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점유자가 점유 개시 당시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 없이 그와 같은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경우,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어지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새로운 권원에 기초하여 소유 의사를 가지고 점유를 시작한 경우 자주점유로 전환되는 범위

[2] 민사소송법 제202조에 정한 자유심증주의하에서 법관이 사실인정을 하는 방법과 한계

 

◆ 대법원 2013.06.27. 선고 2011다101865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 원고, 피상고인 /

♣ 피고, 상고인 / 대한민국

♣ 원심판결 / 서울남부지법 2011.10.20. 선고 2011나152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민법 제197조제1항에 의하면 물건의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점유자가 점유 개시 당시에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이 없이 그와 같은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것임이 입증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자는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로써 소유의 의사가 있는 점유라는 추정은 깨어진다(대법원 1997.8.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새로운 권원에 기초하여 소유의 의사를 가지고 점유를 시작한 경우에는 자주점유로 전환될 수 있다고 할 것이나(대법원 1982.5.25. 선고 81다195 판결 등 참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새로운 권원을 벗어나는 범위의 점유까지 자주점유로 전환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민사소송법 제202조가 선언하고 있는 자유심증주의는 형식적·법률적 증거규칙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할 뿐 법관의 자의적 판단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실의 인정은 적법한 증거조사절차를 거친 증거능력 있는 증거에 의하여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하여야 하고, 사실인정이 사실심의 재량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그 한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4.13. 선고 2009다77198, 77204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① 소외 1은 1958.10.1.경, 후일 가옥대장상 그 소재지가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주소 1 생략)로 기재되는 제1차 건물(목조 세멘 와즙 주택 1동 46.28㎡이다. 제1차 건물에 관하여는 1968.12.20.경 가옥대장이 작성되는데, 1983.2.4.경 그 내용이 건축물관리대장으로 이기되었다가 아래 제3차 건물이 신축된 이후인 1990.6.경에서야 멸실통보로 폐쇄되었다)을 신축하여 거주한 사실, ② 피고는 1963.1.16.경 그 소유의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주소 2 생략) 대 271평에서 11필지를 분할하여 (주소 3 생략)부터 (주소 4 생략)까지의 지번을 부여한 사실, ③ 소외 1은 1963.12.10. 피고로부터 위와 같이 분할된 필지 중 (주소 1 생략) 대 39평(이하 ‘제1토지’라 한다)을 매수한 후 1965.1.29. 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④ 소외 1이 1981.1.3. 사망하자 처인 원고는 1985.6.29.경 제1토지 위에 제2차 건물(세멘 블록조 세멘 기와 1동 62.95㎡, 세멘 블록조 세멘 기와 1동 12.88㎡ 및 세멘 블록조 스라브즙 변소 1동 1.20㎡이다)을 신축하였다가 이를 허물고 1987.6.18.경 제3차 건물(연와조 경사스라브 위 기와 지붕 2층 주택 1, 2층 각 63.93㎡, 지하실 72.97㎡이다)을 신축하였는데, 제3차 건물 일부(주택건물은 1.0㎡이고, 나머지는 화장실, 통행계단, 지층출입계단, 보일러실 및 마당이다)가 제1토지에 인접한 피고 소유의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2499 대 141㎡(이하 ‘제2토지’라 한다) 중 원심 판시 16㎡ 부분(이하 ‘제2-1 토지’라 한다) 위에 위치하고 있는 사실, ⑤ 제2토지의 구 지번은 (주소 6 생략)인데, 이는 제1토지가 1963.1.16.경 (주소 2 생략) 토지에서 분할되기 전에 (주소 7 생략) 토지에서 분할된 것으로서 제1토지의 분할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편 제1토지 분할 당시 시행 중이던 구 지적법(1975.12.31. 법률 제28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제1항은 토지를 분할할 때에는 이를 측량을 하여 각 지번의 토지의 경계 및 지적을 정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3. 위 사실관계와 관계 법령의 내용에 의하면, 제1토지는 이미 존재하던 제1차 건물의 부지를 위하여 관계 법령에 따라 제1차 건물의 위치를 고려한 측량을 거쳐 분할된 다음 소외 1에게 매도되었을 것으로 보여 제1차 건물이 제1토지의 경계를 벗어나 제2-1토지 위에 있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한 현재의 제3차 건물 중 1층 부분 면적은 63.93㎡로서 제1차 건물의 면적 46.28㎡와 현저한 차이가 있으므로, 제3차 건물이 제2-1토지 위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과거의 제1차 건물이 제3차 건물과 마찬가지로 제2-1토지 위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리고 달리 기록상 제1차 건물이 제2-1토지 위에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다(오히려 원심 증인 소외 2의 증언은 피고가 정하여 놓은 경계선을 따라 제1차 건물을 지었다는 것이므로, 그 증언대로 한다면 제1차 건물의 건축시기는 가옥대장 기재와는 달리 분할 예정 당시이고 또한 위와 같이 분할이 예정된 제1토지의 경계선 범위 내에서 건축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소외 1은 제1차 건물의 부지를 매수하거나 별다른 권한을 갖추지 아니한 상태에서 제1차 건물을 건축하였다는 것이므로 이는 타주점유라 할 것이고, 그 후 위와 같은 분할절차를 거쳐 분할된 제1토지를 매수하였다면 자주점유로 전환되는 부분은 원칙적으로 그와 같이 매수한 제1토지에 그친다고 할 것이며, 설령 제1차 건물의 일부가 제2-1 토지 위에 있었다거나 소외 1이 제2-1 토지를 점유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제2-1 토지의 면적은 제1토지의 면적에 비하여 12%에 이르고 있고 또한 기록에 의하면 제1토지와 제2토지 사이의 경계선의 모양은 제2-1토지와 나머지 제2토지 사이의 경계선의 모양과 다름을 쉽게 알 수 있으며 달리 피고가 분할된 지적과 달리 제2-1토지 부분을 매도하였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관계가 전혀 나타나 있지 아니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제2-1토지에 대하여까지 타주점유가 자주점유로 전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제1차 건물 이후에 신축된 제3차 건물 일부가 제2-1토지 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제1차 건물도 제2-1토지 위에 있었다고 단정하고, 이를 전제로 소외 1이 제1차 건물을 소유한 상태에서 제1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1965.1.29.부터 제2-1토지를 점유한 이래 원고가 그 점유를 이어받아 20년이 경과한 1985.1.29.경 제2-1토지에 대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주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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