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거나 묻어 있는 것 또는 그러할 염려가 있는 식품 등으로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3조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식품위생법상 판매 등이 금지되는지 여부(적극)
[2] 영업자에 의해 판매되는 식품에 실제로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지 않거나 그로 인하여 사람의 건강을 해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그러한 염려가 있음이 인정되는 경우, 식품위생법상 처벌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식품위생법(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94조제1호, 제4조제2호는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거나 묻어 있는 것 또는 그러할 염려가 있는 식품, 식품첨가물 등을 판매한 경우에는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다만 같은 제2호 단서에 의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인정하는 것은 판매 등 금지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3조는 법 제4조제2호 단서에 따라 판매 등이 허용되는 식품의 범위를 ‘법 제7조제1항·제2항에 따른 식품 등의 제조·가공 등에 관한 기준 및 성분에 관한 규격에 적합한 것과 그 기준 및 규격이 정해지지 아니한 것으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식품위생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유해의 정도가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인정한 것’으로 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그 판매 등이 금지된다고 보아야 한다.
[2] 영업자에 의해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는 식품이 시중에 판매되는 경우, 다수의 소비자들이 위험성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섭취하게 됨으로써 사람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피해가 광범위하고 급속하게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일단 피해가 발생하면 사후적인 구제는 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식품으로 인하여 생기는 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식품영양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며 식품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 국민보건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여 제정된 식품위생법 제4조제2호는 위해식품으로 인하여 생기는 위와 같은 피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거나 묻어 있는 것 외에 그러할 염려가 있는 것에 대해서까지도 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실제로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지 않거나 그로 인하여 사람의 건강을 해한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더라도 그러한 염려가 있음만 인정된다면 식품위생법 제94조제1호, 제4조제2호에 의한 처벌대상이 된다.
◆ 대법원 2014.04.10. 선고 2013도9171 판결 [식품위생법위반]
♣ 피고인 /
♣ 상고인 / 피고인들
♣ 원심판결 / 춘천지법 강릉지원 2013.7.9. 선고 2012노35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피고인들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회사 소유 재산을 주주나 대표이사가 사적인 용도로 임의 처분하였다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는 것이고,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는 지장이 없으며, 그와 같이 사후에 변상하거나 보전한 금액을 횡령금액에서 공제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05.8.19. 선고 2005도3045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피고인 2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가 2008.9.1. 주관기관인 ○○대학교 산학협력단, 참여기관인 동해시와 함께 강원도 시·군 신성장동력사업 발굴육성지원사업의 참여기업으로 선정된 사실, 피고인 1은 2009.4.3. 위 사업의 1차 기술개발비로 용도를 지정한 지원금 1,600만 원을 피고인 회사의 계좌로 지급받아 피고인 회사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 중, 같은 해 4.6. 처 공소외인의 계좌로 위 돈을 이체하여 그 무렵부터 같은 해 4.27.까지 사이에 신용카드 대금 결제 등 사적인 용도로 소비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1의 위 돈의 인출행위가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시에 일부 부적절한 점이 있기는 하나 원심이 피고인 1의 업무상횡령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식품위생법 제94조제1호, 제4조제2호는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거나 묻어 있는 것 또는 그러할 염려가 있는 식품, 식품첨가물 등을 판매한 경우에는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다만 같은 제2호 단서에 의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인정하는 것은 판매 등 금지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같은 법 시행규칙 제3조는 법 제4조제2호 단서에 따라 판매 등이 허용되는 식품의 범위를 ‘법 제7조제1항·제2항에 따른 식품 등의 제조·가공 등에 관한 기준 및 성분에 관한 규격에 적합한 것과 그 기준 및 규격이 정해지지 아니한 것으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식품위생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유해의 정도가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인정한 것’으로 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그 판매 등이 금지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같은 법 제7조, 제14조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식품의 성분에 관한 규격을 정하여 고시할 수 있고, 그러한 규격을 실은 공전을 작성·보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국민보건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판매용 식품의 성분 규격을 미리 정하여 규격에 맞지 아니한 식품의 제조, 판매 등을 금지시키기 위한 것에 불과하므로 식품의 각 품목마다 반드시 그 고시를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또 이러한 고시를 아니하였다 하여 유독·유해한 성분을 용인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1995.11.7. 선고 95도1966 판결 참조).
영업자에 의해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는 식품이 시중에 판매되는 경우, 다수의 소비자들이 그 위험성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섭취하게 됨으로써 사람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피해가 광범위하고 급속하게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일단 피해가 발생하면 사후적인 구제는 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식품으로 인하여 생기는 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식품영양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며 식품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 국민보건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여 제정된 식품위생법 제4조제2호는 위해식품으로 인하여 생기는 위와 같은 피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거나 묻어 있는 것 외에 그러할 염려가 있는 것에 대해서까지도 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므로, 실제로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지 않거나 그로 인하여 사람의 건강을 해한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더라도 그러한 염려가 있음만 인정된다면 위 규정에 의한 처벌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 1이 판매한 대마씨기름에서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성분이 검출되었는데,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의한 마약류의 성분으로서 식품위생법 제4조제2호에서 규정한 유독·유해물질이라고 할 것이고, 기록에 의하면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은 같은 법 제7조의 규정에 의한 고시에 수록된 기준·규격에 적합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식품위생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유해의 정도가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것도 아닌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대마씨기름의 판매가 가능하고, 피고인 1이 판매한 대마씨기름 중에는 그 성분이 매우 적은 양만 포함되어 있어 인체의 건강에 영향이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인체의 건강에 유해할 정도의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이 들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인 1이 판매한 대마씨기름 원액은 같은 법 제4조제2호에서 판매 등을 금지하고 있는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거나 그러할 염려가 있는 식품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식품위생법 제4조제2호에 정한 ‘유독·유해물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형법 제16조에서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고, 이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3.24. 선고 2005도3717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이 자기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오인한 근거로 주장하는 검사의 2009.1.23.자 불기소처분의 내용은, ‘피의자가 위 오일이 위해식품이거나 수입 등이 금지된 물품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달리 범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다만, 본건 처분 이후에 계속하여 THC 성분이 든 식품을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별론이다)’라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 1은 오히려 위 불기소처분에 의하여 자신이 판매하는 대마씨기름에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성분이 함유된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후에는 자기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오인하였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이유가 있는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위 피고인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그 밖의 사정을 아울러 고려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또한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위 피고인의 행위는 고의에 의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위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식품위생법 제94조제1호, 제4조제2호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오인을 일으켰다고 하여 고의가 없다고 볼 수도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률의 착오 또는 고의의 유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