ‘자고 가요’라고 말하여 업무로 인하여 자기의 감독을 받는 피해자에 대하여 위력으로 추행하였다는 것이고,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이 접촉한 피해자의 신체부위는 손목으로서 그 자체만으로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부위라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은 피해자의 손목을 움켜잡은 것에 그쳤을 뿐 피해자를 쓰다듬거나 피해자를 안으려고 하는 등 성적으로 의미가 있을 수 있는 다른 행동에 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던 점,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목을 잡은 것은 돌아가겠다고 말하면서 일어서는 피해자를 다시 자리에 앉게 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행위에 추행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목을 잡으면서 자고가라는 말을 하여 희롱으로 볼 수 있는 언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그러한 행위를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이인복(주심) 김용덕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