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의 비장을 원료로 제조된 철단백추출물을 주원료로 한 의약품이 구 약사법 제69조제1항제4호에 규정된 ‘국민보건에 위해를 끼쳤거나 또는 끼칠 염려가 있는 의약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2] 의약품의 주원료인 철단백추출물의 제조공정 등이 허가된 내용과 일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는 별도의 변경허가를 받을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말의 비장을 원료로 제조된 철단백추출물을 주원료로 제조된 의약품이 구 약사법(2000.1.12. 법률 제61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9조제1항제4호에 규정된 ‘국민보건에 위해를 끼쳤거나 또는 끼칠 염려가 있는 의약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2] 의약품의 주원료인 철단백추출물의 제조공정 등이 허가된 내용과 일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는 별도의 변경허가를 받을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4.05.28 선고 2002두2451 판결 [의약품제조허가취소처분등취소]
♣ 원고, 피상고인 / 조아제약 주식회사
♣ 피고, 상고인 / 식품의약품안전청장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2.1.30. 선고 2001누378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1.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이 사건 각 의약품의 주원료인 철단백추출물 및 그 수화글리세린액(이하 ‘철단백추출물’이라 한다)이 말의 비장이 아닌 소의 비장을 원료로 하여 제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원고는 말의 비장에서 유래된 철단백추출물과 소의 비장에서 유래된 철단백추출물이 분자구조와 양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에 착안한 시험방법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외국에서 수입하는 철단백추출물이 말의 비장을 원료로 하여 제조된 것인지 여부를 선별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따른 결과를 제시하고 있고 이러한 시험방법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철단백추출물이 소의 비장을 원료로 하여 제조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광우병의 감염 위험성이 있다는 피고의 주장은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막연한 추측에 기한 것이고, 또 말의 경우 현재까지 전염성해면상뇌증(소의 광우병 등 전염성을 가진 프리온 질병을 통칭한 용어)이 발생하였다고 보고된 바 없는 점, 말은 전염성해면상뇌증의 발생이 보고된 바 있는 소나 양 등의 우제목에 속하는 반추동물 또는 이를 먹이로 하는 일부 동물과는 그 계통을 달리하는 기제목에 속하는 초식동물로서 건초·보릿짚·귀리 등이 사료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소의 부산물을 섭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소의 부산물을 일부 섭취하였다고 하여 전염성해면상뇌증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어려운 점, 원고가 수입한 철단백추출물은 반추동물 부산물의 사료사용금지와 같이 광우병에 대한 보안장치를 공고히 하고 있는 나라에서 사육된 말의 비장을 원료로 제조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각 의약품과 같은 철단백추출물 함유 제제는 우리 나라에서 1986년부터 이 사건 처분시까지 십 수년 동안 판매·복용되어 왔으나 이로 인한 부작용 발생 사례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철단백추출물의 원료가 되는 말에 광우병의 원인체와 같은 병인체가 존재하여 말의 비장을 원료로 한 의약품에 의하여 전염성해면상뇌증이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각 의약품이 구 약사법(2000.1.12. 법률 제61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9조제1항제4호에 규정된 ‘국민보건에 위해를 끼쳤거나 또는 끼칠 염려가 있는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관련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 또는 국민보건에 위해를 끼쳤거나 또는 끼칠 염려가 있는 의약품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는 뉴질랜드 회사로부터 수입한 철단백추출물을 주원료로 하여 이 사건 각 의약품을 제조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고, 일부 이탈리아 회사로부터 수입한 철단백추출물을 주원료로 하여 제조한 것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탈리아 회사 또한, 말의 비장을 원료로 하여 철단백추출물을 제조한 것으로 보이고 소의 비장을 원료로 하여 이를 제조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원고가 어느 정도 타당성 있는 시험방법으로 수입한 철단백추출물이 말의 비장을 원료로 제조된 것인지 여부를 선별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철단백추출물이 소의 비장을 원료로 하여 제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각 의약품이 이탈리아 회사로부터 수입한 철단백추출물로 제조된 것이어서 광우병의 감염 위험성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심은 나아가, 이 사건 각 의약품의 주원료인 철단백추출물을 제조하는 뉴질랜드 회사의 제조공정 중 피고가 문제삼고 있는 파라벤 침전공정은 보다 고순도의 단백질을 추출·정제하기 위하여 필요한 공정으로서 이로 인하여 제조된 철단백추출물의 성분·함량이 허가된 내용과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고, 원고는 철단백추출물의 확인·검증을 위하여 폴리아크릴아마이드겔 전기영동시험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험방법은 허가서에 기재된 시험방법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이를 통하여 당해 원료가 말의 비장인지 여부와 이종단백 등의 혼합 여부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의약품의 주원료가 허가된 품목의 성분, 함량 등과 어떤 차이가 있었는가에 관하여 구체적인 주장 및 자료제출을 하지 않고 있는 한, 뉴질랜드 회사의 제조공정에 파라벤 침전공정이 들어가 있고 철단백추출물의 확인을 위한 시험방법이 허가된 내용과 일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의약품의 주원료와 허가된 품목의 성분, 함량 사이에 물리화학적 성질이 동일하지 아니하여 별도의 변경허가를 받을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관련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 역시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 또는 의약품에 관하여 별도의 변경허가가 필요한 경우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변재승 강신욱 고현철(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