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사도급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 등으로 수급인이 도중에 선급금을 반환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경우, 별도의 상계 의사표시 없이 미지급 기성공사대금이 선급금으로 충당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선급금의 충당 대상이 되는 기성공사대금 내역의 결정 기준

[2] 甲 주식회사가 하수급인 乙 주식회사의 부도 등으로 하도급공사가 불가능하게 되자 하도급계약을 해지하고 선급금 보증서를 발급해 준 전문건설공제조합을 상대로 미정산 선급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공제조합은 하도급계약의 해지 시점을 기준으로 미정산 선금급에서 미지급 기성금 등을 충당한 나머지 선급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다만 하도급계약에 편입된 ‘공사계약 특수조건’의 규정에 따라 甲 회사가 乙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직불한 체불노임은 선급금의 충당 대상이 되는 기성공사대금에서 제외된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3.08.22. 선고 2012다94278 판결 [계약이행보증금청구]

♣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주식회사 ○○

♣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 전문○○공제조합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2.9.19. 선고 2012나66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14,347,52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피고의 상고로 인한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선급금 보증사고 확정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주식회사 다우건설(이하 ‘다우건설’이라고만 한다)의 부도 시점에 곧바로 보증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공사수행이 최종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원고가 하도급계약을 해지한 시점인 2010.9.30.에 보증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피고는 이 사건 하도급 계약의 해지시점을 기준으로 미정산 선급금에서 미지급 기성금 등을 충당한 나머지 선급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볼 때,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선급금 보증사고 확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미지급 기성금의 선급금 충당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주장에 대하여

공사도급계약에 있어서 수수되는 이른바 선급금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수급인으로 하여금 자재 확보·노임 지급 등에 어려움이 없이 공사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도급인이 장차 지급할 공사대금을 수급인에게 미리 지급하여 주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기성고와 관련하여 지급된 공사대금이 아니라 전체 공사와 관련하여 미리 지급된 공사대금이고, 이러한 점에 비추어 선급금을 지급한 후 계약이 해제 또는 해지되는 등의 사유로 수급인이 도중에 선급금을 반환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의 상계 의사표시 없이도 그때까지의 기성고에 해당하는 공사대금 중 미지급액은 선급금으로 충당되고 도급인은 나머지 공사대금이 있는 경우 그 금액에 한하여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나(대법원 1999.12.7. 선고 99다55519 판결 등 참조), 이때 선급금의 충당 대상이 되는 기성공사대금의 내역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하도급계약 당사자의 약정에 따라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6.10. 선고 2003다69713 판결, 대법원 2010.5.13. 선고 2007다31211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44조의3 제1항에 의하여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하여야 할 임금채무가 있음을 직상 수급인에게 알려주고, 직상 수급인이 파산 등의 사유로 하수급인이 임금을 지급할 수 없는 명백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하도급 대금 채무의 부담 범위에서 그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가 청구하면 하수급인이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해당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으로 한정한다)에 해당하는 금액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같은 조제3항에 의하여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 경우에는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 대금 채무는 그 범위에서 각 소멸한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근로기준법은 직상 수급인에게 하도급 대금 채무를 넘는 새로운 부담을 지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정한 경우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한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건설공사에서의 하수급인 근로자를 하수급인 및 그 일반채권자에 우선하여 보호하고자 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편입된 ‘공사계약 특수조건’ 제13조제5항은 ‘다우건설이 부도를 내거나(3호),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 등이 제기되는 경우(2호)에는 다우건설이 시공한 분에 대한 하도급대금 중 노임(또는 노무비)의 지급을 유보하고, 여기에서 다우건설이 본 하도급공사에 관하여 고용하거나 지휘·감독하는 근로자에 대한 노임을 직접 지급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하여는 노임의 직접 지급을 완료한 후 정산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공사계약 특수조건’ 제19조제1항은 ‘일반조건 제25조제1항 또는 이 특수조건 제18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다우건설의 귀책사유로 이 계약이 해제 또는 해지되어 공사대금을 정산한 결과, 원고가 다우건설에게 지급하여야 할 기성금액이 있을 때에는 그 기성금액 중 노무비를 제외한 잔여 금액은 원고가 다우건설에 대하여 가지는 선급금반환청구채권, 계약이행보증금채권, 기타 금전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다우건설이 피고로부터 선급금 보증서를 발급받기 위하여 보증금 지급사유의 발생 및 범위를 정한 주계약서인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와 그 부속서류인 위 ‘공사계약 특수조건’을 제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와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비추어 살펴보면, 직상 수급인인 원고가 위 ‘공사계약 특수조건’ 제13조제5항에 규정한 바와 같이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 대한 노임을 직접 지급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위 ‘공사계약 특수조건’ 제19조제1항에 의하여 이에 해당하는 금원은 선급금 충당의 대상이 되는 기성공사대금의 내역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약정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 대한 임금의 실질적인 지급 보장이라는 ‘공사계약 특수조건’ 제13조제5항, 제19조 1항의 취지, 선급금 충당의 법리와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 대한 임금의 직접지급의무 규정을 둘러싼 이해관계의 합리적 조정, 근로기준법상 직접지급의무 발생요건이 충족된 경우 직상 수급인이 선급금의 충당에 우선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노임을 직접 지급할 사회적 필요성, 피고가 선급금 보증서를 발급하기 전에 보증금 지급사유의 발생 및 범위를 정한 하도급계약서와 그 부속서류인 ‘공사계약 특수조건’을 모두 제출받아 위와 같은 약정의 존재를 위험률 산정요소로서 고려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공사계약 특수조건’ 제19조제1항에 의해 설정된 미정산 선급금의 충당에 관한 위와 같은 약정은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할 사유가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는 직상 수급인으로 하여금 미정산 선급금이 기성공사대금에 충당되었음을 이유로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부담하는 임금 지급의무를 면할 수 없도록 하는 약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가 다우건설의 요청에 따라 미지급 기성금액 중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다우건설이 고용하거나 그 지휘·감독하에 있는 근로자들에게 직불한 체불노임은 선급금에 대한 충당대상이 되는 기성공사대금에서 제외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해석에 있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미지급 기성금의 선급금 충당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원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체불노임으로 송금하였다고 주장한 14,347,520원은 장비대여업자인 소외 1에게 송금한 것이고, 달리 위 송금한 금원이 체불노임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 직불의 체불노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후, 위 14,347,520원을 선급금에 대한 충당대상이 되는 기성공사대금에서 제외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갑 제17호증의4(직불요청명세서)의 기재에 의하면 위 14,347,520원은 소외 2 팀에서 콘크리트 작업을 하여 발생한 노임으로서 소외 2의 계좌로 입금할 예정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갑 제26호증(입금의뢰서)의 기재에 의하면, 12번 항목에 직불요청명세서 기재와 같은 순서로, 같은 예금계좌와 금액이 기재되어 있는데 직불요청명세서와 달리 예금주 이름만 “소외 2”에서 “소외 1”로 바뀌어 기재되어 있는 점, 입금의뢰서 12번 항목에 기재된 예금계좌번호(농협 (계좌번호 1 생략))는 을 제6호증(입금의뢰서)에 기재된 소외 1의 예금계좌번호(농협 (계좌번호 2 생략))와 다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원심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14,347,52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피고의 상고로 인한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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