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에 관하여 전체 임대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제2항의 규정이 같은 조제4항에서 정하는 법정갱신에 대하여도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2] 임대인이 그 소유 건물의 다른 부분에서 제3자에게 임차인의 영업 등 수익활동을 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아니하도록 할 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묵시적 약정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그 판단 기준

 

<판결요지>

[1]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09.1.30. 법률 제93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제1항에서 정하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의 갱신을 요구하면 그 단서에서 정하는 사유가 없는 한 임대인이 그 갱신을 거절할 수 없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서 임차인의 주도로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달성하려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같은 조제4항은 임대인이 위와 같은 기간 내에 갱신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변경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면 임대차기간이 만료된 때에 임대차의 갱신을 의제하는 것으로서, 기간의 만료로 인한 임대차관계의 종료에 임대인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한다. 이와 같이 이들 두 법조항상의 각 임대차갱신제도는 그 취지와 내용을 서로 달리하는 것이므로,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에 관하여 전체 임대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같은 조제2항의 규정은 같은 조제4항에서 정하는 법정갱신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2] 임대인은 일반적으로 임차인에 대하여 임대차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이 존속하는 동안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리고 건물부분의 임대차에서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거기서 더 나아가 임대인은 그 소유 건물의 다른 부분에서 제3자가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에서 행하는 영업 등 수익활동을 해할 우려가 있는 영업 기타 행위를 하지 아니하도록 할 의무를 임차인에 대하여 부담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한 약정은 다른 계약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계약서면의 한 조항 등을 통하여 명시적으로 행하여질 필요는 없고, 임대차계약의 목적, 목적물 이용의 구체적 내용, 임대차계약관계의 존속기간 및 그 사이의 경과, 당사자 사이의 인적 관계, 목적물의 구조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내용의 약정이 인정될 수도 있다.

 

◆ 대법원 2010.06.10. 선고 2009다64307 판결 [손해배상(기)]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 피고, 상고인 / 한국원자력연구원

♣ 원심판결 / 대전지법 2009.7.14. 선고 2008나905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상고이유 제1점, 제2점에 대하여

 

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2009.1.30. 법률 제93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조제1항에서 정하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의 갱신을 요구하면 그 단서에서 정하는 사유가 없는 한 임대인이 그 갱신을 거절할 수 없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서 임차인의 주도로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달성하려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같은 조제4항은 임대인이 위와 같은 기간 내에 갱신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변경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면 임대차기간이 만료된 때에 임대차의 갱신을 의제하는 것으로서, 기간의 만료로 인한 임대차관계의 종료에 임대인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한다. 이와 같이 이들 두 법조항상의 각 임대차갱신제도는 그 취지와 내용을 서로 달리하는 것이므로,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에 관하여 전체 임대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같은 조제2항의 규정은 같은 조제4항에서 정하는 법정갱신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합의갱신에 기하여 5년 이상 존속되어 온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05.7.31.에 그 약정기간이 만료되나 임대인인 피고가 적시에 갱신거절 등의 통지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제4항에 기하여 갱신된 것으로 간주되어, 결국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07.7.31.에 이르러서야 종료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앞에서 본 법리에 좇은 것으로서 그 정당성을 수긍할 수 있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의 법정갱신에 관한 법리 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임대인은 일반적으로 임차인에 대하여 임대차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이 존속하는 동안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민법 제623조). 그리고 건물부분의 임대차에서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거기서 더 나아가 임대인은 그 소유 건물의 다른 부분에서 제3자가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에서 행하는 영업 등 수익활동을 해할 우려가 있는 영업 기타 행위를 하지 아니하도록 할 의무를 임차인에 대하여 부담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한 약정은 다른 계약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계약서면의 한 조항 등을 통하여 명시적으로 행하여질 필요는 없고, 임대차계약의 목적, 목적물 이용의 구체적 내용, 임대차계약관계의 존속기간 및 그 사이의 경과, 당사자 사이의 인적 관계, 목적물의 구조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내용의 약정이 인정될 수도 있다.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에 기하여 피고 연구원 건물 내에서 행하던 복사영업에 관하여 피고에게 위와 같이 원고의 수익활동을 해하지 아니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피고가 다른 업체에게 같은 건물 내에서 복사실을 운영하는 것을 허용함으로 말미암아 그 임대차관계의 존속 중에 입은 영업손실의 배상을 명한 것은 그 이유의 제시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지 아니하다고 하더라도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의 영업손실로 인한 손해액은 피고 연구원 내 신규 복사업체가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을 통하여 얻은 수익 상당액이라고 한 다음, 신규 복사업체의 사업자인 소외인의 2007년 소득금액이 41,524,298원이라는 내용의 서대전세무서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를 근거로 위 소득금액 전부가 피고 연구원 내 복사 영업을 통하여 얻은 수익이라고 보아 원고의 영업손실액을 산정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소외인은 피고 연구원 외의 다른 곳에서도 복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어서 위 소득금액 전부가 피고 연구원에서의 복사영업에 의한 것이라고 하기 어렵고, 또 그 소득금액은 2007년도 전체에 대한 것으로서 그에는 소외인이 피고 연구원에서 신규 복사업체로 선정되어 영업을 시작한 2007.3.2. 이전의 소득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므로, 소외인의 위 2007년 소득금액 전부가 피고 연구원 내에서 영업을 통하여 얻은 수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소외인의 2007년 소득금액의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 위 소득금액이 전부 피고 연구원 내에서의 영업을 통하여 얻은 수익인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를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곧바로 그 소득금액이 전부 피고 연구원 내에서의 영업을 통하여 얻은 수익이라고 판단한 것에는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취지는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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