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적재함에 실려 있던 건설기계를 하차하기 위하여 차량의 엔진을 켠 상태에서 리프트를 사용하여 적재함을 들어 올리고 뒷 발판을 내려 고정시킨 후 와이어 인지를 푸는 작업을 하던 중, 차량 운전자의 조작 실수로 와이어 인지를 잡고 있던 사람이 차량에서 추락한 사안에서, 그 사고가 차량의 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9.04.09. 선고 2008다93629 판결 [손해배상(자)]
♣ 원 고 / 원고
♣ 원고 보조참가인, 상고인 / 흥국○○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 피고, 피상고인 / 한화손해보험 주식회사
♣ 원심판결 / 서울중앙지법 2008.11.6. 선고 2007나2426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와이어 인지를 풀기 위하여 그레이더 뒤쪽에서 와이어 인지를 잡고 있다가 소외인의 운전 미숙으로 갑자기 후진한 그레이더에 충격되어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이 사건 차량(이하 ‘피고 차량’이라 한다)의 고정장치인 적재함에서의 하차작업에 즈음하여 발생한 사고라고는 말할 수 있어도 이 사건 사고를 피고 차량의 운행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가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상의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피고 차량 운전자 소외인은 도로 위에 피고 차량을 주차하고 피고 차량 적재함에 실려 있던 그레이더를 하차하기 위하여, 피고 차량의 엔진을 켠 상태에서 피고 차량에 장착된 리프트로 피고 차량 앞부분을 지상으로부터 약 3m 정도 들어 올려 적재함을 비스듬하게 하고, 적재함 뒷부분에 있는 발판을 내려 지면에 고정시킨 후, 그레이더의 뒷부분에 설치된 고리에 연결되어 있는 피고 차량의 와이어 인지를 풀기 위하여 원고가 그레이더 뒤쪽에서 와이어 인지를 잡고 있는 상태에서 와이어 인지를 푸는 작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소외인이 그레이더를 약간 이동시키려고 이를 운전하다가 조작 실수로 원고를 건드려 피고 차량에서 추락하게 하였다는 것인바, 이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소외인의 피고 차량 운전·사용과 시간적·공간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피고 차량의 엔진을 켠 상태에서 리프트를 사용하여 적재함을 들어 올리고 뒷 발판을 내려 고정시킨 후 피고 차량에 부착된 기계적 장치인 와이어 인지를 푸는 작업 중이었으므로 피고 차량을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결국 이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2조제2호 소정의 운행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며, 와이어 인지를 푸는 데 도움이 되도록 그레이더를 이동하던 중 일어난 사고로서 이 사건 사고는 피고 차량의 운행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사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사정이 이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 차량의 고정장치인 적재함에서의 하차작업에 즈음하여 발생한 사고라고는 말할 수 있어도 이 사건 사고를 피고 차량의 운행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사고가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2조제2호, 제3조 본문 소정의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하여’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주심) 박일환 신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