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해소송에서 인과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의 분배
[2] 무안국제공항 건설에 따른 토사유입 등으로 청계만 일대 해역이 오염됨에 따라 청계만에서 어업에 종사하여 온 甲 등이 어업생산량이 감소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국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유해물질이 배출되어 청계만으로 유입되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고, 유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 범위를 넘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3.10.24. 선고 2013다10383 판결 [손해배상(기)]
♣ 원고(선정당사자), 상고인 /
♣ 피고, 피상고인 / ○○산업 주식회사 외 3인
♣ 피고 대한민국의 보조참가인 / 주식회사 ○○코퍼레이션
♣ 원심판결 / 광주고법 2012.10.31. 선고 2010나1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일반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가해자의 가해행위, 피해자의 손해발생, 가해행위와 손해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은 청구자인 피해자가 부담한다. 다만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에 의한 공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에서 피해자에게 사실적인 인과관계의 존재에 관하여 과학적으로 엄밀한 증명을 요구한다는 것은 공해의 사법적 구제를 사실상 거부하는 결과가 될 수 있는 반면, 가해자가 기술적·경제적으로 피해자보다 훨씬 원인조사가 용이한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원인을 은폐할 염려가 있기 때문에 가해자가 어떠한 유해한 원인물질을 배출하고 그것이 피해물건에 도달하여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가해자 측에서 그것이 무해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가해행위와 피해자의 손해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적어도 가해자가 어떠한 유해한 원인물질을 배출한 사실, 그 유해의 정도가 사회생활상 통상의 수인한도를 넘는다는 사실, 그것이 피해물건에 도달한 사실, 그 후 피해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여전히 피해자가 부담한다.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이하 ‘원고들’이라고 한다)은 피고 대한민국의 무안국제공항 건설 중 토사유입, 피고 대한민국의 압해·운남대교 공사로 인한 해수교환율 감소, 피고 대한민국과 피고 무안군의 창포·복길 방조제 설치 및 관리상의 하자, 피고 주식회사 유당농산의 축사운영 중 오·폐수 방출, 피고 ○○산업 주식회사의 ○○컨트리클럽 운영 중 농약 유출 등으로 전남 무안군 청계면·망운면·운남면, 전남 신안군 압해면으로 둘러싸인 청계만 일대 해역이 오염됨에 따라 청계만에서 어업에 종사하여 온 원고들의 어업생산량이 감소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들의 공동불법행위 또는 구 환경정책기본법(2011.7.21. 법률 제1089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1조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인정한 다음, ① 무안국제공항 건설공사 중 일부 토사가 유출되어 청계만에 부유사가 확산되는 현상이 초래되었다고 하더라도, 토사의 유출 가능 시기 및 정도, 지질학적 특성, 피고 대한민국의 토사 유출 방지를 위한 주의의무 이행 정도, 무한국제공항의 공공성, 대다수 원고는 무안공항에 대한 사업시행 고시 이후에야 각 어업권을 취득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볼 때 그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게 될 손해는 사회통념상 수인한도 범위를 넘은 것으로 볼 수 없고, ② 압해·운남대교로 인한 해수교환율 감소 및 체류시간 증가가 미약하여 청계만의 환경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고, 설령 압해대교와 운남대교가 건설됨에 따라 청계만의 생태계에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유해의 정도는 통상의 수인한도 범위를 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며, ③ 창포·복길 방조제의 소유자인 피고 대한민국이나 그 관리자인 피고 무안군의 설치·관리상의 하자가 있었다거나 창포·복길 방조제로 인하여 오염물질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고, ④ 피고 주식회사 유당농산이 운영기간 동안 축산폐수를 배출하였다는 사실과 피고 주식회사 유당농산이 배출한 축산폐수가 창포 조류지를 통하여 청계만으로 유입되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고, 설령 피고 주식회사 유당농산의 축산폐수가 청계만에 유입되어 청계만을 오염시키고 있더라도 그 유해의 정도는 사회생활상 통상의 수인한도 범위를 넘은 것으로 볼 수 없으며, ⑤ ○○컨트리클럽에서 검출 한도 이상의 농약이 포함된 유해물질이 배출되었다는 사실과 그 유해물질이 인근 창포 조류지를 통하여 청계만으로 유입되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고, ⑥ 원고들이 청계만 오염으로 어업수익액이 감소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 어업피해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주위적 청구와 위자료를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감정인의 감정 결과를 배척하거나, 수질오염에 의한 공해로 인한 손해배상소송에서의 증명책임,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 박보영 김신(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